‘크립토키티’ 기술에 명품 산업이 눈독 들이는 이유

등록 : 2018년 7월 9일 09:22 | 수정 : 2018년 7월 9일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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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족이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를 사랑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명품 패션 산업도 이런 디지털 장신구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암호화폐 업계의 화제를 모았던 이더리움 기반 분산 앱 기술을 명품 산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기업 아리안느(Arianee)가 대표적이다. 티파니, 오메가, 발렌시아가, 리치몬트 등 굴지의 명품회사 출신의 초호화 자문단을 자랑하는 아리안느 사는, 명품 핸드백이나 고가 시계의 유일무이한 고유성을 입증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도움을 줄 거라 믿는다.

아리안느 사는 이 발상을 검증하기 위해 새로 블록체인을 만들었는데,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허가 요소와 비허가 요소 모두를 합의 메커니즘 구성에 결합하는 이른바 “권위증명(proof-of-authority)” 방식을 쓰고 있다. 여기서 허가가 필요없다는 말은 명품 판매자 누구나 블록체인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으로, 다만 장부를 검증하거나 새 토큰을 발행하는 일은 정해진 사업자에 의해 통제된다.

“블록을 생성하거나 차단하는 합의과정은 모두에게 완전히 열려있지 않습니다. 이 블록체인의 노드가 되려면 관리기구에 신원을 등록해야 하는데, 사실상 노드가 될 곳은 명품 업체거나 제3자 전문가 집단일 것입니다.” 아리안느 기획실장 뤽 조데의 설명이다.

이 블록체인 위에서 실행되는 토큰은 이더리움의 ERP-721표준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 non fungible token)이다.

ERP-721 표준은 전적으로 희소성에 관한 것으로,  게임 아이템 같은 가상 세계의 수집품을 끌어오거나 고가 명품을 토큰화할 때 필요한 논리적 해결책을 제공한다.

조데는 현 단계에서 어떤 명품 브랜드가 아리안느 블록체인의 실행 노드가 될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카르띠에,던힐, 예거-르쿨트르, 몽블랑, 퍼디, 바쉐론 콘스탄틴, 반클리프앤아르펠 등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스위스 명품 지주회사 리치몬트가 이론적으로 가능한 후보임을 내비쳤다.

ERC-721 기반 토큰이 여러 사업 영역에 쓰일 수 있다는 건 익히 오래전부터 나온 주장이다. 블록케이드게임즈의 공동창업자이자 COO인 커트니 브록은 명품 추적 과정에 토큰이 쓰이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런 토큰 형태의 장점 중 하나는 단 하나의 계약(contract)만으로도 모든 상품에 적용될 수 있고, 각 생산공정라인, 제품출하시기, 제품번호 등의 정보 모두를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ERC-721 토큰이 진짜 좋은 점은 특정 자산을 추적해 갈 수 있다는 거죠”라고 그녀는 말했다

 ERC-20이나 그냥 정규 블록체인으로는 이런 추적이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각각의 구별되는 추적 대상마다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핸드백과 명품 의류

아리안느 사는 명품 사업과 관련해 두 가지 부분에서 스마트 자산 기술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생산 후 추적성(post-production traceability)”이라 불리는 것으로, 제품이 정말 진품이라는 사실을 쉽게 입증할 표식을 제공한다.  이 표식에는 제품 생산지,  A/S 이력(고가 시계는 매 2년마다 A/S를 받아야 한다) 등의 세부 명세를 담을 수 있고, 재판매가 돼도 간단히 전달가능하다.

두 번째는, 더욱 정교한 서비스로, 중간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명품 업체와 해당 명품 소유자를 토큰이 바로 연결하는 것이다. (역시, 재판매에 도움된다.)

“토큰이기 때문에 구매자 사이에 전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제품의 이력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상품 소유자와 브랜드 업체 사이를 연결하는 소통 채널이 남아있는 스마트자산이 됩니다.”  조데의 설명이다.

아리안느 사는 일단 세 종류의 시제품 서비스를 만들었다. 첫째는 시계, 두번째는 핸드백이나 고급의류 같은 명품, 셋째는 샴페인 병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샴페인의 경우, 포도 농장에서 출하된 다음 어떤 가게를 거쳐 어떻게 보관되어 왔는지를 보증할 필요가 있으므로, 생산후추적성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고 조데는 말했다.

위 세가지 시제품이 끝이 아니다.

조데는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전망했다.

“보석을 비롯해 당신이 상상하는 그 어떤 고급 제품에도 다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명품 악기나 예술 작품 그 자체에 대해서도 서비스 적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유층 고객

어떤 블록체인 기술이든 성공을 위해선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하다. 아리안느 사의 강점은 이 서비스 확산을 도와줄 막강한 자문단 진용을 갖췄다는 점이다.

그 자문단 중 한 명은 명품 브랜드 바쉐론콘스탄틴의 COO인 기욤 브왈로다. 바쉐론콘스탄틴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교황 비오 11세, 해리 트루먼 대통령 등이 소유한 것으로 유명한 최고가 시계인데, 지난 260년 동안 시계 주인에게 종이로 된 “여권”을 발행해왔다.

시계 여권이란 세 개의 개인 번호와 관련된 것으로, 첫째는 시계 케이스에 적힌 숫자, 둘째는 시계 내부에 새겨진 숫자, 셋째는 제3자 기관인 ‘홀마크오브제네바’가 발급하는 숫자다. 만약 바쉐론콘스탄틴이 자사 제품을 토큰화하기로 결정한다면 홀마크오브제네바는 아리안느 블록체인에서 노드를 실행할 잠재 후보가 될 것이다.

브왈로 씨는 아직 기술 테스트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만약 서비스가 이뤄진다면 모회사인 리치몬트 그룹이 산하 브랜드 모두를 위해 노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진품 여부를 입증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명품 업계의 승전보가 될거라며, 브왈로는 코인데스크에게 아래와 같이 부연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 시계줄은 모두 악어 가죽으로 돼 있는데고객들이 그 가죽의 원산지를 따져보는 시대가 곧 올겁니다.”

바쉐론콘스탄틴의 희귀 명품 시계를 사는 고객 상당수는  중국인인데이런 현실 인식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선 또하나의 이유였다는 점은 흥미롭다중국인은 신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쪽 고객 상당수는 지갑에 디지털 자산(시계로 대표되는)을 넣고 싶어 할 거라 예상합니다라고 브왈로는 말했다. “아시아 고객 중에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대해 알고 블록체인에 익숙한 분이 많다는 게 저희 판단입니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