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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 샌프란시스코 지사에 속한 경제학자들이 지난해 말 여러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先物)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 이어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7일 펴냈다.

연준 샌프란시스코 지사 소속 경제학자 세 명과 스탠포드대학교 재무학 교수가 함께 쓴 보고서에 따르면, 저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 추이가 어떤 의미에서 지난 2000년대 미국 주택 시장에 형성된 거품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출시한 것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덧붙였다.

시보 거래소(Cboe)와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Group)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말 각각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마침 연중 내내 치솟은 비트코인 가격이 마침내 개당 2만 달러에 육박하던 때였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고, 2월 첫째 주 들어 6천 달러 언저리로 떨어졌다.

연구에 쓴 데이터와 계산 결과를 인용하며, 저자들은 "시카고 상업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취급하기로 한 뒤 그동안 급격히 오르던 비트코인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현상은 사실 재무이론에서는 잘 알려진 가격 변화 모델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들이 설명한 가격 변화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즉, 해당 금융상품의 장래를 낙관하는 이들이 형성한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 상품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그러다 이 상품의 장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의견이 더 반영되기 시작하면 그 지점에서 가격은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선다.

지난해 12월 17일까지는 이른바 낙관론이 우세했다. 이들의 자기 충족 예언은 계속해서 비트코인의 밝은 미래를 부각해 수요를 유지하게 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 올랐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더 늦기 전에) 비트코인을 사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돼 가격은 다시 한번 더 올랐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의 장래를 확신할 수 없던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에 섣불리 매수에 나설 수 없었다. 그들은 마치 '거봐, 내가 뭐랬어, 가격 곧 내려간다고 했잖아'라고 말할 때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높은 수요에 동참하는 대신 상황을 지켜봤다.

물론 저자들도 지적한 대로 이러한 가격 변동 추이가 영원히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들은 언젠가 비트코인의 거래 기능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좌우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원래 계획대로 갈수록 비트코인 채굴량이 줄어들고 (현재는 블록 한 개가 생성될 때마다 12.5 BTC 보상), 또 비트코인 시장에 들어와 있는 투기 유인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나면 결제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이 얼마나 쓸모 있느냐가 중요해지리라는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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