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허리케인 마리아로 파괴된 푸에르토리코 카타노 지역. 한겨레 자료사진

고테나, 사무라이월렛과 손잡고 올 여름 앱 출시 예정


유·무선 연결없이 인터넷 사용하는 메시네트워크 전송


제임스 본드가 정글에서 비밀임무를 수행하며 비트코인을 사용해야 한다면? 와이파이를 이용하자고 스타벅스에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없고, 또 그 신뢰성과 보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 사용자들은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제2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뉴욕 소재 스타트업 고테나(goTenna)는 비트코인 스타트업 사무라이 지갑(Samourai Wallet)과 손을 잡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비트코인을 보낼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을 올여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테나는 지난 2012년 브라질 출신의 형제 다니엘라 페르도모(Daniela Perdomo)와 호르헤 페르도모(Jorge Perdomo)가 설립한 회사다.

이번에 출시되는 앱 티엑스테나(txTenna)는 사용자의 휴대폰과 고테나 기기의 동기화를 지원하며, 지갑 앱의 세팅을 활성화하면 오프라인 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을 전송할 수 있다. 고테나 기기는 두 대가 한 쌍으로 179달러에 판매된다.

고테나 엔지니어 리처드 마이어스는 “심지어 재난 지역에서도 비트코인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하며, 얼마 전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지나간 푸에르토리코 지역에서 고테나 기기 덕분에 주민들의 통신 장애가 복구된 사례를 언급했다. “전화기를 충전할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통신 연결이 가능한 셈이다.”

두 대의 고테나 기기는 대략 반경 1.5km 안에서 신호를 유지하며,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상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메시 네트워크는 유·무선 연결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오랜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고테나는 10만 대 이상의 기기를 판매하며 사용자들의 메시 네트워크 진입을 도왔다.

만약 오프라인 비트코인 사용자가 활성화 상태의 다른 고테나 기기와 1.5km 내에 위치한 경우, 메시 네트워크상의 거래는 이 사용자가 인터넷에 연결될 때까지 유보된다. 마이어스는 고테나의 방식은 감시와 검열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해소했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거래 당사자가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티엑스테나 시스템은 라이선스가 없는 무료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게 된다. 한편 암호화폐 네트워크의 잠재성을 이용한 이런 제휴방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쉽지 않은 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세기 냉전 시대부터 비교적 저렴한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방송을 송출하는 방식은 흔히 사용됐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적인 암호화폐 프로그래머 닉 재보(Nick Szabo)와 블록체인 엔지니어 일레인 오우(Elaine Ou)는 약한 신호를 이용한 무선 전송 방식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전성과 연결의 다양성을 어떤 식으로 확대할 수 있는가를 연구해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규정을 폐지하기로 하자 시가총액 2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더리움 지지자들은 메시 네트워크 관련 시장으로 급격히 몰려들었다.

오는 6월 망 중립성 규정이 폐지되고 나면,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들은 더 이상 특정 웹사이트와 커뮤니티를 지지하거나 차단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비트코인 거래의 검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암호화폐 지갑을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운영하게 되리라는 점은 아마도 티엑스테나 출시와 함께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인지 모른다.

실제로 고테나가 비트코인 스타트업 사무라이 지갑과 손을 잡게 된 것은 깃허브 상에 있는 사무라이 지갑의 오픈소스 커뮤니케이션 툴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이론상 같은 티엑스테나 코드가 iOS 지갑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이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티엑스티나가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지갑과 연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무라이 지갑 개발자들이 결코 사무라이 지갑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갑을 제공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티엑스티나를 통해 비트코인을 전송할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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