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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헤드폰 제조업체 몬스터(Monster Products, Inc)가 사상 최대 규모인 3억 달러 규모의 ICO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1978년에 설립된 몬스터는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 등 주변기기 제조업체다. 지금까지 소매업체들에 제품 유통을 의존해왔는데, 이번에 야심찬 변화를 선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몬스터는 자사 제품은 물론 타사 제품도 판매하는 새로운 전자상거래 사이트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몬스터 머니 토큰”을 판매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ICO를 진행할 계획이다.

목표금액을 모금하는 데 성공한다면, 몬스터는 이 자금으로 이더리움 토큰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몬스터의 계획은 현재 수익모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 블록체인으로 옮겨가려는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한다. 리스티아(Listia)나 유나우(YouNow)같은 기존 벤처기업들이 ICO를 한 경우는 있지만, 몬스터처럼 오래된 제조업체가 ICO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몬스터는 5억개의 토큰을 만들어 이중 3억개를 ICO를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ICO는 1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지만, 조기에 매진되거나 몬스터의 결정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도 있다. 몬스터는 또한 일반주식 7500만주를 발행하는데, 만약 네트워크 런칭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은 토큰 4개당 1주 비율로 교환할 수 있다. 사업실패 시 주식으로 투자금을 돌려주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 토큰은 자산가치도 없고 투표권도 없다는 점이다. 토큰은 현재 개발중인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의 결제수단(기존 결제수단에 비해 빠른 체결과 저렴한 수수료가 특징이다)으로만 고안됐다.(하지만 이것만으로 증권법 위반을 피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몬스터의 신청서도 인정하고 있다.)

몬스터는 또한 잡스법(Jobs Act. 미국의 신생기업 지원 법률)에 따른 “신흥 성장 기업” 지정도 신청했다. 신흥 성장 기업으로 지정되면 공시 의무가 완화되고 더 광범위하게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우리는 실체가 있는 기업이다


몬스터의 신청서류는 네트워크 런칭과 관련해 매우 상세한 내용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몬스터 제품과 관련된 “결제처리, 시장분석, 회계, 감사, 임금지급, 재고관리, 물류” 등에 사용된다. 이를 통해 몬스터는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까지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로 끌어들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 개발은 3단계 절차를 밟는다. 먼저, ERC-20 토큰을 사용하는 단순한 결제 시스템이다. 다음 단계는 오프체인 소액결제를 통해 거래비용을 낮추거나 제거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자체 블록체인으로 이전한다.(최근 킥(Kik)은 곧바로 마지막 단계로 넘어갔다.)

신청서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앞으로 몬스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브랜드 파워, 블록체인을 이용해 더욱 많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로 합류시킬 것이고, 몬스터 머니 토큰의 사용자를 확대할 것이다. 우리는 블록체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

몬스터는 설립 초기에 비해 크게 진화했다. 몬스터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몬스터 케이블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자인 노엘 리(Noel Lee)는 각기 다른 케이블이 각각 다른 레벨의 음향 충실도(sound fidelity)를 재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엘 리는 이 발견으로 돈을 모아 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다른 관련 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신청서는 “우리는 헤드폰, 케이블, 도크, 스피커, 전원장치, 모바일 주변기기 등을 디자인하고 제조하고 판매한다”며 경쟁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 네트워크, 혁신적 조직문화 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ICO로 모금된 자금의 절반 이상은 네트워크 개발에 투입될 것이지만, 약 1/3은 프로토콜과 몬스터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몬스터 제품을 판매할 파트너들과의 관계 형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심각한 경영난


뒤집어 보면, 새로 발행할 토큰이 몬스터 헤드폰이나 케이블을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ICO의 중요한 목적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몬스터 제품을 알리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시장 지배력이 있는 기존 기업이 탈중앙화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려는 사례는 없었다. (얼핏 보기에) 몬스터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몬스터는 수년 동안 적자를 보고 있다.

신청서류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미래의 손실 규모라든가 우리가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작년 말 기준 몬스터는 267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018년 1분기에도 196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이 빠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ICO 말고도 경영위기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구조조정도 했고, 제품 라인업도 축소했고, 마케팅 예산도 줄였고, 멕시코의 공장도 폐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 회계법인에 따르면…우리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신청서는 밝혔다.

몬스터는 포기하는 대신 3억 달러를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몬스터 머니 네트워크와 우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주요 경쟁상대는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라고 보고 있다.”
Brady Dale Brady Dale is a senior reporter at CoinDesk. He has worked for the site since October 2017 and lives in Brookl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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