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인넷 런칭 전 행사에서 리준 온톨로지 창업자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온톨로지 홈페이지

7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온톨로지(Ontology)가 지난달 30일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른바 "스마트 이코노미"를 추구해온 블록체인 프로젝트 네오(Neo)와 긴밀히 협력해 온 암호화폐 온톨로지의 출범으로 마침내 시가총액 기준 20위 안에 드는 암호화폐가 자체 블록체인을 갖게 된 것이다.

기업들에 맞춤형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알려진 온톨로지는 모든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호운용성, 디지털 신원 문제의 해결을 돕는 동시에 무엇보다 많은 양의 거래를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데 최적화된 솔루션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들어 트론(Tron), 비체인(Vechain) 등 기업에 초점을 맞춘 퍼블릭 블록체인이 잇따라 선보이는 가운데 온톨로지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온톨로지가 다른 암호화폐, 블록체인과 다른 지점은 역시 온톨로지를 이끄는 이들의 경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홍페이(Da Hongfei)가 이더리움과 경쟁하겠다며 만든 프로토콜 네오는 DNA라는 이름의 기업형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만들었다. 다홍페이는 온체인(OnChain)의 CEO이기도 하다.

온톨로지를 만든 리준은 코인데스크에 온톨로지와 네오는 전략적 기술 동반자라고 말했다. 온톨로지의 경영과 기술 개발을 이끄는 이들이 어디 출신의 누구인지 명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온톨로지가 내놓은 결과물은 모호한 수사로 가득한 실체 없는 이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실용적으로 해석한 플랫폼이다.

리준은 지난 3월 모임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오늘날 인터넷처럼 블록체인이 이 세상의 핵심을 구현하는 기술이 되려면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분명하다.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된다.

리준은 또 한동안은 DNA가 그렇듯 승인받은 이들만 접근할 수 있는 허가형 블록체인이 기업에 매력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퍼블릭 블록체인이 미래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블록체인이 굳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온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바로 디지털 신원으로 현실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구축해 디지털과 현실 세계가 따로 놀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

두 가지 토큰, 무수한 블록체인

온톨로지는 이 모든 목표를 이루고자 아주 복잡한 상황을 만들었다. 네오(NEO)와 가스(GAS)라는 두 가지 토큰이 존재하는 네오 블록체인처럼 온톨로지에도 두 가지 토큰이 있다. 일단 지금까지는 기본 온톨로지 토큰(ONT)만 존재한다. 온톨로지 토큰은 네오 블록체인상에서 쓰이는 암호화폐로 에어드롭을 통해 기존 네오 토큰을 보유한 이들에게 지급된다. 메인넷 론칭 이전에 절반이 지급됐으며, 메인넷이 출시한 뒤 나머지 절반이 지급되고 있다.

예기치 못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고, 온톨로지 토큰은 6월 30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온톨로지 블록체인으로 무사히 이주했다. 온톨로지 블록체인 안에서 온톨로지 토큰은 지배구조를 운영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즉, 네트워크 전반에 필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이용자는 온톨로지 토큰을 보유해야만 한다.

그리고 온톨로지 토큰을 보유한 이들은 새롭게 생겨날 ONG 토큰도 받게 된다. ONG 토큰은 네오 블록체인에서 가스 토큰이 하는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즉, 스마트 계약의 실행을 담보하는 매개체로 쓰이는 것이다. 온톨로지 블록체인은 앞으로 18년 동안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ONG 토큰을 발행해 거래를 처리할 예정이다.

온톨로지의 설계에 특이한 점은 또 있다. 온톨로지 핵심 블록체인 주변에는 상호 운용이 가능한 여러 블록체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더리움이 샤딩 기술을 접목해 구현하려는 모습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온톨로지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온톨로지는 기업들이 디지털 세상 속으로 숨어들어가지 않고 유연하게 원장을 설계하고 그 위에서 사업을 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온톨로지에서 국제시장 부문을 맡고 있는 다니엘 애섭은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말했다.

사실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혼자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이들투성이다. 블록체인만 해도 자기 몫을 뚝 끊어낸 뒤 모든 경쟁을 혼자서 이겨내고 짊어지려는 블록체인들이 정말 많다. 우리는 반대로 접근했다. 누구든 함께 힘을 모아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여러 블록체인을 한데 모아 공존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지난 3월 리준은 기업에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들은 요구하는 것이 무척 많다. 기본적으로 자기 기업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이식한 고유한 블록체인을 가지고 싶어 한다."

온톨로지의 메인 블록체인은 VBFT라는 새로운 합의 알고리듬을 토대로 한다. VBFT는 지분증명 방식과 증명할 수 있는 무작위 함수, 그리고 비잔틴 장애 허용(Byzantine Fault Tolerance)이라는 방식을 섞어놓은 것으로, 온톨로지는 초당 3천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톨로지는 메인 블록체인의 구조를 위협하지 않는 한 보조 블록체인에서는 다양한 지배구조 방식과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허용할 계획이다.

온톨로지를 이끄는 사람들

온톨로지 백서는 이렇게 정교한 구조를 가리켜 "분산화된 신뢰 생태계"라고 명명한다. 다시 지난 3월 모임으로 돌아가 보면, 리준은 당시 "신뢰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통합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준이 의미한 신뢰의 기반이 될 만한 것은 개인키나 비밀번호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으며 누구 한 사람만 아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신뢰를 담보하는 보증 수표에 더 가까웠다. 즉, 법적 제도나 부동산과 같은 확실한 자산이 그것이다. 리준은 코인데스크에 "온톨로지가 현실 세계의 사업을 디지털 세상과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온톨로지는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매달려 있는 또 다른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한 디지털 시대의 신원 문제를 풀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온톨로지의 관심은 사람들의 디지털 신원을 정확히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온톨로지는 사람뿐 아니라 디지털 세상의 온갖 물건과 대상에도 제대로 된 신원을 부여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 온톨로지는 사물 블록체인(Chain of Things, COT)과 제휴를 맺었다. 사물 블록체인을 만든 왕웬은 "온톨로지 블록체인에 구현한 사물인터넷과 지능형 하드웨어들의 범용 플랫폼"이라고 사물 블록체인을 소개했다.

온톨로지는 블록체인 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프로젝트인 콘텐토스(Contentos)와도 제휴를 맺었다. 온톨로지 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짧게는 몇 달 안에, 길게는 몇 년 뒤에 구현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과도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디지털 신원과 평판을 연동해 "신뢰 검색엔진"을 만드는 작업이나 데이터 거래 프로토콜을 만드는 일이 포함돼 있다. 또한, 모든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자기 블록체인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톨로지도 여러 개발자에게 온톨로지 앱 개발에 뛰어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공동체 개발을 관리하는 단체를 만든 팬더는 코인데스크에 여러 프로젝트가 있지만, 그 가운데 C#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만드는 일이나 크롬 플러그인 지갑을 제공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톨로지 토큰 스왑이 성공하려면

온톨로지가 상당히 야심 찬 목표를 모두 이룰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전에 메인넷 출시를 순조롭게 해내는 것부터가 당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온톨로지 토큰을 개인 지갑에 보유한 이용자들은 각자 토큰 스왑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토큰 스왑 기간을 깜빡하고 지나가는 이용자나 기존의 토큰을 계속 들고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리라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많으면 메인넷 시작부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온톨로지 코인을 바이낸스나 후오비 등 거래소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거래소가 대신 토큰 스왑 절차를 진행해주기 때문에 토큰 스왑에서 배제될 우려는 적다. 그러나 온톨로지 소셜미디어 담당자는 거래소 측의 약관과 정책을 꼼꼼히 확인하고 토큰 스왑을 준비해달라고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본인이 직접 토큰 스왑을 진행해야 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온톨로지는 자주 묻는 질문 페이지를 열고 토큰 스왑 절차를 자세히 설명한 안내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용자들 가운데는 특히 이론적으로 자신들이 받아야 할 온톨로지 코인을 실수로 못 받게 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온톨로지 토큰은 네오 토큰에 비례해 소수점 단위로 배포됐지만, 메인넷으로 토큰을 옮길 때는 소수점 이하는 모두 버리고 정수로만 토큰을 옮길 수 있다. 토큰 스왑 기한은 오는 10월까지다. 하지만 다니엘 애섭은 어쩌면 석 달 넘는 기간도 충분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토큰 스왑 진행률이 높지 않으면 기한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때는 온톨로지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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