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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 비트코인 캐시(BCH)!

7월 31일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분리된 암호화폐 프로토콜의 첫 번째 블록이 만들어진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암호화폐의 진로를 놓고 오랜 논쟁을 벌인 끝에 비트코인(BTC)에서 갈라져 나온 비트코인캐시는 현재 시가 총액 기준 네 번째로 큰 암호화폐다.

블록 크기를 늘려서 더 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함으로써 더 많은 사용자를 수용하는 것이 비트코인캐시가 분리된 주된 목적이었다. 비트코인캐시 지지자들은 이런 시도를 통해서 암호화폐가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에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이 계획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했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블록 크기가 최대 1MB인데 반해 개발자들이 비트코인캐시의 블록 크기를 8MB에서 32MB로 늘리자 소셜미디어부터 팁을 처리하는 앱까지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많은 비트코인 개발자가 비트코인캐시 진영의 블록 크기 변경에 단호히 반대했었다. 따라서 비트코인캐시 개발자들은 이런 앱의 등장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개발되는 비트코인캐시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면 암호화폐가 처음 등장했을 때가 떠오른다. 암호화폐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 그 당시 논의되던 독특한 가치와 역할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비트코인캐시 앱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블록프레스(Blockpress), 이용자의 연락처와 연동하는 지갑인 센트비(Centbee)와 같이 더욱 저렴하고 빠른 결제 수단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그렇지만 비트코인캐시가 스마트 계약과 토큰 발행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정교한 블록체인이 되려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비트코인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비트코인캐시 오스트레일리아”의 창립자 엘리 알프램은 코인데스크에 말했다.

“비트코인캐시 커뮤니티가 새로운 종목 코드, 지갑, 폭넓은 생태계를 만드는 등 처음 1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어 비트코인캐시가 더욱 발전하기를 원한다. 앱이 급증하고 있는 등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간과 수수료


비트코인캐시는 기본적으로 더 큰 공간을 만든다는 독특한 전략을 써서 많은 앱 개발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와 비슷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메모캐시(Memo.cash)에서 사용자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절대 지워지지 않는 짤막한 메시지를 저장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캐시보다 트랜잭션당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메모캐시 같은 앱을 지원할 수 없다고 비트코인캐시 지지자들은 주장한다.

“이런 앱의 상당수는 데이터의 크기를 제약하도록 코드 베이스를 변경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작동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오프리턴(OP_RETURN) 코드는 비트코인캐시만큼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메모캐시 같은 앱은 메시지 크기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알프램의 설명이다. 게다가 블록 크기를 키우면 거래 수수료가 적게 드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달 출범한 깃캐시(Gitcash) 입장에서는 블록 크기를 키워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필수였다. 사용자가 아주 적은 금액의 팁을 깃허브(Github)에 기여한 개발자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도 수수료를 낮은 수준에 유지할 수 있는 비트코인캐시 모델의 장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사례이기도 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개발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수료에 집중하는 이런 종류의 앱이 등장한 시기만 놓고 보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개발자는 비트코인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러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트랜잭션당 20달러를 넘었던 수수료와 비트코인캐시의 수수료를 비교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비트코인도 수수료가 많이 저렴해져 심지어 비트코인캐시 수수료보다 가끔 낮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캐시 지지자들은 미래를 위한 대비, 즉, 프로토콜 사용량이 증가할 때를 대비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캐시를 바탕으로 삼는 것이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암호화폐 채굴과 지갑 공급자인 BTC닷컴의 알레한드로 델라토레 부사장은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하드포크를 진행한 주된 목적은 비트코인캐시가 교환 수단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커뮤니티가 이끄는 네트워크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확장성에 관한 우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의 데이터양이 증가하면 매우 불리한 면이 있다. 즉, 비트코인캐시를 움직이는 인프라의 운영이 훨씬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비트코인 개발자가 트랜잭션을 블록체인 바깥(off-chain)에서 처리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런 대안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캐시 지지자들은 블록 크기를 늘리는 것이 더 좋고, 손쉬운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델라토레 부사장의 설명을 빌리자면, “비트코인캐시의 지난번 하드포크는 블록 크기를 32MB로 늘려서 사실상 확장성으로 인한 네트워크 체증의 위험을 제거했고, 저비용의 트랜잭션 고속도로를 만드는 길을 활짝 열었다.”

델라토레는 비트코인캐시는 앞서 선택한 작은 변화 덕분에 다른 블록체인이 겪고 있는 확장성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한창 유행하면서 거래 수수료를 높이고, 네트워크에 부하를 줘 미처리 트랜잭션이 쌓이게 한 블록체인 기반 가상 고양이 게임을 언급하면서 델라토레는 이렇게 말했다.

“비크코인캐시 네트워크라면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네트워크에 부하가 걸릴 일은 없다.”

또한, 비트코인캐시의 넉넉한 공간 덕분에 오랫동안 예고돼 온 다양한 암호화폐 이용 사례가 마침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델라토레는 전망했다.

“비트코인캐시는 4만%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서 현지 결제 시스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저비용에 빠르기까지 한 이 새로운 블록 공간을 사용하는 추세가 아주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작고,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비트코인캐시는 그러한 대안 결제시스템의 역할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은 비트코인도 아직 오르지 못한 지위이기도 하다.

 “웜홀 


비트코인캐시 개발자들은 고부가가치의 결제시스템뿐만 아니라 작년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심을 끈 ICO도 고려하고 있디.

알프램은 비트코인 언리미티드(Bitcoin Unlimited)의 개발자 앤드루 스톤이 오래전 제안한 업그레이드를 지목하면서 코인데스크에 “수없이 많은 새로운 이용 사례를 가능케 할 토큰 프로토콜을 여러 팀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라고 밝혔다.

한편, 2주 전에 암호화폐 채굴 분야의 거인 비트메인(Bitmain)이 “웜홀(Wormhole)”이라는 괴상한 별명을 가진 토큰 메커니즘을 비트코인캐시에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비트코인캐시에서 새로운 토큰을 만들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많은 ICO가 숱한 비난을 받았듯 웜홀 아이디어도 비트코인캐시 이용자와 개발자들 사이의 논쟁에 불을 댕겼다. 네트워크에서의 토큰 생성은 프로토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사용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발자가 이번 가을에 예정된 하드포크를 통해 이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암호화폐 토큰은 경쟁자인 비트코인과 차별화하고, 비트코인을 뛰어넘어 다른 프로토콜과도 경쟁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강하려는 비트코인캐시의 다음 단계 전략이 될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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