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 자료사진

 

블라이스 마스터스(Blythe Masters)는 자신이 CEO로 있는 디지털에셋(Digital Asset)이 마침내 나래를 활짝 펴고 비상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마스터스가 2014년 설립한 이 분산원장기술(DLT) 전문 회사인 디지털에셋은 블록체인 기술을 단순화해서 확산하는 전략을 세우고 구글 클라우드와 제휴하는 등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에셋은 다른 주요 기업용 블록체인 회사와는 달리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컨소시엄 구성, 개념증명 같은 일에 힘을 쏟기보다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디지털에셋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보아서 지난해 말 호주 증권거래소의 낡은 결제시스템 체스(CHESS, Clearing House Electronic Subregister System)를 대체하기 위한 다년간의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제 대형 고객의 인정을 받은 마스터스의 스타트업은 다음 목표로 디지털에셋 모델링 언어(DAML, Digital Asset Modeling Language)를 바탕으로 한 생태계를 구성할 계획이다. 디지털에셋의 프로그래밍 언어인 DAML은 구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키트에도 곧 포함될 예정이다.

“설계와 구축에 3년 반의 시간을 쏟았다. 이제는 시스템을 개방하고 교육에 집중하면서 채널 파트너 및 개발자들과 커뮤니티를 만들 때다.”

마스터스는 이런 시도를 통해서 디지털에셋이 지금까지 일해온 금융 서비스 산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에서 전 세계 원자재 사업 분야를 총괄했던 마스터스는 “분산원장기술의 적용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프라를 가진 금융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산원장기술은) 금융 서비스는 물론이고, 자본 시장과 금융 서비스를 뛰어넘어 업무 흐름을 조정해서 효율성을 높이려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마스터스는 이어 클라우드 기반 DAML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써서 충족할 수 있는, 디지털에셋의 기술에 대한 “억눌린 수요”가 아주 많으며, “잠재적 시장의 크기는 가늠조차 힘들다”고 덧붙였다.

분산원장 시장의 크기를 설명하기 위해 마스터스는 의료와 보험, 디지털 미디어 저작권, 로열티, 부동산, 자본 시장의 여신과 담보 관리, 파생상품 후거래, 증권 후거래, 참조 자료, 공급망, 암호화폐 지갑을 이용한 자산 보관 등 디지털에셋이 진출할 새로운 분야를 줄줄이 소개했다.

하지만 마스터스는 수년 전 블록체인이 과대 선전되면서 여기저기 생겨난 부작용을 인정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아직 심각하지도 않은 문제를 상정해놓고 거기에만 몰두하는 기술이라는 비난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분산원장 같은 기술적인 면은 일단 제쳐놓고, 고객이 어떤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려고 노력해왔다.”

 

웹과 결합한 혁신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컨퍼런스(Google Cloud Next conference)에 디지털에셋 팀의 마스터스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샤울 크피르가 분산원장기술 제휴 관련 연사로 나섰다.

구글 클라우드와 제휴한 첫 번째 목적은 개발자가 디지털에셋의 기술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스터스는 이런 시도를 “여러 산업에 걸쳐 웹과 결합한 혁신을 촉진하는 임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암호기술, 데이터 구조, 블록체인, 혹은 분산원장 등 복잡한 기술을 단순화해서 제공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와 디지털에셋은 포괄적이면서도 깊은 제휴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DAML을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latform-as-a-Service, PaaS)으로 키우기 위해 디지털에셋은 구글에서 기술 담당 중역을 역임한 에이지 강가다르(AG Gangadhar)를 이사로 영입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속화되리라고 전망한다. 실제 비즈니스에도 적용되겠지만, 프로그래머가 디지털에셋 플랫폼 같은 분산원장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하고 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강가다르의 말이다.

또한, 양사 제휴의 일환으로 구글 클라우드는 디지털에셋의 개발자 프로그램 프라이빗 베타에 합류해서 구글 클라우드 개발자들에게 DAML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미스터스는 “분산원장기술은 많은 호응을 받고 있으며, 구글 개발자와 구글 고객은 누구보다도 이 기술에 관심이 많고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검색의 강자 구글이 블록체인 기술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지난 달 솔직하게 밝힌 후, 구글이 블록체인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명백해졌다.

디지털에셋과의 제휴나 분산원장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언급은 안 했지만, 디지털에셋과 구글 클라우드 간의 협력 관계에 정통한 내부 인사는 “구글의 지주회사이자 다양한 산업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알파벳을 포함해서 구글 전체가 DAML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구글 안에서 영향력 있는 모든 이들이 블록체인을 추종하지는 않는다. 코인데스크는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의 빈트 서프(Vint Cerf)를 취재하여 과연 사용자가 토큰으로 동기를 부여받아 기술 플랫폼이 추구하는 목표에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서프는 구글의 디지털에셋과의 협력관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암호화폐에 대한 일반적인 자기 생각을 짧은 이메일로 밝혔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토큰은 튤립 뿌리나 비트코인같이 투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터스는 “디지털에셋과 구글이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과 기업 고객 지원, 특히 양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작업흐름 조정(workflow orchestration)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 등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런 협력 관계에 구글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는 마스터스


물론 자신의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기업용 블록체인 공급자는 디지털에셋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IBM과 하이퍼레저(Hyperledger)는 제휴를 통한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한편, 은행용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가 최근 코다(Corda) 기업용 블록체인을 출시했다고 발표했고, 코다 플랫폼이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범용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서비스로서 블록체인(blockchain-as-a-service)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블록앱스 스트라토(BlockApps Strato)는 구글 클라우드에 출시했고,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MS)는 최근 이더리움 디자인 스튜디오인 컨센시스(Consensys)와 칼레이도(Kaleido)라는 이름으로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며 제휴 관계를 강화했다.

하지만 마스터스는 디지털에셋이 항상 자신의 길을 독자적으로 개척해왔다며, 이러한 회사의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마스터스는 무엇보다도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항상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왔다. 그렇지만 다른 회사와 항상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호주증권거래소 이외에도 디지털에셋이 현재 함께 작업 중이라고 공개한 회사는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과 네덜란드의 대형은행 ABN암로(ABN Amro)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결합은 토큰화한 자산의 유동성을 고려할 때 또 다른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신흥 토큰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마스터스는 토큰의 가능성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스터스는 이 분야에 좋은 연구와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기업용 토큰 사용을 제도화하려면 그에 걸맞은 지휘 및 통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식이나 채권 거래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관리 체계가 주식이건 채권, 혹은 암호화폐이건 토큰화된 매개체의 거래에도 정착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나 기업들이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토큰화된 매개체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항상 철두철미한 사업가인 마스터스이기에 특정 분산원장기술의 장단점에 집착하지는 않겠지만, 분산원장기술과 이 업계를 향한 자신의 신념만큼은 확고했다.

내가 믿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기술이다. 나는 기술을 철학이나 종교와 연관 짓지 않는다. 비즈니스 문제를 기술을 이용해서 저비용으로 안전하게 해결하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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