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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 암호화폐 시장을 구할 것이다."

얼마전 토론토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술 행사에서 암호화폐 프로젝트 폴리매스(Polymath)의 CEO 트레버 코베르코가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각각 6,000달러, 300달러까지 떨어지며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번 행사에서 토큰 형태의 배당금 지급은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증권형 토큰이 암호화폐 시장의 구원투수가 되리라는 전망이 비단 코베르코만의 견해는 아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토큰펀더(TokenFunder)의 CEO 겸 암호화폐 관련 컨소시엄 블록체인 캐나다(Blockchain Canada)의 공동설립자 알랜 뷘쉐 역시 토큰화된 자산이 미래 자본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며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핀테크 캐나다에서부터 블록체인 미래 콘퍼런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암호화폐 관련 단체는 캐나다 규제 당국이 개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스타트업의 토큰 자산 판매를 어떤 식으로 허용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각종 규제에 발이 묶인 일부 스타트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한편, 토큰 발행자는 모든 투자자에 대해 고객파악제도(KYC, Know Your Customer)를 준수하고 발생 가능한 위험 사항을 미리 알려야 한다.

지난 16일, 폴리매스는 다수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시장을 통해 증권형 토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나아가 폴리매스의 제휴업체인 투자회사 콜(CORL)은 이러한 발표 내용을 지지하며 앞으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월별 배당 수익을 투자자의 이더리움 지갑으로 직접 전송하겠다고 밝혔다. 토큰펀더도 지난 4월에 진행된 토큰 판매에 똑같은 방식을 적용한 바 있다.

코베르코는 이제 토큰은 비트코인 같은 ‘위험한’ 거래 자산과 다른 취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으로, 규제 당국이 ‘실제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하지만 토큰 스타트업과 비트코인 프로젝트가 문화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나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인물은 비단 코베르코만이 아니다.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 개발자 에릭 롬브로조는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코베르코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암호화폐 업계의 흐름이 점차 자체적인 권한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토큰 프로젝트는 여전히 토큰 자산과 물리적 재화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베르코는 또 새로운 투자 공모 방식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업계의 사이퍼펑크(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자유를 지키려는 방안으로 강력 암호 기술을 대대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장하는 활동가) 운동이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련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증권형 토큰 시장은 단숨에 두 배로 성장했다.”

캐나다 국회의원 댄 알바스는 한 인터뷰에서 의회는 자금세탁방지 수표와 관련된 규제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캐나다 국내의 비트코인 프로젝트의 경우 한층 강화된 고객파악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객의 면허증 사본이나 증명사진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 고객을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캐나다 금융산업에서는 고객 인증의 기준 자체를 끌어올려 시장에서 보다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캐나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정책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암호화폐 전문가로 증권 스타트업 페이케이스(Paycase) 공동설립자 겸 디지털 신원보증 솔루션 업체 시프트(Shyft)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셉 와인버그는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산업 전체를 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프트는 폴리메스의 토큰 공개 제휴사이기도 하다.

 

이더리움에서 배우는 교훈


관련 법규를 제정하는 국회의원의 경우 암호화폐 산업과 관련된 토론토의 역사를 생각하면 다소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토론토는 이더리움이 태동한 곳이다. 그렇지만 알바스는 스위스의 세금 및 규제 정책이 캐나다보다 훨씬 관대했기 때문에 이더리움 재단이 스위스에 설립됐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전문가는 현재 캐나다에 불어닥친 규제 강화 열풍이 블록체인 커뮤니티 허브로서 토론토의 앞날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알바스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이더리움 프로젝트 설립자 및 운영자의 실제 거주지는 대부분 토론토로 확인된다. 이것은 곧 캐나다의 시스템이 프로젝트 성장에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바스는 동료 의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온타리오주의 접근 방식이 실제로 일반 대중에게 이득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국회 금융위원회 소속 보수당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관리·감독만을 지지하고 있다 보니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국내외 감독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와인버그는 캐나다 금융거래 보고 분석센터에서 새롭게 제시한 규제 방안을 설명하면서 이를 두고 “캐나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을 완전히 옥죄어 버리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규제 내용에 따르면, 거래 규모가 1만 달러 이상이면 해당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또 기본적으로 규제 기관 측에 고객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공개되자 암호화폐 업계는 즉각 반발했고, 입법부는 해당 규제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와인버그는 토론토의 사이퍼펑크 관련 움직임이나 블록체인의 제도적 혁신 모두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나 뉴욕에 비해 토론토는 협업 가능성이 훨씬 큰 지역이라는 것이다.

“토론토, 나아가 캐나다 전역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이러한 규제 중심의 운영 방식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규모 자체가 워낙 작아서 서로 힘을 합쳐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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