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의 암호화폐 경쟁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18년 9월7일 13:39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을 시험하고 있지만, 유망한 기업가들 가운데 블록체인 도입을 여전히 꺼리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디지털 교환수단이라는 핵심적인 요소가 블록체인 플랫폼에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가치의 변동을 걱정하지 않고 믿고 쓸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베이스코인(Basecoin) 등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기술팀들은 대개 달러 등 법정화폐를 비롯한 외부 자산의 가격에 암호화폐의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 탈중앙화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있다. 아니면 사가(Saga)처럼 담보 비축 모델을 개발해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대체 자산(달러도 여기에 포함)으로 정해진 가격에 코인을 교환할 수 있게 하는 시도도 있다. 그러나 최대 규모 스테이블 코인이라던 테더가 발행량 의혹에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며 곤욕을 치른 데서 알 수 있듯이 아직 널리 인정받는 스테이블 코인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또 다른 비전도 있다. 중앙은행이 이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어떨까?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통화정책을 통해 조율하는 법정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암호화폐의 가치를 다른 자산에 고정 혹은 연동하는 것보다 분명 더 쉬울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암호화폐를 공공 부문에서 구매하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주 태국 중앙은행이 해결책에 한 걸음 다가섰다. 태국은행은 금융기관 여덟 곳과 제휴를 맺고 R3의 코다(Corda) 플랫폼에 디지털 화폐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태국은행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는 계속해서 눈여겨볼 일이다. 다만 태국은행이 내건 목표를 보면 일단은 국내 자본시장 내에서 금융기관들 사이에 필요한 은행 간 거래를 쉽게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 한정된 사례이긴 하지만, 태국은행의 실험은 통화라는 자산을 블록체인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예를 들어 결제 및 청산 기관인 미국 증권예탁결제원(The 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oration, DTCC) 같은 기관이 증권 결제를 더 빠르게 하는 데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하는 것과 화폐 자체는 사실상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태국이나 다른 국가의 “대규모”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실험이 성공 조짐을 보이게 되면 소위 말하는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모델을 더 많은 커뮤니티 사용자들에게 확장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gettyimages

CBDC 모델의 접근성 확장하기


공급망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이 개념증명 단계에서 실제로 이행 단계에 접어드는 현재, 태국 주변 국가들의 활동에 힘입어 기업들이 새로운 자동화 거래 모델을 위한 디지털 법정화폐 솔루션을 찾아보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물론 국내 거래에 한정되겠지만, 현재 블록체인 자산으로 연구되고 있는 아토믹 스왑(atomic swaps, 서로 다른 블록체인상에서 운영되는 두 개의 코인 간에 직접 거래) 등 탈중앙화 스마트 계약 툴이 디지털 법정 화폐에 적용될 수 있다면 즉시 국가 간 CBDC 교환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또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협력 기구인 국제결제은행(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이 금융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하게 기능하는 리테일 CBDC가 어딘가에서는 나타날 것이다.

국제결제은행은 단기 예금이 CBDC 지갑으로 대거 빠져나가 은행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러나 이는 은행들이 계속해서 결제 전반을 관장하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서 바라본 우려다. 금융위기 당시 대마불사에 기대어 도덕적 해이를 일삼은 은행들 때문에 타격을 입은 중앙은행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통화정책에 있어 구조적인 위험에 노출됐던 근본적인 원인은 본질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들에 통화 시스템을 의존하며 관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의 전 총재 머빈 킹만큼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람은 없었다. 이어 후임 총재 마크 카니는 디지털 파운드라는 아이디어에 반대했지만, CBDC에 관한 연구를 최초로 시작한 것도, 중앙은행 보유고에 대한 특별 접근권을 없앰으로써 결제를 은행 고유의 권한으로 두지 않을 때의 잠재적인 이득에 대해 최초로 연구한 것도 영국 중앙은행 연구원들이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하는 암호화폐들


이러한 미래가 언젠가 현실이 된다면, 중앙은행을 빼놓고는 암호화폐를 논할 수 없을 것이므로 중앙은행을 공식에서 아예 빼버리고 싶은 암호화폐 개발자들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손댈 수 없고 완전히 검열에서 자유로운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들의 비전은 더 먼 미래로 미뤄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통화 개혁론자들이 모든 것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주체가 중앙은행이건 암호화폐 개발자건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활동은 접근성과 거래 비용 측면에서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화폐 간의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에 사람들이 사용하고 싶어 하는 화폐를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쟁은 국가 간 화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나 다른 제2 레이어 솔루션의 도움을 받아 암호화폐들은 더욱 확장성을 높이고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는 옵션으로써 사용자들에게 호소할 것이다.

오스트라이아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개인 화폐들이 경쟁하는 시대를 예견했듯 오늘날 화폐는 비슷한 시스템으로 진화해갈 것이다. 다만 암호화폐와 정부 주도 디지털 화폐가 경쟁을 벌일 것이다.

화폐 경쟁 끝에는 인류가 가장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폐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물론 이러한 일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가지의 화폐 솔루션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그러나 화폐가 전혀 변화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리석다. 화폐의 변화는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거센 기조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이익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우리가 함께 이 시스템이 진화해 가는 방식에 참여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디지털 화폐의 경쟁은 꼭 아름답고 즐거운 과정만은 아닐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특정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코인을 맹목적으로 변호하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이런 상황이 독재정권이 만들거나 투자한 법정 디지털 화폐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라.

멀리 갈 것도 없다.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디지털 화폐 페트로(Petro)에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자국 화폐 볼리바르의 가치를 고정시키려는 것도 결국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완전히 실패한 정책에 도움이 되는 선전을 공격적으로 벌여 왔다. 마두로가 페트로를 보유한 이들을 동원해 페트로를 무작정 두둔하고 옹호한다고 생각해 보라.

디지털 법정 화폐는 또한 심각한 감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중국의 “사회 점수” 시스템이 대대적인 감시 체제를 구축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모델에 추적 가능한 디지털 결제를 추가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그러나 경쟁의 압박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전부터 주장한 바 있지만, 프라이버시는 건전하고 잘 기능하며 대체 가능한 화폐 시스템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면 자연히 널리 채택되게 된다.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화폐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은 감시받지 않고 선전 도구로 사용되지 않는 화폐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가 이러한 기준을 더 잘 충족할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어떻게 설계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은 함량 미달인 알트코인들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건 다른 대안적인 통화정책이건 간에 암호화폐가 확장성이 높고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앞세운다면 궁극적으로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어떤 경우든 경쟁은 시작되어야 한다. 최고의 코인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