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경제학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시스템을 설계, 구현하는데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연구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죠. 암호경제시스템 전문 연구기업 디콘(DECON)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암호경제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Fiat-Collateralized Stablecoin)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먼저 등장한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기관에 법정화폐를 예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토큰으로 주는 원리입니다. 해당 기관에서는 발행한 토큰의 가치만큼의 법정화폐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토큰의 가치는 일정하게 유지가 됩니다.

예로, 1 토큰 = $1을 기준으로 운영기관에서 토큰을 발행 해주거나 법정화폐로 환전을 해 줄 경우 아무리 거래소 같은 시장에서 1 토큰이 $0.50에 거래가 된다고 해도 운영기관에선 기준대로 1토큰을 $1로 교환을 해주기 때문에 시장가격과 무관하게 사용자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을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고정환율을 가져가는 대신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자체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특정 기관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1달러를 받으면 1토큰을 주고 1토큰을 받으면 1달러를 주는 것이죠.

아래는 실제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대중적인 테더(Tether)에서 미국 달러에 고정된 USDT (1USDT = $1)를 발행하고 환전하는 구조입니다.

테더 구조 설명

실제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위에 설명한 원리에 기반한 차익거래로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만약 거래소에서 1 USDT = $1.50 에 거래가 될 경우. 일반 사용자는 $1=1 USDT을 기준으로 테더로 USD(미국 달러)를 송금하고 테더로부터 USDT를 받습니다. 만약 $100달러를 송금하였다면 100 USDT를 받는 거겠죠. 그리고 이 100 USDT 를 거래소에서 1 USDT = $1.50 에 거래를 하게 되면 50%의 차익을 수익으로 얻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수록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많은 금액으로 가지고 차익거래를 실현할 것이고 이로 인해 거래소 내 USDT 공급량이 많아질수록 화폐수량설의 원리로 인해서 가격은 다시 1 USDT = $1.00선으로 내려올 것입니다.

반대로 1 USDT가 = $0.50에 거래가 될 경우 일반 사용자는 USD를 가지고 거래소에서 USDT를 구입할 것입니다. 위 가격으로 보았을 때 $100를 가지고 있으면 200 USDT를 구입할 수 있겠죠. 사용자는 거래소에서 구입한 200 USDT를 가지고 테더에 USD 환전 요청을 합니다. 200 USDT를 환전하게 될 경우 사용자는 $200을 받겠죠.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삼아 차익거래를 실현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질수록 거래소 내 USDT 공급량은 USDT 수요대비 축소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화폐수량설의 원리로 인해서 가격은 다시 1 USDT = $1.00선으로 내려올 것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으로는 테더와 트러스트토큰(TrustToken)이 있습니다.

테더 vs 트루USD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장점


1. 시장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돼 사용자가 가격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거래소에서 시장가격이 아무리 고정 기준을 벗어나도 사용자는 언제든 운영기관에서 고정된 환율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받거나 법정화폐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다른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다른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에 따라 내 담보 자산이 프로토콜로 인해 강제로 청산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거래 수수료가 증가할 수 있지만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화폐는 사용자와 걱정 없이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2. 사용방법이 간단하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원리는 다른 스테이블코인들 보다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기관에서 환전만 하면 되는 원리거든요. 사용자 입장에선 복잡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할 필요 없이 발행받고 사용만 하면 됩니다.

3. 사용자 간 거래 내역만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


스마트컨트랙트와 오라클(Oracle)을 사용하는 다른 종류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거래내역 기록만을 위해서 블록체인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에 대한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단점


1. 중앙화돼 있다. 그래서 카운터파티 리스크(Counterparty Risk·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가 잔존한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원리는 운영기관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만약 운영기관이 예치된 법정화폐를 횡령하거나 약속대로 사용자에게 돌려주질 않을 경우 네트워크 전체는 운영되지 않을 것이고 USDT의 가격은 데이터 쪼가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특정 기관 혹은 참여자에게 의존해야 하는 체계 자체가 개인 간 결제(Peer-to-Peer Payment) 시스템을 위해 탄생한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 기술의 모태 철학과 어긋납니다.

2. 투명성이 작다.


위 카운터파티 리스크에 대한 문제를 방지하고 운영기관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운영기관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운영기관에서 현재 정확히 얼마를 보유하고 있고 이 금액과 동일한 가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운영기관에서 지속해서 사용자에게 보고하지 않는 이상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카운터파티 리스크


카운터파티 리스크는 상대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거나 혹은 이론상으로는 봤을 때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테더가 겪는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상대방 즉, 카운터파티에 대한 문제는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테더는 이때까지 많은 문제를 겪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한계를 인지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해킹 공격


지난 2016년 8월 2일, 테더는 해킹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공격으로 약 7500만 달러에 달하는 USDT가 도난당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1월 19일, 또다시 3000만 달러가량 USDT를 도난당했고요. 모두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토큰이 도난당했는데요. 2018년 7월 USDT의 총발행량이 약 26억 달러 정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이는 약 1/26 정도 됩니다.

은행과의 거래 중단


2017년 4월 18일 테더는 이전에 협업하던 대만의 은행 2곳과 더 이상 협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해외 사용자의 USDT 발행 및 환전이 불가하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USDT를 USD로 바로 환전할 수 있는 곳은 거래소 크라켄(Kraken)과 비피넥스(Bitfinex) 밖에 없습니다. (2018년 9월 18일 코인마켓캡 기준)

무단 발행 의혹


테더 차트
(이미지=코인마켓캡 챕처)

초록색 선이 USDT의 USD 가격이고 파란색 선이 USDT의 시장 총액, 노란색 선은 BTC 기준 USDT 가격입니다. 출처 : 코인마켓캡 (2018년 4월 18일 기준)

또한 테더가 받고 있는 가장 큰 의혹 중 하나가 바로 2017년 말 비트코인 가격 조정 의혹입니다. 2017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격에 거래됐을 때 테더 시장총액(Total Market Cap)이 급증하게 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특성상 시장총액이 커졌다는 것은 더 많은 토큰이 발행됐다는 것인데요.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은행들과의 협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발행량이 어떻게 급증했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투명성 부족


사용자들이 테더에 대한 의혹을 계속 품는 또 다른 이유는 테더가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도 투명한 보고를 하고 있지도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테더는 투명성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제3기관의 외부 감사를 받아 보고하겠다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감사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은폐한 후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의심을 사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테더의 외부 감사를 맡아온 프리드만LLP와의 협업을 2018년 1월 갑작스럽게 중단하게 됩니다.

위에서 설명한 테더의 상반되는 입장을 풍자하는 포스트.
위에서 설명한 테더의 상반되는 입장을 풍자하는 포스트.

또한 테더는 사용자들에게 상반된 내용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백서에서는 모든 USDT를 USD로 반환하는 것이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더 웹사이트 내 법률조항을 살펴보면 “테더 리미티드는 USD 반환에 대한 의무가 없다”라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위 법률조항에 대한 논쟁과 비난이 지속되자 테더는 2018년 1월 3일 이를 좀 더 “완만한” 문구로 수정했습니다.)

 

테더의 대항마 트러스트토큰


테더의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탄생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트러스트토큰(TrustToken) 입니다. 트러스트토큰은 현재 테더가 직면한 이러한 문제들을 더 투명한 운영기관을 운영함으로써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트러스트토큰은 미국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인 TrueUSD를 테더보다 더욱 신뢰할 만한 은행 및 제3기관과 협력해서 운영하여 테더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합니다. 향후 트러스트토큰이라는 자산 기반 토큰을 TrueUSD와 같은 자체 스테이블코인과 연동하여 실물자산 거래를 블록체인 위에 구현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TrueUSD 구매 방법
TrueUSD 구매 방법

TrueUSD 환전 방법
TrueUSD 환전 방법

트러스트토큰 측의 이러한 해결책은 분명히 카운터파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특정 기관을 신뢰하고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철학과도 적합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에 대해 자세히 다루며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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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 드디어 스테이블코인이 이해되기 시작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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