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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내내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주요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경영진은 이전에도 비트코인 시세가 불안하거나 내림세를 거듭한 적이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과 시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주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콘센서스 싱가포르 2018 행사에서 중국 채굴 기업 이노실리콘(Innosilicon)의 창립자 알렉스 아오는 비트코인 채굴 사업은 이제 자체적인 사업 주기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낮은 지금이 채굴에 집중하기 좋은 때라는 견해를 밝혔다. 2014년 창립한 이노실리콘은 ASIC 비트코인 채굴기를 처음 개발한 업체 가운데 한 곳이다.

우리가 회사를 차린 2014년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금 못지않게 등락과 부침을 거듭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미래를 믿었죠. 원래 경제에서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니까요.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퓨리(Bitfury)의 수익담당 이사 헨리 몬존도 채굴 사업 자체가 성숙하면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질서가 잡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몬존은 비트퓨리가 "다른 암호화폐 채굴 사업에 진출을 타진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적어도 당분간은 비트코인 외에 다른 암호화폐를 채굴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비트퓨리는 비트코인 채굴에 집중하고 있다는 몬존의 주장처럼 지난주 기존 칩보다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비트코인 채굴용 ASIC 칩을 출시했다.

몬존은 이어 인텔(Intel)이나 엔비디아(NVIDIA) 등 전통적인 칩 제조사가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채굴 업체들이 위협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암호화폐 채굴에 필요한 칩의 사양은 전통적인 컴퓨터 칩과 상당히 다르므로 이미 사업을 해온 업체들이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가격에 관한 한 역사가 되풀이될지 몰라도 암호화폐 채굴 시장의 지형은 변하고 있다. 일찌감치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든 채굴기 제조사와 기업형 채굴 업체들은 큰 성공을 거둔 끝에 기업 공개를 통해 주요 주식 시장에 상장을 노리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으로 유니콘의 반열에 오른 카난 크리에이티브(Canaan Creative)는 이미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업 공개를 신청했고, 최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비트메인(Bitmain)도 그보다 앞서 여러 논란 끝에 기업공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서는 후발 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비트메인에 거세게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이더리움 채굴 풀인 스파크풀(SparkPool)의 창업자 CEO인 신슈는 이 문제와 관련해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예전보다 더 성숙해지면서 이제 채굴 기업들의 동향과 시장 판도가 대중의 관심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몬존도 "암호화폐 채굴과 채굴 업체들을 향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진 건 시장이 그만큼 자리를 잡았다는 뜻"으로 풀이하며, 채굴이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토론에 참여한 채굴 업체 관계자들은 기업 공개에 나선 채굴 기업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블록 캐피털 그룹(C Block Capital Group)의 창업자 CEO 빙린은 철저히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 공개를 신청한) 채굴 기업들의 재무제표 등 여러 지표를 검토한 결과, 이들 기업이 수익 가운데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의 연구·개발에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본질에 투자하지 않고 부차적인 데 힘을 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스테이크 레시피에 집중해야 할 때 그 위에 뿌릴 깨에 집착하는 것처럼 말이죠. 상장 기업이 된다고 얻는 이익이 대단히 큰 것도 아니에요. (투자금을 좀 더 쉽게 조달할 수 있겠지만) 돈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전부가 아니거든요.

이노실리콘의 알렉스 아오도 공개 기업이 되면 의무적으로 영업이익 등 실적을 공개하고, 재무제표 안정성을 주주에게 보고하는 등 지켜야 할 사안이 많다면서 올해 추가로 기업 공개를 신청하는 채굴 기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진정 믿는다면 기업을 상장해 주식 시장에서 돈을 모으지 않더라도 창의적인 사업과 개발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비트메인의 사업 모델은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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