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Getty Images Bank

범죄에 연루됐을 수도 있는 1,000억 원 가까운 돈이 총 46개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세탁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이용자의 익명성을 끝까지 보장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암호화폐 거래소 셰이프시프트(ShapeShift AG)를 통해 지난 2년여간 세탁된 돈만 100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범죄 행위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지갑 주소 2,500여 개를 입수해 이 주소를 드나든 돈의 흐름을 추적했다. 그 결과 8,860만 달러, 우리돈 약 984억 원의 자금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세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은 확인된 거래소 가운데 에릭 부리스(Erik Voorhees)가 이끄는 셰이프시프트가 미국에 있는 거래소로는 가장 많은 돈을 세탁한 곳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셰이프시프트는 회사는 스위스에 등록돼 있지만, 실제 사업은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하고 있다.

셰이프시프트의 법률 담당이사 베로니카 맥그레거는 사안을 취재한 기자들에게서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지갑 주로 목록을 전달받은 뒤 곧바로 해당 주소의 거래를 금지했다고 말했다.

기사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데서 거래소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보이는 자금을 어떻게 추적했는지도 설명돼 있는데, 기자들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문제의 지갑 주소와 거래 내역을 추적해 문제의 돈이 셰이프시프트와 쿠코인(KuCoin)으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셰이프시프트에 들어간 51만 7천 달러어치 이더리움은 모네로로 환전됐다.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다크코인 모네로는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

앞서 셰이프시프트는 오는 10월부터 고객의 신원을 엄격히 확인하고 검증된 고객만 거래하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맥그레거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규제 당국의 압박 때문에 고객파악제도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며, 거래소 사업에 따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셰이프시프트가 먼저 취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에릭 부리스도 미래에 문제가 될지 모를 규제를 사전에 피해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다분히 전략적인 결정이다.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고객과 거래하는 데 따르는 위험이 갈수록 커져 간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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