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영화 <캠 걸스> 스틸샷

 

성인물 스타트업 스팽크체인(SpankChain)은 지난해 ICO를 통해 600만 달러를 모았다. 수천 명의 고객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 토큰 판매와는 과정부터 차별화한 ICO였다.

스팽크체인은 10월 현재 웹사이트를 찾는 이용자가 6,136명이고, 지난 4월 웹사이트를 출범한 이후 성인물을 촬영해 올리는 배우(웹캠 모델)들에게 총 7만2422달러어치 암호화폐를 지급했다고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몇몇 스팽크체인 모델들은 다른 어떤 성인물 웹사이트보다 스팽크체인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 번 직접 계산을 해봤다. 한 달간 다른 웹사이트 세 곳에서 한 방송의 수익으로 번 돈을 다 합해도 스팽크체인에서 같은 기간 번 수입의 6%밖에 되지 않았다.”

5년째 방송을 하고 있는 배우 리버 선샤인의 말이다.

마찬가지로 6년째 웹캠 모델로 일하고 있는 몰리 메이 뮤도 스팽크체인에서 많은 수입을 거두고 있다며고 설명했다. 그는 수수료로 절반을 떼가는 게 보통인데, 스팽크체인은 수수료를 단 5%만 부과한다고 말했다.

“많은 웹캠 모델이 수익 대부분을 수입으로 받는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약간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암호화폐에 정말 감사하고 있다.”

선샤인과 메이 뮤는 성인물 업계에서 어느덧 베테랑에 속한다. 이들이 암호화폐를 접하게 된 것도 스팽크체인을 통해서였다. 이들은 필요한 비용을 매주 이더리움 기반 토큰인 스팽크(SPANK) 토큰으로 받아 현금화하고, 나머지는 장기 저축을 위해 디지털 자산의 형태로 저장해둔다. 선샤인이 꼽은 장점은 또 있었다.

“은행이나 다른 웹사이트의 결제 처리 서비스를 사용할 때보다 내 자금을 더 잘 관리하는 느낌이 든다.”

수익성이 좋은 스팽크체인에 대한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나가고 있다. 스팽크체인 내부 자료에 따르면, 매주 20명 정도의 새로운 웹캠 모델이 스팽크체인에 합류하고 있다.

이미지=스팽크체인 백서

토큰화된 자산?


웹캠 모델들은 보상으로 받은 스팽크 토큰을 맡겨놓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블록을 생성하는 데 쓰도록 할 수 있다. (EOS 네트워크에서 투표할 때처럼) 토큰을 맡겨놓으면 블록 생성에 이바지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다. 모델들로서는 마치 네트워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자산을 관리하는 셈이다. 메이 뮤는 이렇게 설명했다.

“모델들에게 이 정도 권한을 주면 스팽크체인에도 이득이다. 그저 모델들이 돈을 벌자고 사무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스팽크체인 네트워크를 위해 함께 일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답하기 매우 곤란한 질문이 여전히 남는다. 바로 스팽크 토큰이 다른 많은 암호화폐 토큰과 마찬가지로 등록되지 않고 발매, 운영하는 증권에 불과한지, 그렇다면 스팽크체인도 규제 당국의 단속을 피할 길이 없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스팽크체인처럼 미래의 이익을 기대한 투자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토큰을 판매했다고 강조하면서 자산을 속성상 유틸리티 토큰으로 규정하는 토큰들이 꽤 많지만, 미국에서 암호화폐 가운데 증권이 아닌 유틸리티 토큰으로 인정받은 토큰은 아직 없다. 그래서 스팽크 토큰이 법적으로 어떻게 분류될지, 규제 당국은 어떻게 스팽크를 다룰지 논의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법무법인 바이언&스톰의 대표 변호사 프레스턴 바이언은 “사람들이 이 코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바이언은 일반적으로 투기 거래를 예방하는 장치가 없는 토큰이라면 증권법 관점에서 봤을 때 유틸리티 토큰으로 인정받기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이 호위 테스트를 상당히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큰 발행자들, 대부분 토큰 프로젝트들이 거의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위 테스트란 어떤 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테스트로, 바이언 변호사는 규제 당국이 좀처럼 유틸리티 토큰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그러나 스팽크체인의 CEO 아민 솔레이마니는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의 회사 공식 채널을 통해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는 토큰의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점에 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스팽크 토큰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취급하지 않게 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솔레이마니는 SEC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으며, 연락이 오면 기꺼이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도 말했다.

스팽크 토큰에 관해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하는 점이 있다. 바로 스팽크체인의 웹캠 플랫폼이 스타트업의 장기적인 매출 전략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보다는 스팽크 토큰을 이용해 암호화폐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개념 증명'이 스팽크체인의 더 큰 목표다. 솔레이마니는 성인물 회사들이 궁극적으로 전통적인 결제 처리서비스 대신 스팽크 토큰을 사용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모델들 사이에서 인기는 높지만, 암호화폐 시장 전반과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한 탓에 스팽크체인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다. 스팽크체인은 지난달 20일 인원을 감축했는데, 솔레이마니는 정확히 몇 명이 해고됐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스팽크라이브(Spank.live)의 영향력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우리의 매출은 성인물 산업 전반에서 스팽크페이(SpankPay) 월렛이 더 많이 사용되는 데 달렸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스팽크체인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조직을 효율화하고 회사의 핵심 서비스를 계속 원활하게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만 했다.”

 

창조적 자유


웹캠 모델들이 토큰으로 된 자산만 보고 스팽크체인 네트워크로 몰려드는 것은 아니다. 스팽크체인 모델들은 자신들의 수입을 관리하는 권한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팽크체인에서 다른 웹캠 사이트보다 창조적 자유가 더 많이 허용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회사들과 연동된 주류 플랫폼들은 선정성과 저작권 등 여러 이유로 디즈니 공주를 형상화한 롤 플레이나 가짜 혈액과 칼을 사용하는(칼은 진짜이지만) 등의 페티시 공연을 대개 금지한다. 하지만 메이 뮤는 스팽크체인에는 새로운 가능성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나는 원래 금기시되는 공연을 하기를 좋아한다. 코스튬을 입고 할로윈 쇼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다른 웹사이트에서는 차단당할까 봐 두려워 이런 공연을 하기 어렵다.”

동시에 인터넷 성매매 금지법(SESTA-FOSTA)이 올해 의회를 통과한 이후 금융 검열이 강화되어 많은 오프라인에서 공연하는 성인물 배우들이 활동하기 더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선샤인은 이 법안이 통과된 이후 현금을 인출하는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더 많은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스팽크체인에서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결제가 승인을 받고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고, 결제가 승인을 못 받아 취소될 걱정도 없으므로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번 돈에 즉각 접근할 수 있다. 선샤인은 다른 어떤 신용화폐보다 암호화폐가 더 낫다고 말한다.

“다들 하는 뻔한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훨씬 자유롭게 다양한 공연과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암호화폐 월렛으로 아예 월세나 공과금을 바로 낼 수 있으면 좋겠다.”

메이 뮤와 선샤인은 또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이들이 주를 이루는 스팽크체인 이용자들은 다른 시청자들보다 덜 강압적일뿐더러 요리쇼 등 다양한 콘텐츠에 열린 사고를 한다고 말한다. 스팽크체인 시청자들은 다른 시청자들처럼 공연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재촉하기보다 자율적으로 분위기를 잡도록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샤인은 말했다.

“공연의 주인은 나라는 의식을 하면서 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스팽크체인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이제 나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즐겁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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