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백영 빗썸 대표(왼쪽)와 마이클 밀덴버거 시리즈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빗썸 본사 에서 협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비티씨코리아 제공
허백영 빗썸 대표(왼쪽)와 마이클 밀덴버거 시리즈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빗썸 본사 에서 협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비티씨코리아 제공

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사업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먼저 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는 지난 10월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seriesOne)과 기술 제휴 및 투자 계약을 맺었다. 미국 현지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세우기 위해서다. 증권형 토큰은 부동산이나 천연자원, 미디어 콘텐츠 등 자산을 토큰화 한 것이다.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따라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유틸리티 토큰보다 유동성이 크다는 게 증권형 토큰의 장점”이라는 게 빗썸 측 설명이다.

미국에서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려면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대체거래소(ATS) 인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기술력과 거래소 운영 노하우를 빗썸이 제공하고, 시리즈원은 현지에서 SEC 인가 업무를 맡는다. 시리즈원은 내년 상반기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구축한 뒤, 하반기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빗썸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자산의 토큰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발전시켜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톰릭스컨설팅

블록체인 투자자문사 아톰릭스컨설팅은 암호화폐 수탁 사업에 나선다. 황현철 아톰릭스컨설팅 파트너는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자산에 투자하려면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탁 서비스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경우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아 신뢰할 만한 기관이 제공하는 수탁 서비스가 부재하다”고 설명했다.

황 파트너는 “디지털 자산 수탁에 주로 사용하는 콜드 월렛(USB 등 오프라인에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기술)의 경우 보안성은 높지만, 온라인 연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보안 측면에서 우수하면서도 불편함을 감소시킬 기술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톰릭스컨설팅은 이를 위해 지난 11월 암호화폐 지갑 기업 ‘크레스텍’과 기술 제휴를 맺었다. 아톰릭스컨설팅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개발을 마쳐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지=체인파트너스 제공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는 지난 3월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를 설립했다. 장외거래 트레이딩을 시작으로 크립토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혁재 체인파트너스 장외거래 트레이딩 헤드는 “기존 주식 시장의 경우 장내 거래의 1.5배에서 최대 100배 규모에 이르는 거래가 장외에서 일어난다. 향후 기관투자자 진입이 이뤄질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일찍 OTC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영국의 리서치 기관 탭(TABB) 그룹이 발간한 보고서는 전세계 일평균 비트코인 장외거래 규모를 약 120억 달러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장내 거래의 2~3배에 해당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

 

이외에도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는 향후 암호화폐가 제도화될 경우 국내 한 지역 저축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암호화폐 기반 대출, 선물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12월19일치와 인터넷한겨레에도 게재됐습니다.

정인선 한겨레신문 정인선 기자입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년여간 코인데스크 코리아에서 블록체인, 가상자산, NFT를 취재했습니다. 일하지 않는 날엔 달리기와 요가를 합니다. 소량의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클레이(KLAY), 솔라나(SOL), 샌드(SAND), 페이코인(PCI)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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