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니바우라(Nivaura)가 최근 두 번째 시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니바우라는 지금까지 총 2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니바우라 로고. 이미지=니바우라 홈페이지 갈무리
니바우라 로고. 이미지=니바우라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투자에는 런던 증권거래소(LSE, London Stock Exchange)를 소유한 런던 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벤처 투자부문 자회사 산탄데르 이노벤처스(Santander InnoVentures), 법무법인 링크레이터스(Linklaters)와 오릭(Orrick), 연금· 자산운용사 애곤(Aegon)의 자회사 트랜스아메리카 벤처스(Transamerica Ventures), 미들게임 벤처스(MiddleGame Ventures), 디지털 커런시 그룹(Digital Currency Group), 그리고 HSBC 글로벌시장 총괄사장을 지낸 스펜서 레이크(Spencer Lake)가 참여했다.

니바우라는 지난 2017년 10월 첫 번째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2018년 1월 추가로 투자를 받았다. 기간별로 누구에게 얼마를 투자 받았는지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투자 받은 금액이 “앞서 두 차례보다 월등히 많다”라고 밝힌 만큼 2천만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을 최근에 완료된 마지막 투자를 통해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니바우라 측은 확보한 자금으로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부문을 포함한 “사내 전 부문의 인력을 고르게 충원해 미국과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R&D 투자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바우라의 사업 목표는 채권, 주식,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을 발행할 때 거치는 모든 절차를 자동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의 등록과 결제도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금융회사가 직접 손쉽게 상품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이미지=니바우라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니바우라 홈페이지 갈무리

 

니바우라 최고경영자(CEO)인 아브타르 세라 박사는 “니바우라 플랫폼이 금융상품 발행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지원하는 가치 있는 솔루션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유수의 업체들과 함께 이목을 끌 만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올해 안에 연달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대형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금융 투자’에 대한 알맹이 없는 유행어나 개념증명(PoC) 수준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혁신을 고대하고 있다.”

니바우라는 아울러 니크힐 라티 런던 증권거래소 CEO를 이사로 영입했고, 스펜서 레이크도 이사 겸 고문으로 위촉했다.

런던 증권거래소그룹의 국제개발 부문 총괄 담당자이기도 한 라티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번 투자를 계기로 런던 증권거래소그룹과 니바우라의 관계가 한층 강화됐다. 또 거래소 고객사들의 글로벌 투자 유치 기회를 늘리기 위해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을 추구하는 우리의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규제에 대한 이해 


이번 투자는 또 니바우라와 런던 증권거래소그룹의 관계가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미 두 기관은 영국 금융감독원(FCA)이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토큰화 주식의 발행을 시도한 바 있다. 니바우라는 덕분에 유럽연합의 금융상품투자지침(MiFID)이나 영국 금융감독원의 고객자산자료집(CASS) 등 난해하면서도 중요한 규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게 됐다. 해당 규제들은 기존의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토큰화 상품과 블록체인에도 적용된다. 세라 박사는 코인데스크와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마술사가 아니다. 그보다는 규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기술자나 금융 공학자에 가깝다. 규제를 바꾸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 시행되는 규제를 준수하는 선에서 일을 진행한다. 법률을 바꾸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유럽의 증권 중앙예탁 관련 규정(CSDR)에 어긋나지 않게 토큰화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니바우라 사내 법무팀도 확충됐다. 법무법인 알렌앤오버리(Allen&Overy)에서 근무하던 채무 전문 변호사 리처드 코헨이 니바우라의 법률 고문 겸 수석 전략가로 영입됐다.

세라 박사는 CSDR이나 MiFID규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매우 복잡한 일이기 때문에 기술 및 엔지니어링 부문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융상품에 대한 사내 전문성을 높이고 동시에 규제를 어기지 않는 역량을 전 부서에서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CSDR 규정을 준수하는 토큰화 상품의 개발을 위해 주요 업무 방식을 일부 개편했다. 덕분에 이후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 둘 중 어느 것을 사용해도 CSDR 규정을 위반할 일이 없어졌고, 이렇게 개발한 상품은 기존 규제에 맞춰 거래할 수도 있게 됐다.”

 

블록체인 선택은 개인의 자유


이제까지 니바우라가 공개한 토큰화 증권의 개발은 모두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진행됐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이용하다가 나중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 옮겨갔다.

세라 박사는 이에 대해 하나의 블록체인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이 니바우라의 공식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시장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특정 청산소만 이용하지 않고 여러 개의 청산소를 이용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유로클리어를 이용한다고 해서 클리어스트림을 이용하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니바우라 고객들은 청산 시스템을 선택할 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것, 그렇지 않은 것 가운데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이용해 직접 청산소에 접속할 수 있다.”

세라 박사는 이어 현재 니바우라의 주된 수입원은 전통적 시장 구조 안에서 추진되는 금융상품 발행의 워크플로우 관리와 자동화 플랫폼 개발이지만, 미래 금융 업계의 변혁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은 은행이나 기업들이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블록체인이 주류가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 니바우라를 찾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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