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체이스의 블록체인 팀이 영지식 증명(ZKPs, zero-knowledge proofs) 기술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내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도 데이터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영지식 증명 방식은 그동안 디지털 장부를 공유하기 꺼리던 많은 기업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우려를 해소해줄 기술로 기대를 모아 왔다. JP모건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프라이빗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자체 네트워크 쿠오럼(Quorum)을 통해 선구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JP Morgan Is Quietly Testing Cutting-Edge Ethereum Privacy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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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JP모건은 아즈텍(AZTEC)이라는 또 다른 영지식 프라이버시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런던에 있는 스타트업 아즈텍이 개발한 이 프로토콜은 적은 비용으로 블록체인 데이터를 암호화하도록 해주고 암호화 효율도 높여준다.

아즈텍의 CEO 톰 포콕은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린 은행 JP모건이 직접 테스트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JP모건이 만든 쿠오럼에서”라고 말했다.

JP모건 관계자는 쿠오럼 팀이 아즈텍을 살펴보고 있으며 “영지식 증명을 업계에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과 아즈텍은 묘하게 어울리는 한 쌍이다. 지금까지 JP모건은 승인받은 이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에만 몰두해 왔다. JP모건이 출시할 예정인 달러 기반 암호화폐 JPM 코인도 쿠오럼에 탑재되어 JP모건이 직접 검증한 기업과 은행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아즈텍의 목표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이의 틈을 좁히는 데 있다. 포콕은 아즈텍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블록체인 데이터를 암호화해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모두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즈텍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 거래, 청산할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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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프라이빗을 잇는 다리

아즈텍 프로토콜은 메이커 DAO 스테이블 코인을 기밀 형식으로 전환하는 실험으로 퍼블릭 이더리움 커뮤니티 안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즈텍의 CTO 잭 윌리엄슨 박사는 아즈텍이 쿠오럼과는 프라이버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먼저 쿠오럼은 자체 프라이버시 시스템인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을 영지식 증명과 결합한다.

“쿠오럼은 정해진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만들어내고 유지하고자 시스템을 이용하고 허가 절차를 거친다. 반면 아즈텍은 퍼블릭 블록체인이므로 거래를 감독하는 사람이나 기관이 당연히 따로 없다. 어느 데이터를 누가 공유하고 볼 수 있는지 나누어 권한을 설정하는 절차 자체가 없다.”

아즈텍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레인지 프루프(range proof)라는 특수한 방식의 영지식 증명을 사용한다. 전통적인 영지식 증명보다 연산이 더 간편하고 다른 암호화폐와 접목하기 쉬운 방식이다.

비트코인의 미결제 거래결과(UTXO) 모델과 비슷한 방식으로 가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더리움상의 프라이버시 솔루션과는 다르다. UTXO 모델에서는 거래가 진행될 때 블록체인상의 입력값은 삭제되고 새로운 산출값인 UTXO가 생성된다.

윌리엄슨은  “아즈텍 시스템에서 사용자들은 입력값의 총합이 산출값의 총합과 같다는 것을 영지식 증명에 전송한다. 값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개별적인 값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거래가 제대로 된 연산을 거쳐 이중지불 없이 진행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용성과 성능 측면에서 아즈텍 시스템은 영지식 증명보다 이더리움 거래를 처리하는 비용이 훨씬 덜 든다. 다만 현재 이더리움이 초당 10~30건의 거래를 처리하지만, 아즈텍은 그 1/10 수준인 1~3건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윌리엄슨은 다음번 하드포크에서 처리 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슨은 현재 팀에서 실험 중인 신디케이트론 같은 이용 사례를 들며 일단은 확장성 문제보다 이더리움의 정산 절차를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슨은 아즈텍의 목표는 법적으로, 또는 계약상 퍼블릭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입력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사실상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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