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스테이킹 서비스와 PoS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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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19년 4월19일 07:02
Why Coinbase’s Move Into Proof-of-Stake Matters
사진=셔터스톡

코인베이스는 지분증명(PoS) 방식에 따르는 블록체인 거버넌스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혹시 중앙에 권한을 더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는 않을까?

거래소 고객의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수탁 업무를 맡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가 최근 메이커(Maker), 테조스(Tezos), 코스모스(Cosmos) 등 세 가지 토큰을 보유한 고객에게 스테이킹(staking)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발표하자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팎에서 나온 질문들이다.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듬 방식을 채택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면 보유한 토큰 일부를 거래할 수 없도록 걸어두고(stake), 건 토큰에 비례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코인베이스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보관한 고객의 토큰을 투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뜻이다. 이는 코인베이스 고객 가운데 특히 많은 토큰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위의 세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의사결정 과정에 더 쉽게 참여하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의 CEO 샘 매킹베일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선보이는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도 좀 더 쉽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맡는 메이커, 테조스, 코스모스 토큰이 갈수록 많아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투표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거버넌스를 원활하게 운영해나가면 좋겠다.”

지분을 맡겨놓고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은 네트워크 내에서 안건별로 일종의 의사결정 기구를 꾸리는 셈이다. 테조스와 코스모스에서는 투표에 참여해 거래를 검증하면 (작업증명 방식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채굴 보상을 지급하듯) 토큰으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분증명 방식의 합의 알고리듬은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만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 반대로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지분을 행사하지 않으면, 즉 투표율이 너무 낮아지면, 탈중앙화라는 속성이 무색해질뿐더러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지분증명 방식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어떤 의미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오랜 시간 고민해 온 문제에 봉착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투표를 독려할 수 있을까?

 

메이커의 교훈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한 배경에는 사실 기관투자자들의 요구가 있었다.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듬을 사용하는 블록체인에서 기관투자자들은 그동안 투표에 거의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

메이커 DAO의 COO 스티븐 베커는 최근 이더리움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대출의 수수료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한 투표에 전체 메이커 토큰의 10%가량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연구자인 데이비드 호프만은 메이커 토큰이 든 지갑 가운데 토큰을 걸고 투표에 참여한 지갑의 비중이 0.58%에 불과하다고 추산했지만, 베커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표율이 무척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수수료 추가 인상에 관한 투표에도 총 61표가 모이는 등 투표율이 근래 들어 가장 높았다며, 복잡한 규제 때문에 토큰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투표를 위해 토큰을 걸어두는 데 제약이 따르지만 않았다면 투표율은 더 높았을 거라고 주장했다.

“투자자의 돈을 모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은 현재 투자자 보호 규정에 따라 자산을 제3의 수탁 기관에 맡겨둬야 한다. 인가받은 제3의 수탁 기관이 자산을 맡고 있어야만 자산이 안전하게 관리·운영되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의지만 가지고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 수탁 기관이 움직여야 한다. 코인베이스의 이번 발표가 결정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메이커 토큰을 보유한 기관투자자 가운데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에 토큰을 맡겨둔 주요 기관의 이름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폴리체인 캐피털(Polychain Capital - 코인베이스 첫 사원이 설립)

  • 1컨퍼메이션(1confirmation - 코인베이스 초창기 직원이 설립)

  • 앤드리센 호로비츠 암호화폐 펀드 (Andreessen Horowitz's crypto fund - 코인베이스 이사가 공동 운영)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면, 이들이 메이커 블록체인 최대 보유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랜 암호화폐 투자자로 테조스를 보유하고 있기도 한 멜텀 드미러스가 지적하듯이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고객이 맡겨놓은 지갑에 기반한 위임투표(proxy voting)를 통해, 고객들의 행위를 조장하고, 수집하고, 취합하고, 보고하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의 CEO 매킹베일은 위임투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기본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을 맡는 B2B 서비스인 만큼, 개별 고객의 의사를 위임받을 상황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으로서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나서서 투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이를 토대로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 없다고 매킹베일은 덧붙였다.

“우리는 우리에게 자산을 맡긴 고객들이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목소리를 내고 싶을 때 그 절차를 매끄럽게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할 뿐이다. 고객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투표에 참여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는 수탁 기관 본연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다. 엄밀히 말하면 수탁 기관은 고객의 익명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매킹베일의 설명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전체 메이커 토큰의 약 4%를 기관투자자로부터 맡아 보관하고 있고, 약 6%가량은 앤드리센 호로비츠가 가지고 있다. 여기에 메이커 재단(Maker Foundation)이 22%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재단은 이 토큰을 네트워크의 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 동기가 있는 기관에만 판매한다.

텐더민트(Tendermin Inc)의 디렉터이자 코스모스 생태계의 공동 창시자인 재키 마니안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게될 블록체인들은 모두 나름의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조스처럼 미리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수도 있고, 코스모스처럼 단지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의견을 참고로 보여주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방식이야 어쨌건, 다양한 참여자들의 의견을 모아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네트워크 차원에서 실행에 옮기는 일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마니안의 말이다.

“많은 토큰을 건 참여자가 예를 들어 어떤 안건에 일찌감치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혀두면, 그 안건은 내용에 상관없이 정당해 보이기 마련이다. 다만 나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의 스테이킹 서비스에 회의적이다. 수탁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속도보다 확실하고 안전한 쪽을 택하기 마련인 반면, 스테이킹을 통한 거버넌스 과정은 속도와 타이밍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지분증명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진행된 투표 안건들이 네트워크 구조나 체제에 관한 것보다는 대개 돈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메이커는 스테이블코인 대출에 따르는 수수료 문제를 두고 투표를 했고, 코스모스의 첫 투표도 인플레이션을 토큰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것이냐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지분증명 방식의 합의 알고리듬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이 결국엔 자기가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쪽으로 표를 몰아갈 유인이 크다.”

 

바이낸스도 참여 의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도 스테이킹 서비스에 참여하려고 때를 재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바이낸스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트러스트 월릿(Trust Wallet)은 오는 2분기 안에 테조스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관한 자산이 대부분 기관투자자의 자산인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달리, 트러스트 월릿은 개인투자자의 자산도 많이 맡고 있다. 모바일 지갑에서 투표를 위임하는 기능을 먼저 선보인 뒤 직접 토큰을 걸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코스모스 측과 스테이킹 기술을 지원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가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오픈소스로 공개되므로, 메이커를 비롯해 어떤 커뮤니티든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으면 곧바로 공개된 기술을 가져다 쓰면 된다.”

트러스트 월릿의 빅토르 래드첸코 창립자의 말이다. 래드첸코는 지분증명 블록체인의 거버넌스에서는 수탁 기관이나 지갑 업체가 쉽게 토큰을 걸 수 있고 투표는 가능한 한 간명하게 안건의 핵심을 보여주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니안은 거래소들 사이에서 경쟁이 일어나면 토큰을 걸고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이나 토큰을 사는 이들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는 다양한 고객을 두고 스테이킹 서비스 업체로 선택받고자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한편, 마니안은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거버넌스 파생상품(governance derivatives)’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거버넌스 파생상품이란 기반 자산인 블록체인 토큰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도 돈만 내고 스테이킹 서비스를 대행해 투표에 참여하는 상품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돈 주고 표를 사서 네트워크의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이다. 수탁 기관 사이의 경쟁이 과열되거나 많은 것이 걸린 안건을 두고 투표를 진행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마니안은 지적했다.

지금까지 거버넌스 파생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거래소는 없다. 래드첸코는 반대로 거버넌스 파생상품이 나올 걱정은 당장 필요없다고 말했다.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나 토큰을 발행하는 기업들이나, 아직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투표 방식 자체를 다분히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충분히 신뢰할 수 없는 투표 방식에 네트워크의 존폐가 달린 중대한 문제를 맡기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사실 지금 투표를 위해 토큰을 걸 때 말고는 토큰을 쓸 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투표 기능을 서둘러 도입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투표를 비롯한 거버넌스 기능은 천천히 도입될 것이다. 어쩌면 올해를 넘길지도 모른다.”

매킹베일도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며 거버넌스에 신중히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 고객인 기관투자자들이 점점 더 다양한 거버넌스 절차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기관투자자가 효과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를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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