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gress Drew a Fine Line Between Libra and Crypto – That’s a First

마침내 미국 의회는 암호화폐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상·하원 청문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의원들이 페이스북의 리브라를 넓은 의미의 암호화폐와 분명히 구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리브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증인으로 출석해 진땀을 뺐다.

예를 들어 브라이언 샤츠(민주, 하와이) 상원의원은 마커스에게 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만들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고 집요하게 물었다.

“마커스 대표님, 자꾸 암호화폐 전반에 관해서 말씀하시는데요, 지금 저희가 묻는 건 미국이 암호화폐 혁명을 선도해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에요. 저희 질문은 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만들어야 하느냐는 겁니다. 왜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회사 가운데 페이스북이어야 하는 겁니까? 특히 지난 몇 년간 일어난 일을 감안하면 더욱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주셔야만 합니다.” -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 리브라 청문회 중

덴버 리글만(공화, 버지니아) 하원의원은 리브라가 러스트(RUST)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려는 것을 두고 보안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워런 데이비슨(공화, 오하이오) 의원은 코인셰어(CoinShares)의 최고전략이사 멜텀 드미러스에게 비트코인과 이른바 ‘쓰레기코인(shitcoins)’의 차이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중심의 상업은행 록트리캐피털(Rocktree Capital)의 CEO 오메르 오즈덴은 “페이스북과 리브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관계없이 일단 모든 의원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을 정확히 구분하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노골적으로 암호화폐 전체를 매도하는 발언을 쏟아낸 의원도 있었다. “리브라가 9.11테러보다 나쁘다”고 말한 의원인데, 그가 누구인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뉴스를 접한 독자들이라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지난주 청문회는 의회가 암호화폐 업계를 이해하는 수준 자체가 높아졌음을 입증한 자리였다.

“암호화폐에 관해 이해하고 있는 수준은 의원마다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적어도 의원들이 ‘리브라 청문회’는 암호화폐 전반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선을 분명히 긋고 청문회장에 들어섰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 오메르 오즈덴, 록트리 캐피털 CEO

불과 16개월 전만 해도 미국 의회는 암호화폐 전체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당시에 제기된 규제안이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았다.

미국 디지털 상공회의소의 페리안 보링 소장도 “의회가 마침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상공회의소는 두 차례 리브라 청문회 이후 블록체인 교육 행사를 열었다.

“암호화폐라도 엄연히 다른 상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는 의원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정말 고무적이었다. 의원들은 암호화폐들이 어떻게 다른지도 이해하고 있었다.” - 페리안 보링, 디지털 상공회의소장

 

의회와 암호화폐 업계의 만남 잦아졌다


디지털 상공회의소가 연 블록체인 교육 행사에는 암호화폐 업체 120여 곳과 의원실의 보좌관 70여 명이 참석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에리스(ErisX)의 최고전략이사 매튜 트루도는 의원들이 새로운 산업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거래소가 참여한 회의에서 보좌관들이 한 질문의 수준은 대단히 높았다. 그 덕분에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다. 무척 고무적이다.” - 매튜 트루도, 에리스X

법무법인 시워드&키셀(Seward & Kissel LLP)의 대표변호사 앤서니 투세킨도 코인데스크에 행사에서 만난 의원 보좌관들은 암호화폐에 관해 진지하게 관심이 있었고, 이해 수준도 높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했고 들여다보기 시작한 보좌관들이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암호화폐 말고도 기술의 쓰임새가 많다는 것을 설명하고 교육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입법 기관이 암호화폐나 토큰에 관한 우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전체를 규제하고 금지하는 상황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 앤서니 투세킨 변호사

리브라 청문회를 앞두고 하원에서는 대형 테크기업의 암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법안 초안이 돌았다.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작성한 가칭 “대형 테크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금지 조항”의 골자는 자산 규모 250억 달러 이상의 테크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테드 버드(공화, 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법안 초안의 적용 범위가 너무 넓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안은 우선 페이스북을 겨냥하고 있지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이나 구글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원의 맥신 워터스(민주, 캘리포니아)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앞서 리브라 청문회 자리에서 초안이 완성된 법안에 대해서도 토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논의 중에 법안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규제 전문 회사 솔리더스랩(Solidus Labs)의 최고마케팅이사 첸 아라드는 위원회가 새로운 법안을 다루는 과정이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워터스 위원장이 아직 위원회는 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섣불리 법안을 통과시키고 규제를 집행하려 하지 않고 먼저 사안을 정확히 이해하려 하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 - 첸 아라드, 솔리더스랩

보링 디지털 상공회의소장은 의회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법안이든 규제 지침이든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업계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만든 것이라면 암호화폐 업계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우리가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특정 회사를 겨냥해 거의 무조건반사처럼 나오는 반응을 법으로 못 박아 버리는 상황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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