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테더 토큰? 러-중 송금용으로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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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19년 8월5일 09:00
Millions in Crypto Is Crossing the Russia-China Border Daily. There, Tether Is King
출처=셔터스톡

 

창밖으로 모스크바 중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어느 사무실. 지폐계수기가 돈을 세는 소리가 온종일 그치지 않는 이곳은 모스크바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다. 장외거래(OTC)를 취급하는 거래소의 책임자 올레크(가명)는 실제로 지폐계수기 가동을 멈출 틈이 없다고 말한다.

거래소는 유례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매일 현금을 잔뜩 들고 오는 중국 상인들 덕이다. 올레크는 자신의 거래소에서만 매일 약 3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가 거래되며, 대부분은 중국으로 송금되는 암호화폐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종류다.

올레크의 거래소에서 판매되는 암호화폐의 20%는 비트코인, 나머지 80%는 US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다.

USDT는 일반적으로 차익 거래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중국으로 송금할 때 주로 쓰인다.

중국인들은 매일 1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3천만 달러가량의 USDT를 사들인다.

후오비(Huobi) 러시아 지사의 장외거래 책임자 마야 샤크나자로바는, 중국 상인들이 모스크바에서 현금을 긁어모으고 있으며, 이를 본국으로 보낼 때 USDT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절차는 단순하다.

“고객이 현금을 가져오면 우리는 거래소에 테더 매수 주문을 올됐린다. 등록한 가격에 테더를 팔겠다는 상대방이 나타나면 거래가 이루어진다. 고객이 현금을 지불하면서 전자지갑 주소를 알려주면 그 주소로 상대방이 USDT를 송금해준다.”

왜 하필 USDT일까?

USDT는 일반적인 암호화폐의 장점이 있으면서, 다른 암호화폐보다 가격 변동성은 적다. USDT의 가치를 보장하는 달러 예치금(reserve)에 대한 의문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최근에는 뉴욕 검찰도 이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지만, 여전히 USDT는 개당 1달러 선에서 거래된다.

러시아에서 루블화와 테더 간 거래는 보통 모스크바 중심가의 초고층 건물에 있는 후오비 같은 거래소에서 이루어진다. 샤크나자로바는 모스크바에는 거의 모든 건물에 장외거래 거래소들이 입주했으며, 매일 수천만 달러가 현금으로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무적 USDT


2018년 암호화폐 겨울이 오기 전까지 중국의 회색시장(grey market)은 주로 비트코인에 의존했다. 또 다른 장외거래 딜러 로먼 도브리닌은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온 덕분에 상인들이나 중개인들이 루블-비트코인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8년 들어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되면서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은 손실 위험을 떠안게 됐다. 그 결과 테더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현재 중국 시장은 USDT에 대한 의존도와 신뢰도가 대단히 높고, USDT의 유동성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도브리닌은 자신의 고객 대부분이 입소문을 통해 오는 중국인들로, 텔레그램(Telegram)을 통해 연락을 취한다고 말했다.

USDT를 발행하는 테더(Tether, ltd)에서 달러를 내고 직접 테더 토큰을 사고팔려면 고객신원확인(KYC)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USDT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트론과 마찬가지로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되므로 한 번 매매된 USDT는 자유롭게 다시 거래하거나 송·수금할 수 있다.

테더는 이번 기사에 관한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17년 9월 암호화폐 거래에 법정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많은 거래소는 중국을 떠났고, 중국 내에서는 기존에 보유한 암호화폐끼리 거래하는 일만 가능해졌다.

그러나 중국에서 USDT를 법정화폐로 바꾸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암호 자산을 중국 위안화로 바꾸려는 고객은 후오비나 오케이 거래소(OKEx) 등에 등록된 장외거래 마켓메이커를 찾아가면 된다. 마켓메이커가 소개해주는 바이어에게 은행이나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통해 위안화를 받고 암호화폐를 보내면 거래가 마무리된다.

테더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USDT의 가치가 정말로 미국 달러에 1:1로 보장되는지 오랫동안 의문을 품어 왔다. 최근 뉴욕 검찰은 테더가 자사의 예치금 상당액을 테더 토큰 보유자에게 알리지 않고 계열사인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에 빌려줬다며 테더를 기소했다. 테더의 예치금 가운데 현금이나 현금 등가물은 전체의 74%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하지만 테더를 둘러싼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에서 USDT의 인기는 끄떡없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제나(Xena)의 최고운영책임자 콘스탄틴 플라브니크는 테더의 가치가 제대로 보장되는지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테더의 지불 능력에 대한 믿음은 오랜 시간 구축된 관행과 편리성을 통해 입증됐다는 것이다. 시장이 테더를 필요로 하므로 테더가 신뢰를 받는 셈이다.

장외거래 트레이더들은 USDT의 하루 거래량이 공급량을 몇 배나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USDT가 하루에 여러 차례 거래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USDT의 24시간 거래량은 총 175억 달러로, 공급량 4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USDT의 순환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USDT를 송금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USDT의 가치가 하루 정도만 개당 1달러로 유지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매일 엄청난 양의 USDT가 중국으로 송금돼 위안화로 환전되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 업체 차텍스(Chatex)에서 상품 개발을 총괄하는 블라디슬라브 불로크니코브는 이렇게 말했다.

“USDT는 그동안 이어진 관행의 힘과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다. USDT의 예치금이 반토막 난다고 해도 사용자들은 계속 테더 토큰을 사용할 것이다.”

 

자본 통제 우회책


중국 정부는 개인이 1년간 사거나 팔 수 있는 외환 총액을 5만 달러로 제한하는 엄격한 자본통제 정책을 펴고 있다. 한도 증액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한도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중국인들은 암호화폐를 활용해 외환 거래를 한다고 2017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도 중국 상인들이 모스크바 쇼핑몰에 저가 상품을 납품하고 벌어들인 돈을 암호화폐로 환전해 반출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작년 4월 모스크바에서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서 러시아 중앙은행 금융거래감시 및 통화관리 책임자인 유리 폴루파노브는 모스크바의 여러 대형 쇼핑몰에서는 매월 약 95억 달러의 현금이 규제없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를 유통하는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이들 쇼핑몰은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대형 창고식 건물에서 저가 의류를 취급하는 곳들로, 주로 현금 장사를 한다. 대중적 의류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거나 옷에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쇼핑몰들은 성지 같은 곳이다.

“매출액 대부분이 암호화폐로 환전되지만, 공식적인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환전된 암호화폐는 이메일을 통해 판매자나 제조자들의 본국으로 송금되고 그곳에서 현지 화폐로 환전된다.” – 폴루파노브, 러시아 중앙은행

러시아 신문인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에 올 3월 실린 기사에 따르면, 모스크바라는 이름의 쇼핑몰 바로 옆에 있는 드루즈바(Druzhba, 러시아어로 우정이라는 뜻) 호텔 등에서는 현금을 암호화폐로 교환해주는 서비스가 성업 중이며, 바꾼 암호화폐는 홍콩 등지로 보낼 수 있다. 노바야 가제타는 드루즈바 호텔에서 환전되는 금액이 매일 1000~12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경찰이 쇼핑몰과 호텔 일대를 불시 단속한 뒤 이러한 환전 서비스는 중단됐다. 그러나 도브리닌은 쇼핑몰 내에 소규모 환전소가 아직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외부 환전상들은 이 지역에 접근하는 것조차 꺼린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이 우리가 현금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팔아넘겨서 근처에 무장한 강도가 매복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곳은 경호원 없이는 갈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

요약

  • 중국 상인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장외거래를 통해 매일 3천만 달러어치 테더 토큰(USDT)을 사들이고 있다.

  • 자본 통제가 엄격한 중국으로 많은 돈을 보낼 때 암호화폐를 이용한다.

  •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지난해 암호화폐 가치가 급락한 뒤 달러에 가치가 연동된 테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 테더 예치금 논란은 끊이지 않지만, 중국 상인들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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