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애론 스탠리 코인데스크 사회자, 리치 테오 팍소스 대표, 진 차오 바이낸스 CSO, 비샬 굽타 서클 사업 총괄, 케이본 피레스타니 코인베이스 기관 판매 총괄. 출처=이정아/한겨레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의 미래와 관련해, 전 세계 암호화폐 전문가들이 테더(USDT)와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은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란 낙관론을 내놨다. 현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활용할 다양한 수익 모델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지난 3일 오후 DAXPO 2019 스테이블 코인 토론 세션에는, 특히 테더가 앞으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리더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토론에 참석한 팍소스(Paxos)의 리치 테오 대표는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많은 유통량을 바탕으로 언제든 다른 대체 암호화폐로 환전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팍소스는 미국 뉴욕의 금융 규제 당국인 금융서비스국(NYDFS, New York Department of Financial Services)로부터 US달러와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발행 승인을 받은 상태다. 그는 "테더가 다른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앞으로도 테더가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케이본 피레스타니 기관 판매 총괄은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중 이미 유동성이 확보된 만큼 기관이나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이들이 앞으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더는 전 세계 기축 통화 역할을 하는 US달러와 1:1로 페깅(Pegging, 가격고정)하면서, 암호화폐와 법정통화를 교환하는 대표적인 매개체로 꼽힌다. 테더는 현재 전 세계에 약 40억4400만 달러(약 4조8800억원) 상당이 유통되고 있다.

리치 테오 팍소스 대표. 출처=이정아/한겨레

테더 외에도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사용성만 갖춘다면 사용자의 선택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015년 처음 등장한 테더(USDT)로부터 최근 공개된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까지 현재 전 세계 약 60여 개의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사인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플랫폼 서클(Circle)의 비샬 굽타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현금화 리스크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언제든지 법정화폐와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발행하고 코인베이스가 지원하는 US달러와 연동되는 USDC 등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어느 스테이블코인이든 사용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테더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바이낸스의 진 차오 CSO는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다 합쳐봐야 50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가 몇 배는 더 증가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방안과 관련해, 리치 테오 대표는 현재로서는 법정통화를 대신해 암호화폐 차익거래에 주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언제 어디서나 일정한 가치를 인정 받는 만큼 국가간 송금이나 지급결제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오래되고 생태계가 잘 갖춰진 비트코인조차 아직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짚었다.

비샬 굽타 서클 사업 총괄. 출처=이정아/한겨레

비샬 굽타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금융소외층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 기존 금융 시스템을 누리지 못한 이들이 전 세계에 상상 이상으로 많다. 테더나 USDC 등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소외층에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페이스북도 여러 통화의 가치에 배스킷 형태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의 백서를 공개하면서 전세계 17억명의 금융소외를 해결할 수단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케이본 피레스타니 총괄은 "리브라와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리브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암호자산 산업 자체를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리치 테오 대표는 "리브라가 공개되면서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등 정부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브라 만의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진 차오 CSO는 리브라가 기존 글로벌 통화(달러화, 유로화, 위안화, 엔화 등)와 다른 형태의 새로운 기축 통화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페이스북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규제 당국과 싸움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본 피레스타니 코인베이스 기관 판매 총괄. 출처=이정아/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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