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코리아가 미국의 기술·언론 기업 피스컬노트(FiscalNote)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 동향을 소개하는 콘텐츠 ‘워싱턴브리핑 by Fintech Beat’를 주1회 발행합니다. 피스컬노트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해 각종 정책 자료와 관련 기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는 IT 서비스 기업으로, 산하 매체인 씨큐앤롤콜(CQ and Roll Call)이 엄선한 미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콘텐츠를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제공합니다.

마크 저커버그 “리브라, 제대로 준비해서 잘 만들겠다”


‘속도보다는 방향.’

리브라를 준비하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강조한 방침이다. 한때 ‘재빨리 움직여 기존 질서를 파괴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철학을 앞세우던 페이스북이 리브라 출시를 앞두고 정반대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향한 각국 규제 당국의 우려가 쏟아지자, 이를 차분히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당국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저커버그는 지난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빨리 출시하고자 한다. 몇 년씩 걸리는 건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지금은 프로젝트를 제대로 준비해서 잘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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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 같은 프로젝트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개발 과정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당연히 리브라에 관해 제기된 각종 우려와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과거와는 분명 달라진 전략이다. 아마 5년 전이었다면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을 것이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의 워싱턴 방문, 효과 있었을까?


저커버그는 지난달 중순 평소 잘 입을 일 없던 정장을 차려입고 수도 워싱턴을 이틀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국회의원, 규제 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저커버그가 리브라를 향한 워싱턴의 우려를 얼마나 잠재웠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페이스북이 대형 프로젝트를 두고 접근법을 바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발표하자, 워싱턴 정가에서는 즉각 리브라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3년 전 고객 정보 유출과 그로 인한 대선 개입 스캔들의 온상이 된 페이스북을 향한 미국 의회와 정부의 시각은 곱지 않았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 재무부 장관, 각국 지도자들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페이스북을 비판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원래 리브라는 백서 출시 1년 뒤인 2020년 6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미국과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을 그때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하다.


 

리브라연합 매니징 디렉터 “규제 때문에 리브라 출시 늦춰질 수도”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의 초기 운영을 맡을 리브라연합(Libra Association)의 베르트랑 페레즈(Bertrand Perez) 매니징 디렉터가 리브라의 출시 시기가 애초 계획보다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6월 백서를 발표한 뒤 리브라는 전 세계 규제 당국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미국 의회는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 초안을 논의하는 등 페이스북을 압박했고, 금융 규제기관도 페이스북이 결제 토큰을 만드는 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와 독일 금융규제 당국 관계자들도 리브라 도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속도 조절’로 방침 선회?


리브라 출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은 페레즈 디렉터 이전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에서 블록체인 업무를 진두지휘해 온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의 입에서도 나왔다. 마커스 대표는 특히 지난 7월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도 이러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리브라연합은 스위스 제네바에 법인을 등록했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만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정부의 견제와 비판을 해소하지 못하는 한 리브라의 출시를 강행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장 워싱턴에서만 해도 지난 대선 때의 개인정보 유출 및 선거 개입 스캔들을 막지 못했고, 제대로 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페이스북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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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우리가 백서를 발표할 때만 해도 1년 안에 리브라를 출시하는 것이 확고한 목표였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각국의 규제 기관이 정한 기준을 지키고 규제 당국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는 일이다. 규제 당국이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베르트랑 페레즈, 리브라연합 매니징 디렉터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규제 당국이 하고 있는 수많은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베르트랑 페레즈


“리브라를 내년 안에 출시하는 것이 여전히 목표다. 그러나 그때까지 규제 당국이 리브라를 승인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 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에 성실히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 지난주 인터뷰



 

의회 청문회 나온 SEC 위원장 “암호화폐 규제 여전히 미흡”


9월 2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섰다. 페이스북의 리브라를 둘러싼 질문이 집중된 청문회였지만, 클레이튼 위원장은 암호화폐가 전반적으로 여전히 충분한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도 가상화폐는 새로운 개념이다. 금융 규제 당국은 지난 몇 년간 금융 분야의 혁신을 발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규제 기관의 특징을 고려하면 전례가 없는 새로운 금융 자산이나 기법에 대한 규제를 섣불리 만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리브라는 아직 개략적인 계획을 담은 백서 외에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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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를 증권으로 분류해 규제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기 이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

“암호화폐와 암호 자산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사실상 증권이나 다름없거나 통화처럼 쓰일 때, 혹은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때 증권, 통화, 결제 수단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 제이 클레이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읽을 수 있는 정부 방침


사실상 정부의 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가상화폐 전반을 향한 미국 정부의 방침을 엿볼 수 있다. 해당 트윗은 리브라 백서가 발표된 뒤 페이스북과 리브라를 향한 비판이 고조되던 7월 11일에 작성된 것이다.

“나는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돈도 아니고, 너무 변동성이 심한데다, 근거가 취약하다. 규제받지 않는 암호화 자산은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 페이스북 리브라의 ‘가상화폐’도 근거 및 신뢰성이 거의 없다.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은행이 되고 싶다면, 국내외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은행 허가를 받아야 하고 모든 금융 규제를 따라야 한다. 미국에는 오로지 하나의 통화만 있으며, 그것은 언제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신뢰할 수 있다. 세계 어디서든 다른 어떤 통화보다도 훨씬 많이 쓰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것은 미국 달러다!” - 도널드 트럼프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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