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거장들의 화두 "비트코인과 프라이버시"
[D.FINE] 아담 백·데이비드 차움·닉 자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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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박근모 2019년 10월2일 11:22
왼쪽부터 닉 자보, 아담 백, 데이비드 차움, 존 리긴스.
왼쪽부터 닉 자보, 아담 백, 데이비드 차움, 존 리긴스. 출처=디파인컨퍼런스 제공

작업증명(PoW)을 고안한 아담 백 블록스트림 대표, 암호학의 아버지 데이비드 차움, 스마트계약을 개발한 닉 자보 등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블록체인 전문가가 꼽은 최대 화두는 '비트코인과 프라이버시 보호' 이슈였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4일까지 일주일간 서울을 중심으로 20여 개의 다채로운 블록체인 행사가 열리는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가 열렸다. KBW에서 가장 주목받은 행사는 코인데스크코리아, 조인디, 디센터, 블록포스트, 블록미디어 등 5개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가 함께 양일간(30일~1일) 진행한 디파인(D.FINE)이다.

아담 백, 데이비드 차움, 닉 자보 등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이들은 디파인 둘째 날 행사에 참여해 향후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이슈로 '비트코인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꼽았다.

아담 백(Adam back)은 비트코인의 합의 알고리듬인 작업증명(PoW)을 처음 고안한 인물이다. 현재는 비트코인 기반 블록체인 기술 기업 블록스트림(Blockstream) 대표를 맡고 있다. 아담 백은 "비트코인은 승인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르다"며 "비트코인은 누구나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담 백 블록스트림 대표.
아담 백 블록스트림 대표. 출처=디파인컨퍼런스 제공

아담 백은 비트코인의 특징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중앙 통제 시스템이 없고 △거래 완료 시 거래 내역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다양한 프로토콜로 호환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아담 백은 비트코인의 경우 체인 안에서 거래 완료 시 거래 내역 위변조는 불가능하지만, 느린 처리속도가 비트코인 확산에 걸림돌이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초당 3~4개의 거래내역을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 완료까지 최소 10분에서 최대 하루 이상 걸린다. 아담 백은 느린 비트코인 처리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어2에 해당하는 사이드체인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담 백은 "수많은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사이드체인을 위한 프로토콜을 개발했고, 모듈화를 통한 개선도 이뤄졌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10년 전보다 100배 이상 처리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사이드체인을 활용해 비트코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아담 백은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기록된 데이터가 약 250기가바이트에 달하며, 노드 수도 10만 개가 넘는다. 비트코인 월릿과 같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데이터를 모두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사이드체인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스트림은 '리퀴드 네트워크'라는 비트코인의 사이드체인을 개발했다. 리퀴드 네트워크는 USDT(테더)나 STO 등 다양한 토큰을 비트코인과 연결할 수 있다. 비트코인 메인 네트워크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스마트계약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담 백은 "사이드체인은 비트코인 기능을 확장하고 거래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우리가 개발한 리퀴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효율성과 보안성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닉 자보 프란시스코 마로킨대학 명예교수
닉 자보 프란시스코 마로킨대학 명예교수. 출처=디파인컨퍼런스 제공

 

1994년 스마트계약이라는 개념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닉 자보는 2011년만 하더라도 비트코인은 기술적으로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보안이나 거버넌스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설명하며, 그 원동력으로 아담 백과 마찬가지로 '사이드체인'을 꼽았다. 닉 자보는 "비트코인은 리테일(retail)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고, 사이드체인을 활용해 스마트계약 기능도 비트코인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비트코인은 발행하는데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새로운 문제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자리에서는 프라이시 보호와 관련된 논의도 진행됐다. 최근 FATF의 암호화폐 권고안이 공개되면서 대시, 모네로, 지캐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이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데이비드 차움은 프라이버시 보호 요구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차움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이전인 1983년 거래 당사자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거래 내역을 검증하는 기술을 설명하는 '추적이 불가능한 결제를 위한 서명'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1990년에는 세계 최초로 암호학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디지캐시'를 만들었다. 현재는 프라이버시와 양자저항성(quantum resistant)에 초점을 맞춘 '엘릭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데이비드 차움 엘릭서 공동설립자
데이비드 차움 엘릭서 공동설립자. 출처=디파인컨퍼런스 제공

 

데이비드 차움은 "특정 기업이나 정부가 세상에 유통되고 있는 돈의 가치와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며 "이 정보(메타데이터)는 우리 사회 전체를 통제하기 위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차움은 메타데이터를 통해 사회 전체를 통제한 사례로 에드워드 스노든과 브리타니 카이저를 꼽았다.

에드워드 스노든는 NSA(미국 국가안보국)의 네트워크 보안 담당자로 활동했다. 2013년 미국 내 통화감찰 기록이 담긴 프리즘(PRISM) 프로젝트 등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의 정보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서 일했던 브리타니 카이저는, CA가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정보를 트럼프 대선 캠프에 넘겼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데이비드 차움은 현시점을 정부와 특정 기업이 사회 전체의 통제권을 가져가기 위해 일반 소비자와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전자화폐는 정부와 기업이 독점한 정보 통제권을 개인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탄생했다"며 "미국 정부를 비롯해 각 나라 정부들은 전자화폐나 암호화폐 사용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블록체인을 통해 우리의 삶이 중앙화된 행위자로부터 계속 통제받을 것인지, 탈중앙을 통해서 민주화를 이룩할 것인지를 결정할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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