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 Shows Central Banks’ Failure on Cross-Border Payments: Riksbank
이미지=셔터스톡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전 세계 중앙은행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Riksbank)의 선임 경제학자 가브리엘 소더베르그는 특히 국제 결제 문제에 관해 리브라가 시사하는 바를 정책결정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들이 아직 구현하지 못한 서비스 가운데 분명히 수요가 있는 잠재적인 서비스들이 있다. 리브라는 이 가운데 하나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그건 바로 저렴하고 효율적인 국제 결제 서비스다. 중앙은행들은 왜 지금껏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리브라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생각이라면 최고 수준의 보안과 위기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장치를 마련해가며 공략법을 고심해야 한다.”

소더베르그는 스웨덴의 법정화폐 크로나의 디지털 버전인 이크로나(e-krona) 프로젝트를 연구해왔다. 리브라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 결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분명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 소더베르그는 리브라를 “리플의 확장판(big Ripple)”이라고 불렀다.

“물론 두 프로젝트의 기본 구조에 차이가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중요한 건 리플과 리브라가 추구하는 목표의 방점이 매우 비슷한 데 찍혔다는 점이다.”

 

리브라와 같은 곳을 바라보던 중앙은행의 기술 혁신 지지자들


백서를 발표한 순간부터 암호화폐 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시장과 규제 당국의 관심이 리브라와 페이스북에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에서 법정화폐의 디지털 버전을 준비해오던 이들은 리브라가 가는 혁신의 길이 결국 모두가 가게 될 길이었다고 말한다.

리브라연합 소속 21개 회원사는 이번 주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모임을 열고 리브라 헌장에 서명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부킹 홀딩스, 이베이, 스트라이프, 메르카도파고 등 7개 회사가 리브라연합에서 탈퇴하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구성이 탄탄하지 않지만, 리브라 측은 100개 회원사를 모아 리브라를 출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리브라와 별도로 지난 몇 년간 전자화폐를 개발해왔다. 법정화폐의 디지털화 분야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더베르그는 리브라가 아이디어 자체만 놓고 보면 대단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스웨덴에서는 더 그렇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착실히 준비해온 프로젝트 가운데 몇 가지 측면에 더 큰 방점을 찍은 프로젝트가 리브라로 보인다. 그래서 릭스방크는 계속해서 준비해온 연구와 실험을 하면서 디지털 화폐 분야를 이끌어나갈 것은 이끌어가고, 또 보고 배울 부분은 착실히 배우면서 앞으로 나갈 것이다. 리브라와 관련해 놀라운 점이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고 준비했던 것보다 혁신이 훨씬 빨리 전개된다는 점이다.”

소더베르그는 사실 리브라나 리플 같은 암호화폐의 바탕을 이루는 개념이나 생각도 이미 오래전에 나온 것이라면서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창한 방코르(Bancor)를 언급했다. (케인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 국제 금융, 경제 질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서 국제 통화인 방코르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각 나라가 법정화폐는 기존에 하던 대로 발행해 사용하되,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때는 특정 국가의 통화 대신 방코르를 사용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한 나라의 유동성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케인즈의 아이디어는 끝내 채택되지 않았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시점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오래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리브라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는 보유금을 주요 법정화폐와 부도 위험이 매우 낮은 주요 국가의 국채 등의 바스켓으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소더베르그는 이에 관해 리브라가 “건전한 중앙은행을 신중하게 골라 그 통화정책을 복합적으로 내재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 어디서 오느냐는 점이다. 탈중앙화를 지향한다는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이지만, 그 가치를 담보하는 보유금을 발행하는 국가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민간 기업이 어떻게 보면 중앙은행들을 거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결제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그 화폐의 안정성을 담보하려고 다시 국가에 기댄 셈이다.” - 가브리엘 소더베르그, 릭스방크 선임 경제학자

 

리브라에 우호적인 릭스방크


최근 릭스방크의 행보를 보면 변화에 맞서기보다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보인다.

지난 15일 잉글랜드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현행 국제 결제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결제 속도도 느리고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너무 비싼 것도 문제인데 기업들은 국제 결제라는 이유만으로 2%에 가까운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카니 총재는 다시 한번 리브라를 옹호했고, 릭스방크도 카니 총재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초 릭스방크의 스테판 잉베스 총재는 “리브라가 세계 중앙은행 발전 촉매제”가 될 거라며 찬사를 보냈다. 다만 잉베스 총재는 “민간이 발행하는 화폐는 대부분 수명이 길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각국 중앙은행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나 그와 비슷한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을 다룰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결제 수단의 가치를 보장할 수 있는 자산을 충분히 마련해놓았는지를 중앙은행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기업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통용되려면 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는 자산이나 기관이 분명히 있는지 늘 입증돼야 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실제로 꾸준히 사용된 돈은 대중에 책임질 수 있는 기관이 발행한 돈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파엘 아우어, 국제결제은행 혁신 디지털 경제 부문 연구원

번역: 뉴스페퍼민트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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