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내드린 첫번째 ‘일간 다이제스트’는 어떠셨나요? 만드는 입장에선 새벽부터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만, 독자 여러분께서 만족하셨으면 좋겠네요. 우선 일주일 동안 진행해보는 Beta Test인 만큼 피드백을 통해 소감이나 건의사항을 많이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는 주간 핵심노트에서 보내드렸던 인기콘텐츠 ‘미니칼럼’도 연재를 재개합니다.

편집: 김외현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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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손잡이 구멍을 뚫는 기술(김동환/코인데스크)

최근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모여 '마트 박스에 손잡이 구멍을 뚫어달라'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고 한다. 평균 10㎏, 많게는 한 개에 25㎏까지 나가는 무거운 상자들을 맨몸으로 하루 평균 345회 운반하는 사람들이었다.

설문지를 돌려보니 지난 1년 간 근골격계 질환 때문에 병원 치료를 경험한 사람이 전체의 전체의 69.3%였다. 몸이 아파 하루 이상 출근하지 못한 사람은 23.2%였다. 다같이 골병이 든 셈이다. 부디 박스에 손잡이 구멍이라도 만들어달라는 안타까운 호소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문제의 대형마트 측에서는 "우리한테 얘기할 일이 아니라 박스 회사에 얘기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누가 해야 할 일일까. 황망한 마음으로 관련 법규를 찾아봤다. 역시 문서에는 정답이라 할 만한 내용이 너무 또렷하게 적혀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24조를 보면 "사업주는 단순 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존재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663조부터 666조에는 노동자에게 어떤 중량물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시킬 때 기업이 어떤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지가 상세하게 나와 있다. 5㎏ 이상의 물건을 들게끔 시킬 때에는 물품의 중량을 미리 안내하고 상자에 손잡이를 붙이거나 갈고리, 진공 빨판 등 보조도구를 활용하게 해야 한다.

법과 규범에는 5㎏ 상자를 들 때도 손잡이를 이용하라고 쓰여 있는데, 왜 일선 마트 노동자들은 25㎏를 맨손으로 들며 병원 신세를 져야 할까. 단순히 박스 손잡이 구멍을 뚫네 안 뚫네, 누가 뚫네의 문제는 아니다. 본질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알아서 잘 지켜야 할 규범들을 실제로 잘 이행하는지 감시할 수 있는 물리적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의 역량 부재는 결국 법 불신과 사회 불신으로 이어진다.

10년 전만 해도 어떻게 하기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이라면 기업을 감시하는 공무원들을 늘리지 않아도, 이런 문제들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과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고용노동부는 앱을 통해 현장의 노동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작업장의 기준 사항을 제공하고, 노동자가 현장 조건을 직접 적어넣는 방식으로 직접 감시의 역할을 맡게 하면 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제출한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계약의 공공분야 도입 방안 연구' 보고서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인 네덜란드의 블록체인 기반 산모 지원 프로그램이 소개된 바 있다.

기술은 넘치는데 사람은 고생하는 시대다. 오는 25일(금) 오후에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이 공식 발표된다.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AI 등 최신 기술분과에서 수 개월동안 고민을 거듭해온 업계 전문가들의 제언이 공개될 예정이다. 국가 비전으로 삼을 만한 거창한 전략도 의미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한걸음 진보시켜줄 현실적인 로드맵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디 박스 손잡이 구멍보다는 의미있는 권고안이길 기다려본다.

 

아직 리브라의 부고장을 때는 아니다 / Michael Casey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일부 창립회원의 탈퇴로 타격을 입었다. FATF와 BIS가 리브라를 ‘위협’으로 규정한데서 보듯, 규제 당국의 저항은 거대하다. 그러나 리브라는 21개사 체제로 출범을 선언했다. 리브라가 실패한다 해도 여전히 다른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많은데다, 최소한 비트코인은 건재하다. 리브라는 우선 스위스 규제 당국과 협력할 것이고, 여러 나라 당국과 협상할 자금력도 있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일부 불허한 나라도 규제 완화 압박을 받을 것이다. 폭스콘 테리 거우 같은 거물 옹호론자도 이미 나섰고, 브렉시트 이후 생존을 도모하는 영국도 리브라를 지원할 수 있다. 디지털 통화를 개발중인 중국과의 경쟁 구도가 돈에 대한 접근법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세계적인 경제 부진이 나타난다면 리브라처럼 바스켓 통화가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리브라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계획중이다. 리브라의 교훈은 암호화폐의 안정성, 확장성, 그리고 이용자 확보를 위해선 ‘친정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리브라, 바스켓 포기하고 단일통화 페그로 가나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가 20일 금융 관련 세미나에서 여러 통화 및 정부 채권에 연동되도록 했던 기존 구상을 포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신 달러, 파운드, 유로 등 개별 통화에 연동된 ‘여러 개의 코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마커스는 “우리는 토큰화된 디지털 형태로 각국 통화를 나타내는 복수의 스테이블코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고려해야 할 하나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했다. 각국 규제 당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23일에는 미국에서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상대로 한 청문회가 열린다.

리브라, 통화주권 위협”…페이스북, 벌집 제대로 쑤셨다
송금, 결제를 이은 리브라의 마지막 퍼즐은 금융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24억명이 실생활에서 리브라를 사용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대출, 보험, 투자 등 금융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리브라 백서에는 ‘수십억명의 사람을 위한 글로벌 화폐와 금융 인프라 구축’이 미션이라고 쓰여 있다. 물론 이런 구상은 리브라가 각국의 규제를 뚫고 시장에 안착했을 때의 이야기다.

리브라로 불붙은 세계 디지털통화 패권 경쟁
중국의 CBDC 계획 발표에 이어 미국 연준이 CBDC 구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리브라 발표 이후 각국 정부의 디지털 통화 패권을 향한 각축이 심화되고 있다. 유럽에선 사기업인 페이스북이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한데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지만,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바스켓 형태의 CBDC를 제안하기도 했다.

 

크립토 파생상품, 숫자에 현혹되지 말지어다 / Noelle Acheson
단순히 수치만 보면 파생상품 거래량은 현물거래량의 4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파생상품 시대의 도래를 축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파생상품은 실제 거래가 아니라 계약상 나타난 수치에 불과하다. 암호화폐 자산은 대부분이 현금에 기반할뿐, 거래에 기반하고있지 않다. 때문에 거래량으로 표기된 수치는 오해하기 쉽다. 실제 매매가 이뤄져 암호화폐 자산이 0이 됐더라도 거래량은 이중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파생상품과 현물거래를 비교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도박과 현재의 실제 가치를 비교하는 것과 같아서 의미가 없다. 노출되는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단일한 기준으로 규제하기도 쉽지 않고, 신용거래가 늘면서 상황도 복잡해지고 있다. 때문에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더 자세한 정보 공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비트파이넥스, 거액 동결자금 회수 시도 나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가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법원에 클라이드 몬로 전 TCA뱅코 부사장의 진술서 및 관련 기록 조회권을 신청했다. 비트파이넥스는 크립토캐피털에 맡겼던 자금 8억8천만달러가 지난해 4월 자금 세탁 혐의로 폴란드와 포르투갈 규제 당국에 압류됐으며, 당시 크립토캐피털이 몬로 전 부사장이 사인한 추천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천서 내용엔 ‘크립토캐피털’의 실체를 시사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으며, 비트파이넥스는 몬로 전 부사장이 자금 회수에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트파이넥스는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예치금을 빼돌려 거래소 손실을 메우려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비트코인 3% 반등, 하락장에 마침표 찍나
비트코인 가격이 20일 8314달러를 기록한 뒤 8200달러선에 머물면서 1일 기준 3%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26일 이후 5번째 반등 움직임으로 7800달러선의 바닥을 다진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하락장이 끝난 것을 의미하는지도 관심거리. 8820달러선을 뚫는다면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해봄직하다.

바이낸스 법정화폐 직접 거래는루블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2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오픈이노베이션 2019’ 연설에서 “법정화폐 거래 지원도 추가할 것이다. 약 2주 뒤 러시아 루블 직접 거래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그동안 암호화폐 간 거래만 지원해왔으며, 우간다, 싱가포르, 저지, 미국 등에서 법정화폐 환전(게이트웨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이낸스는 최근 중국에서 법정화폐로 개인간(P2P) 거래가 가능한 장외거래(OTC) 플랫폼을 출시했다.

 

라이트닝네트워크 최저 송금액 얼마로 해야 하나
베를린에서 이틀동안 열린 라이트닝컨퍼런스는 처음으로 열린 라이트닝 관련 회의로, 개발자들이 지갑, 앱 등 라이트닝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주제를 망라했다. 이 가운데 최소 지불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있었다. 현재 1사토시(1억분의1 BTC)이지만, 이를 5사토시로 올리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가 ‘탈중앙’ 철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트베리, 클레이튼-루니버스 간편스왑 지원
암호화폐를 발행한 기업이 메인넷을 바꾸면, 투자자들의 암호화폐도 교환해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토큰 스왑은 특정 시간동안 입출금이 중지되며,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일괄 전환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루트원소프트(비트베리 운영사)는 비트베리(암호화폐 지갑)에 보관 중인 ERC20 기반 토큰은 비트베리 간편스왑 서비스를 통해 자동으로 클레이튼 또는 루니버스 기반의 토큰으로 스왑이 된다고 밝혔다. 거래소나 다른 지갑에 있는 암호화폐도 비트베리 지갑에 송금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스왑된다.

 

암호화폐로 받은 인센티브(보너스), 세금 내나요?
일반적으로 인센티브는 소득세법상의 ‘근로소득’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법률 없으면 세금 없다”는 조세법률주의 하에서도 속칭 보너스는 세금 부과 대상입니다. 현재 암호화폐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다고 단언하기가 애매합니다. 세금을 부과하는 배경에 ‘받는 쪽의 자산이 증가하면 주는 쪽의 자산은 감소한다’는 회계 차원의 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구입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개발한 암호화폐를 인센티브로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암호화폐의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라이트닝네트워크, 디도스 공격에 뚫릴 있다
예루살렘대-빈(Wien)대 연구진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현 수준의 라이트닝네트워크에 디도스(DDoS) 공격을 가하면 지불 과정의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트닝네트워크상의 지불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노드 네트워크를 통과해야 하는데, 중간의 노드가 불량이면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도스 공격을 위한 기술 수준도 그리 높지 않아서, 연구진은 2000달러 정도면 모든 거래의 80%를 공격할 수 있다고 본다. 라이트닝 개발자들은 연구에 주목하면서도 기술이 완성되면 극복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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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현 13년 동안 한겨레에서 정치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고, 코인데스크코리아 합류 직전엔 베이징특파원을 역임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 환경을 경험했으며, 새로운 기술과 오래된 현실이 어우러지는 모습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에서는 중국을, 대학원에서는 북한을 전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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