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국제디지털자산거래소협회(IDAXA) 제공

스위스, 싱가포르 등 복수의 블록체인 산업 관련 협회들이 15일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여행규칙(Travel Rule) 준수를 위한 '오픈VASP'라는 통신규약을 제안했다.

오픈VASP는 가상자산취급업소(VASP)들이 서로에게 정보를 주고받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스위스 암호화폐 회사인 '비트코인 쉬스(Suisse)'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개발했다. 공개된 오픈VASP 백서를 보면, 소정의 데이터 표준을 통해 송수신자 정보를 P2P 방식으로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FATF가 요구하는 '여행규칙'(송수신자 개인 정보 수집)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크립토밸리협회(CVA)에서 VASP와 자금세탁방지(AML) TF를 담당하는 크리스 그시웬드(Chris Gschwend)는 새 프로토콜이 "VASP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FATF 지침을 지킬 수 있게 돕는 로드맵"이라며 "암호화폐 업계의 많은 이들이 함께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픈VASP 구상은 이날 싱가포르 '블록쇼 아시아' 콘퍼런스 패널토론에 참석한 국제디지털자산거래소협회(IDAXA), 스위스 CVA, 싱가포르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협회(ACCESS) 등의 대표들이 제안한 것이다.

IDAXA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V20 가상자산취급업소(VASP) 서밋에서 구성됐다. 한국 블록체인협회와 일본블록체인협회(JBA), 오스트레일리아 전자상거래협회(ADCA), 홍콩블록체인협회(HKBA), 싱가포르 ACCESS, 대만 블록체인·자율규제기구를 위한 의원연합 등이 창립회원이다. 이후 10월에는 스위스 CVA, 11월에는 일본 가상통화교환업협회(JVCEA)가 IDAXA 합류에 각각 서명했다.

이번 제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협회는 업계 자정작용을 주도하는 '자율규제기구' 구실을 맡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개별 기업들의 다양한 이해관계 등에 얽혀 같은 나라에 여러 개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IDAXA에 가입한 협회가 반드시 각국을 대표한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한국블록체인협회만 보더라도 IDAXA 창립 당시 전하진 당시 자율규제위원장이 창립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지만, 전 전 위원장이 퇴임하는 등 지도부가 교체된 뒤 이뤄진 이번 발표는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다. IDAXA에 미국 등 여타 주요국 블록체인 관련 협회가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도 현재 IDAXA의 한계이자 과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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