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자산 역사상 최악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 공급 물량을 흡수할 만한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투자사 아르카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 도먼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CNBC에 이렇게 말했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 25일 6300달러까지 떨어져 6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한달 사이 가격이 3000달러나 하락했다. 26일 오후 한때 7200달러선을 회복한 뒤 27일 오전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미국 암호화폐 VC인 프리머티브 벤처스의 창업자 도비 완은 포브스에 지난 10월부터 매도세가 형성되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마진거래소인 비트멕스(BitMEX)나 데리비트(Deribit)가 아닌 바이낸스와 후오비에서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실제로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1월1일부터 11월26까지 비트코인 가격.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발표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언이 나온 10월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비트코인은 2017년 12월 최고점인 2만달러를 찍은 후, 약 1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 300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이후 수개월동안 지지부진하던 가격을 1만1000달러까지 끌어올린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난 6월 발표된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10월23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매섭게 질타받으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덩달아 고꾸라졌다.

이때 나온 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이다. 10월24일 시 주석의 '블록체인 육성' 발언이 공개되자 비트코인은 1만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한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7000달러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한바탕 가을 꿈이었나 자문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소탕작전


최근 비트코인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단속이 꼽힌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이 급등하자 "블록체인은 육성하지만 암호화폐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월28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암호화폐 기술 발전과 함께 이루어지지만, 블록체인 기술 혁신이 암호화폐 투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어 중국 정부는 직접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상하이시 인민은행 인터넷금융정비판공실과 상하이시 금융안정연석판공실은 지난 14일 암호화폐 거래, ICO(암호화폐공개) 등을 퇴출하라는 통지문을 내려보냈다. 급기야 지난 25일 상하이 지역방송인 동방위성텔레비전은 상하이의 바이낸스 사무실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는 자사 사무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당국이 대대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작업에 나선 건 분명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통지문을 내린 상하이의 두 기관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13개의 ICO 플랫폼과 10개의 거래소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중국 SNS에서는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물들의 이름이 적힌 '살생부'를 연상시키는 명단이 돌아다니는 등 '공포' 분위기가 엿보인다. 정부기관들이 보고서를 내어 블록체인 기업들이 착실하게 기술 발전에 힘쓰는 게 아니라 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일확천금을 노린다고 비판하는 등 당국 주도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은 전망은?


상당수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하락장을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트래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는 비트코인이 향후 몇달동안 55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랜트는 2017년 12월 비트코인 상승장의 종료를 예측한 이들 가운데 하나다.

라이브비트코인뉴스에 따르면 톤 베이즈(Tone Vays)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오는 2020년 5월 전에 45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급락 후 몇주안에 9000~1만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창업자는 "비트코인이 이틀 안에 7500달러까지 회복하지 않는다면, 한동안은 6000~7400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암호화폐 시장은 초기시장에 머물러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암호화폐 전문가 조셉 영은 "5000, 4000, 3000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나는 암호화폐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사 KR1의 창업자인 조지 맥도너(George McDonaugh)는 코인데스크에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5000달러에서 1만3500달러까지 경험했고, 시장은 바닥이 어딘지 알고 싶어한다. 다음 저점은 5000달러 이상일 것이며, 저점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