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두보이스 네슬레 블록체인 책임자
벤자민 두보이스 네슬레 블록체인 책임자.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구입한 제품이 어디서 생산됐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쳤는지 알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늘고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한다. 더 많은 제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블록체인이 그 대안으로 꼽혔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르 메르디앙 서울에서 5일 열린 'FinD 2019' 콘퍼런스에 참여한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의 벤자민 두보이스 블록체인 책임자는 네슬레가 식품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네슬레는 올해 1월부터 IBM의 블록체인 기반 유통 추적 플랫폼 '푸드트러스트(Food Trust)'를 내부 식품 유통 이력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푸드트러스트는 IBM이 지난해 10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만든 식품 유통 이력 추적 플랫폼이다. 현재 월마트, 유니레버, 돌(Dole)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제품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을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제품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을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벤자민 두보이스는 소비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정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대응하기 위해 네슬레는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설명하며 "네슬레는 현재 129개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고, 매일 10억 개의 제품이 전 세계에 팔린다. 또한 전 세계 백만 개 이상의 식품 공급사가 있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데 블록체인만 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푸드트러스트 도입 이전에, 네슬레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공유) 시스템을 통해서 제품 유통 이력 공유에 나섰다. 하지만, 원재료를 제공하는 농장은 종이에 기록해서 제출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제대로 된 데이터 수집 및 추적이 불가능했다. 3년간의 시도 끝에 네슬레는 기존 방식으로 식품 유통 이력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벤자민 두보이스가 설명하는 네슬레가 블록체인을 도입한 배경이다.

QR코드를 이용해 유통 이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를 이용해 유통 이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출처=박근모/코인데스코리아

벤자민 두보이스는 지난 1년간 푸드트러스트를 네슬레 제품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예컨대 네슬레는 까르푸에서 으깬 감자 제품 유통 이력 추적 정보 테스트를 진행했다. 스웨덴에서 생산된 감자가 어떤 농장에서, 어떤 과정으로 생산·가공됐고, 어느 유통 채널로 까르푸에 들어왔는지 고객에게 제공했다. 이전의 한계로 지목된 종이 기록 방식을 벗어나, 농장에 센서를 제공하고 사람 개입 없이도 데이터 입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입력 데이터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유기농 제품 인증서도 제공했다. 고객이 유통 이력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도 쉽다. 스마트폰으로 제품에 부여된 QR코드를 입력하기만 바로 알 수 있다. 해당 제품의 판매량도 늘었다.

벤자민 두보이스는 "식품 유통 이력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네슬레 제품 전체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며 "IBM의 푸드트러스트뿐만 아니라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벤자민 두보이스는 블록체인 기술이 식품 유통 이력 추적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해결해야 할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도전 과제로 △상호운용성 △블록체인 처리 속도 △데이터 표준화 △데이터 신뢰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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