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채굴기 제조사 카난 주가 반토막 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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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 Keoun
Brad Keoun 2019년 12월19일 11:04
Canaan’s Post-IPO Stock Plunge Reveals Sales Slump, Price War With Bitmain

 

지난달 21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사 카난(Canaan嘉楠) 크리에이티브의 주가가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2위 채굴기 제조사 카난이 상장 시점을 잘못 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업공개와 함께 주당 9달러로 1천만 주를 판매한 카난의 상장 당시 기업 가치는 13억 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기업공개 후 장이 열린 17일 중 4일을 제외하고 주가는 계속 하락했고, 오늘(18일)도 무려 10% 이상 가격이 내리며 $4.63으로 처음 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카난의 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 채굴기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한 카난의 주가 동향을 보면 업계 전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고, 현재 개당 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연구기관 트레이드블록(TradeBlock)은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서 카난의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로 “불리한 비트코인 채굴 환경”을 꼽았다. 카난 측은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채굴기(rig)’로 불리는 비트코인 채굴 전용 컴퓨터를 만드는 대형 제조사들이 최근 거의 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내년 5월 비트코인 채굴 반감기를 앞두고 각 제조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굴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에 이들의 매출 부진은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컴퓨터 연산력을 동원해 해시함수를 풀어 비트코인을 성공적으로 채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은 4년에 한 번씩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렇게 반감기가 찾아오면 전기요금이 특별히 저렴한 지역을 제외하고 기존 채굴기는 채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비트메인(Bitmain, 比特大陆)도 최근 채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물건값을 나중에 내도 되도록 혜택을 주거나 수익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채굴기를 대여해주는 등 구형 채굴기의 재고를 처리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


투자자들이 믿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도 카난의 주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팩트세트(FactSet)는 카난의 주식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내놓은 월스트리트 기업이 아직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공개 정보가 해시레이트 등 암호화폐 업계에서 사용되는 지표밖에 없는 현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블록을 채굴할 때 사용되는 연산력을 나타내는 단위다.

지난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평균 해시레이트는 90EH/s로, 초당 90퀸틸리언(1퀸틸리언 = 1018)개의 연산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올해 초 40EH/s를 기록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두 달 전 사상 최고치인 100EH/s 수준까지 올랐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측정치, 단위 초당 테라해시(TH/s, 1조 해시) 출처: blockchain.com

 

채굴기 중개업체 블록웨어솔루션(Blockware Solutions)의 공동창립자 CEO인 맷 드수자는 올해 초부터 8월까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급상승한 이유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채굴기로 갈아타는 채굴자들이 많아지면서 네트워크 전반의 연산력이 향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6월 말 비트코인 가격이 1만 3천 달러 수준까지 올랐다가 떨어진 기간을 포함해 몇 달 동안 지속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로운 채굴기에 투자하기 전에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르는지 지켜보려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 오름세도 주춤하고 있다. 드수자는 “비트코인 시장 환경이 장기적인 채굴 수익성을 보장하는지 확인될 때까지 채굴기 구매를 미루는 채굴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굴기 판매가 하락  


한편 비트메인은 그동안 채굴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린 주력 상품 S9 앤트마이너(Antminer)가 구식 기종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하자 지난 몇 달간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서는 등 시장점유율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기업 코인민트(Coinmint LLC)의 최고금융책임자 마이크 말로니는 코인데스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날 채굴기 제조업체의 성패는 채굴기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저렴한 전기를 확보할 수 있는 대규모 채굴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이 경쟁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비트메인을 꼽았다.

카난도 내년 초 차세대 채굴기인 아발론마이너(AvalonMiner) 11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드수자는 그러나 이 기종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S17+ 모델보다 전력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메인 홈페이지에 제공된 제품 정보에 따르면 S17+ 기종의 연산 속도는 73TH/s로, 전력효율은 40J/TH이다. 가격은 대당 1930달러로 비트메인 제품 중 가장 높으며, 주문이 접수되면 7일 안에 배송된다.

카난에서 판매하는 채굴기 중 가장 고가인 아발론마이너 A1166-68T 기종의 연산 속도는 68TH/s, 전력효율은 47J/TH이다. 가격은 대당 1978달러. 비트메인 기종보다 전력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전력을 더 많이 소모해 가동에 드는 비용이 더 많다는 뜻이다.

드수자는 카난이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말하면서 “비트메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공개


기업공개 당시 카난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카난은 창립자 CEO인 장난겅(张楠赓)이 기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올해 36세인 장난겅은 2010년 중국의 베이징항공우주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같은 해 9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박사 과정을 밟았다. ‘펌킨(Pumpkin)’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장난겅은 2013년 초반에 동료들과 함께 ASIC 반도체를 암호화폐 채굴기에 접목한 인물이다.

이번 기업공개로 장난겅은 전체 발행주식의 15%를 갖지만, B 클래스 지분 3억5660만 개를 전부 다 홀로 보유하면서 전체 의결권의 73%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기업공개 당시 그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2억1300만 달러가 넘었지만, 이후 주가 하락으로 현재까지 약 9600만 달러가 증발했다.

사실 11월 기업공개가 진행되기 이전부터 카난은 매출은 줄고 비용은 오르는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올해 9월까지 카난의 매출은 1억 3420만 달러로, 2018년 한 해 매출 3억7850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카난이 지출한 비용은 575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비용인 525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카난이 규제 당국에 제출한 문서를 보면 당초 기업공개를 처리할 대표 주간사로 지정한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Credit Suisse)가 기업공개를 불과 몇 주 앞둔 시점에 손을 떼면서 시티그룹(Citigroup)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20일에 제출된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이번 기업공개를 추진한 주간사는 크레디스위스를 제외한 총 7곳으로, 암호화폐 금융 기업인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도 포함돼 있다. 당초 4억 달러였던 기업공개 목표 규모도 상장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 대폭 하향 조정됐다.

카난은 기업공개를 통해 유치한 자금을 기반으로 “전략적인 투자와 해외 지사 설립을 통해” 새로운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과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사업의 글로벌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난은 채굴 시장의 업황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사업적 리스크에 대한 내용도 투자 설명서에 포함했다. 구체적으로는 “재고 과잉, 재고 가격 하락, 브랜드 이미지 훼손, 채굴 수익성 하락 또는 비트코인 채굴 기계에 대한 가격 경쟁 등으로 인한 이익 감소 등이 기업의 사업과 재무 상태, 영업 결과 등에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 업체의 주식은 석유나 광산 채굴 업계와 마찬가지로 업계의 경기 흐름을 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분석과 평가가 까다롭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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