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칼럼] 블록체인 산업, 2020년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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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19년 12월24일 08:00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최근 한 암호화폐 벤처캐피털 홍보담당자로부터 퇴사를 알리는 이메일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올 한해 이와 비슷한 연락을 여러 차례 받았다. 금융업계에서 암호화폐의 미래를 보고 이직했던 다수가 다시 여의도로 돌아가는 것도 지켜봤다. 한 애널리스트는 "내가 암호화폐 업계에 늦게 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너무 빨랐다"라고 말했다.

2020년은 어떨까? 아마도 이런 소식을 더 자주 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원인은 암호화폐 산업을 부흥시킨 암호화폐공개(ICO)의 몰락이다. ICO에 투자하는 이들이 적으니 시장에 신규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 ICO 사기와 '먹튀'가 난무했고, ICO기업들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을 모아도 아직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지 못한 것도 이유다.

암호화폐 유통 시장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2018년 1월 거래실명제 이후 신규 투자자 유입이 어려워졌다. 업비트는 아예 신규회원은 원화를 입금할 수 없고, 나머지 거래소도 은행이 신규 계좌 발급을 꺼려 복잡한 우회로를 거쳐야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대다수 거래소가 거래량이 적어 힘겨운 상황에서 최근 CPDAX는 비트코인 등의 상장폐지를 공지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1년 이상 걸리겠지만 본격적인 규제도 앞두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개정돼 신고제가 도입되면서 자격을 못갖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폐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수십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거래소 중 소수만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시행령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특금법 규제대상엔 거래소 뿐만 아니라 지갑회사, 트레이딩회사, ICO회사 등도 포함될 수도 있다.

암울한 미래만 나열한 것 같지만, 사업은 객관적이고 명확한 상황 판단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받는 기업들도 있다. 아이콘루프 100억원, 블로코 90억원, 스트리미 80억원, 코인플러그 75억원. 여전히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와 사업 기회가 있다는 증거다. 일부지만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에서도 블록체인 연구와 사업모델 모색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 더 중요해지는 게 리더십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경영진의 현명한 판단과 생존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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