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암호화폐 세금 논의 본격화…어느 나라 모델 따를까
2020년 세법 개정안에 암호화폐 차익 소득세 포함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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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김동환 2019년 12월24일 10:00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직 한국에서는 암호화폐로 돈을 벌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과세 근거가 되는 법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분류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암호화폐를 통해 얻은 차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정하고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암호화폐 세제안이 최종적으로 어떤 모양새가 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같은 소득세로 걷는다 해도 거래 차익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세금 걷는 방식과 세율,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차익을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양도소득으로 간주하면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 내역을 모두 받아야 하고, 기준 시가도 산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다.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면 다른 금융소득 및 사업소득과 합산해 연 1회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적용된다. 결국 기재부 결정에는 앞서 암호화폐 과세 방침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가장 구체적인 과세 처리 방침이 나온 나라는 미국이다. 미 국세청(IRS)은 2014년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으며, 미공인회계사협회(AICPA)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암호화폐 채굴, 기부, 에어드롭, 토큰 스와프 등 다양한 상황에 따른 세부적인 과세 방침도 정했다.

미 국세청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는 자산의 일종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모든 암호화폐를 과세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달러화 등 법정화폐로의 전환이 가능해야 세금이 매겨진다. 만약 자신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대금으로 암호화폐를 받았다면 이것은 기본적으로 달러화를 받는 것과 같은 행위다. 거래 내역을 상점 매출로 잡고, 이익이 발생했다면 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이용해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 역시 과세 대상이다. 채굴(mining)이나 암호화폐공개(ICO)로 취득한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취득 시점을 고려해 소득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1년에 200달러 이하 거래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암호화폐 과세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따로 만들지는 않은 상태다. 독일, 영국, 스위스 등 금융에 특화된 일부 나라가 자국에서 통용되는 세법에 맞춰 관련 정책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독일의 경우 초반에는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유럽사법재판소가 암호화폐는 화폐적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상품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한 이후로는 다른 나라들처럼 일종의 경제적 자산(economic asset)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인이 암호화폐를 연간 600유로 이상 사고팔 경우 발생하는 수익에는 도합 26.375%의 자본이득세와 사회적 연대 세금이 적용되는데, 구매한 암호화폐를 1년 이상 보유하면 25%의 자본이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기업이 암호화폐 매매나 채굴 행위로 얻은 이익은 사업소득으로 분류하며 비용을 제한 이익에서 법인세를 걷는다.

영국 국세청(HMRC)은 2018년 12월 암호화폐 과세 체계를 확립했다. 투자자의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보고 금융거래에는 소득세를, 투자 행위에는 자본이득세를 받는다.

스위스는 다소 독특한 경우다. 암호화폐를 현금 내지 동산의 성격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매매 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암호화폐로 임금을 받거나 자영업자가 물건 값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경우에는, 받는 시점의 가치를 스위스프랑화로 환산해 소득세를 부과한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경우에는 암호화폐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는 않는다. 다만 전체 암호화폐 보유액을 다른 자산들과 합쳐서 1년에 한번 재산세를 납부하면 된다.

일본은 암호화폐로 발생된 수익을 다른 소득들과 합산해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일본 국세청이 2017년 9월, 암호화폐 자본이득을 ‘기타소득’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일본 세법에 따르면 기타소득은 소득액에 따라서 5~45%의 누진율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지방정부가 부과하는 지방세 10%가 가산되기 때문에 많으면 수익의 55%까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일본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매매 수익에 대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준용해 20% 정도의 분리과세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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