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우는 중국 핀테크 “아시아 금융 표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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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한겨레 기자
박현 한겨레 기자 2020년 1월10일 14:35

중국 기술전쟁 현장을 가다 ③ ‘디지털 금융’ 강국의 야심

스마트폰 단순 모바일 결제 넘어
소액대출·보험 등 영역 확장
한·일과는 “모바일 결제 표준 논의”
싱가포르엔 금융업 신청 시장 확대

중국 정부는 상하이를 국제금융중심지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상하이 푸둥국제공항 환전소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는 모습이다. 출처=박현/한겨레

중국 상하이의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30대의 한 중국인 여성은 지난해 2월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에서 2만5천위안(한국돈 약 43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이자율은 하루 단위로 0.015~0.016%(연리 5.5~5.8%) 수준이다. 자신의 신용평점에 따라 매달 이 범위 안에서 이자율이 달라진다고 했다. 이 직장인은 신용평점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은행에 가면 더 이자가 싸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2018년에도 여기서 받아봤는데 아주 편리하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대출 신청을 하면 몇분 만에 입금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핀테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단순한 모바일 결제를 넘어, 소액 대출과 보험, 신용평가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발표한 ‘핀테크 발전계획(2019~2021년)’에서 핀테크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이를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등 국제 금융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한·중·일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금융, 과학기술 협력을 검토하고, 또 모바일 결제의 표준화 분야의 협력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핀테크 분야에서 자신들이 앞서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핀테크 분야에서 아시아 금융 표준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중국 핀테크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주변국들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최근 싱가포르에 금융업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홍콩 알리페이 사용자와 필리핀 사용자 간에 국제송금 관련 파일럿 테스트도 했다. 전통적 은행을 통할 경우 두 사람 간 송금은 통상 1~2일이 걸리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단 10초 만에 거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의 한 금융권 인사는 “블록체인 기술이 국경 간 현금 지급결제에 이용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핀테크 산업도 최근 몇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때 6천곳 이상이나 설립됐던 피투피(P2P) 업체들은 2018년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해 파산에 처하는 등 큰 사회문제가 됐다. 지금은 100곳 이하로 줄어들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소형 피투피 업체들에 2년 안에 사업을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 상하이의 대표적 핀테크 업체인 루팍스도 지난해 피투피 사업을 접어야 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산하 국제금융화폐연구센터 저우위 소장은 “피투피는 처음에는 중국에서 금융 혁신으로 여겨졌지만 정보 불일치로 인한 역선택 현상이 빈번해 결국 실패로 이어졌다”며 “경쟁력 있는 피투피 기업의 생존은 가능하겠지만 전반적인 전망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역선택은 피투피 업체들이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고객들에게 돈을 많이 빌려주면서 부실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스타트업을 모니터링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규제가 적은 상태에서 스타트업들이 일단 사업을 하게 해놓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규제를 만들어 관리를 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피투피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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