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원자력발전소, 비트코인 채굴시설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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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20년 1월13일 16:00
로세네르고아톰의 데이터센터 및 디지털 상품 부문장 세르게이 넴첸코프 / 사진: 코인데스크 아나 베이다코바 기자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 발전소가 곧 비트코인 채굴시설에 직접 전력을 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로사톰 원자력 에너지 공사(Rosatom State Atomic Energy Corporation)는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320km 정도 떨어진 우도믈랴 칼리닌 원전 근처에 채굴장을 열었다. 로사톰의 자회사인 로세네르고아톰(Rosentergoatom)의 데이터 센터 및 디지털 상품 부문장 세르게이 넴첸코프는 로사톰이 30MW 규모의 시설을 짓는 데 55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넴첸코프에 따르면 로세네르고아톰이 직접 채굴 사업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 그보다는 대량 사용자에게 추가로 전기를 판매하고 장비를 놓을 공간을 대여해 수익을 올리는 쪽을 택할 계획이다. 근처에 있는 데이터 센터와 비슷한 사업 모델이다.

“데이터 센터와 채굴자 모두 안정적인 수요를 내는 에너지 소비자들이다. 우리에게는 사업을 다각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 세르게이 넴첸코프, 로세네르고아톰

로사톰은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비트코인 채굴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된다. 궁극적으로 240M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로사톰은 글로벌 암호화폐 채굴 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채굴 대기업 비트메인은 현재 미국 텍사스주 록데일에 대형 채굴 시설을 짓고 있다. 처음에는 25~50MW 규모로 시작해 궁극적으로 300MW까지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독일 암호화폐 채굴업체 노던비트코인(Northern Bitcoin)과 윈스턴 미국지사(Whinstone US)도 비트메인의 채굴 시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300MW에서 시작해 향후 1GW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인 초대형 채굴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두 시설 모두 각사의 채굴장이 세계 최대 규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칼리닌 공장에서 볼 수 있듯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대개 오래된 산업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시베리아에 있는 버려진 공장 지대로 세계 각지의 채굴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1974년 지어진 칼리닌 공장 이름은 소련의 정치인 미하일 칼리닌에서 따왔다.)

우도믈랴 부지는 약 2만m² 규모로 컨테이너 30동이 들어설 수 있다. 컨테이너 한 동에 채굴기 400대를 놓을 수 있다.

러시아 트베르 지역 우도믈랴의 칼리닌 원자력발전소 근처 채굴 시설 부지 (사진: 코인데스크 아나 베이다코바 기자)

 

채굴자들에게 제공하는 전기료는 킬로와트시(kW/h)당 약 52원 정도다. 저렴한 편이지만 중국이나 카자흐스탄 등 원화로 환산했을 때 같은 양의 전기를 40원대에 판매하는 지역도 있으므로, 세계 최저 가격은 아니다.

로세네르고아톰이 내세울 수 있는 건 국영 에너지 생산 기업이 보유한 시설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합법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이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세르게이 넴첸코프

로세네르고아톰은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채굴자를 위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ECOS-M과 협업을 시작했다. 2017년 아르메니아에서 설립된 ECOS-M은 흐라즈단 지열발전소 근처에 채굴장을 지었다.

ECOS-M은 흐라즈단에 컨테이너 두 동을 설치했다. 그러나 ECOS-M의 관리 파트너 일리야 골드버그는 부지의 발전 용량을 200MW 규모로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넴첸코프는 ECOS-M에서 우도믈랴 부지를 빠르게 채운다면 또 다른 부지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ECOS-M과 앞으로 길게 협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2월에 ECOS-M과 로세네르고아톰이 작성한 양해각서를 보면, 우도믈랴뿐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로사톰 부지 4곳이 채굴자들에게 제공된다. 그중 2곳은 시베리아, 1곳은 무르만스크 북부 지역, 나머지 1곳은 서부 칼리닌그라드 소수민족 거주지에 있다.

넴첸코프는 그중 1곳인 시베리아의 세베르스크에 위치한 부지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 발전 용량 200MW 규모의 이 부지에 우선 컨테이너 84동을 설치해 한 동에 1MW를 할당할 예정이다. 건설은 현재 2021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콜스카야와 발트해 원자력 발전소, 안가르스크 전기분해 화학 공장 등에 마련할 채굴 시설에서 채굴자들에게 130MW 넘는 전력을 공급한다.

로세네르고아톰은 채굴장을 짓고 대여하면서 궁극적으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제공하려는 계획도 세워뒀다. 정치적인 지원도 예정돼 있다.

정치적으로도 상황이 좋다. 러시아는 12월 초에 러시아 시민의 개인 정보를 해외에 저장하지 못하게 하는 을 통과시켰다. 러시아 국민의 개인 정보를 러시아 내 서버에 저장하지 않으면 최대  29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고 러시아 입국이 금지된다. 또 2016년에 통과된 법은 모든 통신 회사가 고객의 통신 정보를 최대 3년까지 저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 저장 수요가 늘어났다.

넴첸코프는 우도믈랴에 있는 데이터 센터가 백업용 디젤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고, 덕분에 발전소 밖에 있던 변압기에서 합선이 생겨 칼리닌 발전소에 잠깐 정전이 발생한 동안에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중단 없이 제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채굴장에 이런 발전기가 없어도 극한의 조건에서 정전이 일어났을 때 1~2분이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넴첸코프는 덧붙였다.

로세네르고아톰은 채굴자들과 협업하는 사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채굴 시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산업 안전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을 고용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해당 부지는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암호화폐나 채굴을 금지하면 부지를 업그레이드해서 암호화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데이터 센터로도 쓸 수 있다.

“현재는 우선 채굴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암호화폐 채굴이 불가능해지면 다른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 세르게이 넴첸코프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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