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3배... BSV 가격 폭등의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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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김동환 2020년 1월16일 08:10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 엔체인(nChain) 창립자가 정말 비트코인을 만든 '나카모토 사토시'일까?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추측이 최근 2년 동안 볼수 없었던 암호화폐 폭등 장세를 이끌었다. 15일 오후 5시 현재 암호화폐 11시 30분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SV(BSV)는 전일 같은시간에 비해 73.35% 오른 3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일 BSV 가격은 개당 117달러였다. 닷새 만에 300% 상승한 것이다.

BSV는 지난 2018년 11월,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를 통해 탄생한 코인이다. 당시 BCH 네트워크는 업그레이드 방향을 놓고 두 갈래로 분열을 겪고 있었는데, 비트메인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우지한 대표가 이끄는 '비트코인ABC 진영'은 확장성 강화를, 크레이그 라이트가 이끄는 '비트코인 SV'는 초기 비트코인 백서를 고수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BCH는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로 쪼개졌다. 이후 다수의 글로벌 거래소들이 비트코인 ABC 진영을 BCH의 후계자로 인정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크레이그 라이트는 2015년부터 본인이 비트코인을 만든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해왔는데, BSV 하드포크 이후에는 '나는 사토시'라는 주장을 한층 강조하고 나섰다. 자신이 추진하는 BSV가 비트코인의 원래 철학에 부합하는 코인이라는 취지였다. 그는 미 특허청에 비트코인 백서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하기도 했다. 이것이 미 특허청이 라이트를 비트코인 백서 저작권자로 인정했다고 와전되면서, 한때 BSV 가격이 두 배 가까 치솟는 해프닝도 있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런 라이트의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바이낸스 등 일부 거래소들은 경고의 의미로 BSV를 상장폐지시키기도 했다. 최초 하드포크했을 때 개당 20만원을 호가했던 코인 가격도 지난해 말까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는ㄷㄴㄴㄴㄴㄴㄴㄴㄴ 암호화폐 시세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의 2019년 1월 비트코인SV 가격 차트.

한편, 라이트는 최근 옛 사업파트너인 데이브 클레이만(Dave Kleiman)의 유족들과 재산 분쟁 소송 중이다. 클레이만은 비트코인 초기에 라이트와 함께 채굴사업을 했던 인물이다. 사토시를 자처하는 라이트가 클레이만과 함께 채굴한 BTC 110만 개를 '튤립 트러스트(Tulip Trust)'라는 신탁에 보관했다고 주장하자, 유족들이 그 절반의 소유권을 내놓으라고 나선 것이다.

당초 이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클레이만이 사망하면서 튤립 트러스트 접근에 필요한 암호키가 분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트가 최근 이 암호키를 입수해 소송 판결을 맡은 법원에 제출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BSV 가격이 급등한 배경이다.

소문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튤립 트러스트에 보관되어 있는 110만 개의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면 보유하기 힘든 규모인 것도 사실이다. 튤립 트러스트 접근이 가능하다면 크레이그 라이트가 실제 사토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비교적 열세였던 BSV에 상당한 명분이 실리게 된다. 라이트가 110만개의 비트코인을 팔고 BSV를 대거 구입하는 방식으로 BSV 가격을 견인할 수도 있다.

In New Court Filing, Craig Wright Claims to Receive Keys to $9.6B Bitcoin Fortune
크레이그 라이트. 출처=코인데스크

그렇다면 최근 한주 동안 이어졌던 BSV의 특이한 상승은 정말 튤립 트러스트 관련 소문 때문이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이 부분도 '확실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엑셀러레이터는 "BSV 상승을 주도했던 지갑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라이트=사토시' 설을 인정해서 BSV를 샀다기 보다는 소문을 이용해 일부 '고래'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시킨 것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전업투자자는 BSV가격이 오르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같이 올랐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크레이그 라이트가 정말 사토시가 맞고 튤립 트러스트에 있는 비트코인 110만개를 처분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시장에 막대한 비트코인 공급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에 큰 악재인데 오히려 가격은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BSV가 이상한 양상으로 폭등하니까 그냥 묻지마 매수를 한다는 설명이면 모를까 논리적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병국 크립토퀀트 CSO는 튤립 트러스트 소문에 더해서, 최근 진행된 BSV의 주요 업데이트인 제네시스(Genesis)를 BSV 가격 변화의 또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제네시스 업데이트의 내용은 블록 사이즈의 제한을 없애고 블록에 이미지나 동영상 등 비거래 데이터를 삽입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업그레이드 이후 BSV가 이상적으로 작동한다면 BSV 기반 서비스 업체들의 자유도를 높이고 높은 거래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장병국 CSO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이유로 올랐든 BSV의 이색적인 가격 상승은 오는 2월 초에 확실한 변곡점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클레이만 유족들이 제기한 소유권 소송을 재판중인 미국 플로리다 남부 지방법원이 라이트에게 제시한 증거 제출 기한이 오는 2월 3일 까지다. 2월 4일에는 BSV 제네시스 업그레이드가 활성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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