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의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백트(Bakkt)가 지난달 출시한 비트코인 옵션상품 거래량이 완전히 말라버렸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옵션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과 대조된다.

백트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상품 거래는 지난 17일 체결된 20건을 마지막으로 일주일 동안 단 한 건도 체결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석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변동성이 더 커지는 가운데 거래가 멈춰 선 것이다.

원래 옵션상품에 대한 수요는 기반 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변동성은 해당 자산의 수익률에 대한 표준 편차의 정도로, 불확실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옵션 계약은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지정된 양의 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으로, 매수 권리를 주는 콜옵션(call option)과 매도 권리를 주는 풋옵션(put option)이 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 현물 인도 방식의 선물상품과 현금 정산 방식의 선물상품을 각각 선보인 백트는 지난 12월9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 옵션상품을 출시했다.

실제로 백트가 9월 24일에 출시한 선물상품은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트위터에서 백트 거래량을 추적해 발표하는 백트볼륨봇(Bakkt Volume Bot)에 따르면 이 상품은 출시 후 한 달 만에 거래량이 4배 증가해 약 48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백트는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비트코인 옵션상품도 출시했다.

CME와 백트 비트코인 옵션상품 거래량 비교 출처= 스큐(Skew)
CME와 백트 비트코인 옵션상품 거래량 비교 출처= 스큐(Skew)

그러나 비트코인 옵션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줄곧 지지부진하다. 출시 후 첫 4주 동안 기록된 거래량은 100만 달러가 조금 넘었고, 출시 2주 후 체결된 50만 달러 상당의 거래가 단일 거래로는 가장 규모가 컸다. 출시 첫날에만 23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한 CME의 비트코인 옵션상품에 비하면 확연히 저조했다.

백트가 비트코인 옵션상품을 출시하고 한 달 후인 1월13일 CME도 옵션상품을 출시하면서 백트 쪽 옵션상품 거래는 더욱 줄었다. 거래량에서도 CME가 한참 앞선다. 지난 한주 동안 백트에서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체결되지 않았지만, CME에서는 59건의 거래가 체결됐다.

암호화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중에서 유동성이 가장 높은 것이 바로 CME가 2년 전 출시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다. 그만큼 CME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는 백트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백트의 선물 상품 거래는 지난달 18일 하루에만 6600건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는 지난해 CME선물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 건수인 6400건과 큰 차이가 없다.  또 백트의 선물 상품은 비트코인 한 개를 기반으로 하지만 CME 상품은 5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단위와 규모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 반감기가 5월로 예정된 가운데,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백트의 비트코인 옵션상품 거래가 되살아날지, 아니면 CME가 계속해서 독점적인 우위를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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