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토큰,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투자 가치 낮고, 시장 지표 기능도 못 해... 처음 기대보다 자리 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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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en Moore
Galen Moore 2020년 2월3일 08:30

거래소토큰(exchange token)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암호화폐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벤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토큰이나 코인, 블록체인, 오픈소스 기술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회사는 이미 수천 곳이 있다. 그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는 수익을 기준으로 봤을 때 단연 돋보이는 업종이다. 일례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2018년 미국 밖에서 기록한 수익이 1억 7300만 달러에 이른다. 로이터는 코인베이스의 전 세계 수익은 5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코인베이스는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은 건 아니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큰 투자 자산을 찾는 투기 수요를 충족해주면서 실질적인 효용을 발휘했다.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익을 분석해보면 이러한 사실을 확인된다.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직접 발행하는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 가운데 가장 효용이 높은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토큰을 일반적으로 ‘거래소 토큰(exchange token)’이라고 부른다. 거래소토큰을 가지고 있으면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 수수료를 감면받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거래소가 거래소토큰을 되사는 환매 조건을 내걸기는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거래소토큰은 거래소 수익에 대한 배당을 청구할 수 있는 주식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ICO가 성행했던 2017~2018년 당시 발행된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이나 항공사 마일리지와 더 비슷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거래소토큰에 투자한 투자자 가운데도 이런 설명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항공사 마일리지와 달리 거래소토큰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단, 거래소토큰을 발행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성공에 비하면, 거래소토큰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아래 표는 지난달 28일 기준 파생상품 거래소 FTX의 거래소토큰 지수를 구성하는 4개 거래소토큰의 투자 수익률을 1개월, 3개월, 6개월, 9개월, 그리고 12개월 단위로 정리한 것이다. 4개 거래소토큰은 바이낸스의 BNB, 후오비의 HT, 비트파이넥스의 레오(LEO), 그리고 OK거래소의 OKB다.

거래소토큰 수익률. 출처=노믹스(Nomics)
거래소토큰 수익률. 출처=노믹스(Nomics)

일반적으로 거래소토큰에 투자하면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상당히 크다. BNB 대량 투자자들의 보유량 가치는 약 17만6천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BNB를 이용한 바이낸스 내 거래 규모도 매달 12억 달러가 넘는다. 바이낸스의 수수료 체계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BNB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수수료를 감면받아 매달 총 72만 달러 정도를 절약하고 있다. 수수료를 BNB로 직접 결제하면 더 큰 할인 혜택을 받아 비용을 더 아낄 수도 있다. 아울러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 자산을 최초 공개·판매하는 IEO(Initial Exchange Offering)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BNB를 비롯한 거래소토큰은 해당 토큰을 발행한 거래소가 시장에서 갖는 상대적 우위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도 한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공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면 기업 이미지가 더 좋은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더 높은 값에 거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논리는 한때 거래소토큰에도 분명 적용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각 거래소토큰의 가격과 발행 거래소의 거래량 사이의 상관관계가 서서히 악화됐다. 이는 일부 거래소가 발표하는 거래량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데 일정 부분 기인했다.

일별 거래소토큰 가격과 거래소 거래량의 30일 평균 상관관계. 출처=노믹스(Nomics)
일별 거래소토큰 가격과 거래소 거래량의 30일 평균 상관관계. 출처=노믹스(Nomics)

또 더 넓은 차원에서 거래소토큰이 암호화폐라는 투기적 자산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바뀌는지 경향을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이론에 그칠 뿐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다. 단적으로, 적어도 비트코인 가격 만한 지표 역할은 못 한다. 발행 거래소의 거래량과의 상관관계가 약하다 해도, 거래소토큰 가격과 비트코인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거래소토큰과 비트코인의 30일 일별 수익률 평균 상관관계. 출처=노믹스(Nomics)
거래소토큰과 비트코인의 30일 일별 수익률 평균 상관관계. 출처=노믹스(Nomics)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이후 지난 11년을 되돌아보면 암호화폐라는 자산의 가장 큰 효용은 투기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투기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암호화폐가 지니는 실질적 효용일 수도 있다. 변동성 높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으며, 그 어떤 자산에도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큰 변동성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거래소토큰은 그저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제공하는 자산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시세 동향면에서 보더라도 실제로 사용하거나 보유할 만큼 의미 있는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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