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vs 링크' 전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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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2월13일 19:00
그래픽=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그래픽=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국내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두 기업의 전략이 눈길을 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만든 클레이튼(Klaytn)과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만든 링크체인(LINK chain)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과 모바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향한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에 있어서 클레이튼은 처음부터 '퍼블릭 블록체인'을 채택한 반면, 링크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시작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무엇보다 클레이튼과 링크체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클레이튼이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써 이더리움과 같은 댑(Dapp) 생태계의 주역이 되고자 한다면, 링크체인은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기반 연계 서비스 확충에 방점이 찍혀있다.

클레이튼과 링크체인 모두 각자가 주력하겠다는 분야를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공개된 자료와 업계의 평가를 토대로 현 시점에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본다.

클레이튼과 링크체인의 등장

클레이튼과 링크체인은 비슷한 시기에 첫선을 보였다. 그라운드X는 지난 2018년 10월 클레이튼 테스트넷을 공개했다. 라인은 클레이튼보다 앞선 2018년 8월 링크체인과 더불어 암호화폐 링크(LN)를 선보였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참여 기업들. 출처=그라운드X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참여 기업들. 출처=그라운드X

클레이튼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는 클레이(KLAY)라고 부른다. 총발행량은 100억개이며, ICO는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라이빗세일만 했다. 프라이빗세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클레이튼의 거버넌스는 위임지분증명(DPoS, Delegated Proof of Stake)에 가깝다. 클레이튼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합의 노드(Consensus Node)를 운영하는 주체인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이 있다. 현재 LG전자, SK네트웍스, 셀트리온을 비롯해 바이낸스, 필리핀 유니온 뱅크 등 국내·외 29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링크체인의 암호화폐인 링크는 유저 보상 8억개, 발행처인 라인 테크플러스(LINE Tech Plus) 예비 비용 2억개 등 총발행량 10억개이다. 라인 테크플러스는 라인과 라인의 자회사인 LVC가 일본에 설립한 기업이다. 클레이튼과 마찬가지로 ICO는 하지 않았다. 대신, 라인 테크플러스가 2018년 7월 싱가포르에 문을 연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에 링크를 상장했다. 비트박스는 최근 '비트프런트(BITFRONT)'로 서비스명을 변경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링크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혹은 컨소시엄 블록체인 형태로 이뤄져  있는 만큼 라인이 노드 운영 등 거버넌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댑 플랫폼 '클레이튼'과 라인 서비스 확장 '링크체인'

클레이튼을 개발한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을 쓰겠다고 하는 이들은 클레이튼으로 오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을 비롯해 생태계 파트너(Ecosystem Partners), 초기서비스 파트너(Initial Service Partners), 클레이 BApp 파트너 등 80여개 기업이 클레이튼에 합류한 것은 이를 위한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BApp은 클레이튼 기반의 댑을 의미한다. 현재 등록된 BApp는 약 44개다. 이더리움이나 EOS와 유사한 댑 플랫폼이 클레이튼이 추구하는 전략이라 판단된다.

클레이튼 기반 댑 리스트. 출처=댑닷컴(dapp.com)
클레이튼 기반 댑 리스트. 출처=댑닷컴(dapp.com)

클레이튼과 이더리움이 유사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더리움 기반 토큰인 ERC-20과 마찬가지로 클레이튼도 KCT(Klaytn Compatible Token)라는 프로토콜이 존재한다. BApp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KCT는 ERC-20과 토큰 스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컨대, 이더리움 기반 댑 보라(BORA) 프로젝트의 경우 ERC-20으로 발행된 보라 토큰을 클레이튼으로 이전하면서, 동시에 KCT로 토큰 스왑을 진행했다. 이더리움 기반 댑이 클레이튼으로 손쉽게 넘어올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해준 셈이다.

링크체인은 클레이튼과 지향점이 다르다. 라인의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 중 링크체인 개발을 맡고 있는 언체인(Unchain)의 이홍규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를 통해 "동남아에 금융을 사용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는 사람들(unbanked)이 약 73% 정도다. 이 사람들을 금융권 제도권 안으로 끌어와야 하는데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가 자체적으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해서 외국 기업들과 협력을 해야 하는 상태"라며 금융과 블록체인은 찰떡궁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라인 링크체인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링크체인 기반 댑 '파샤'. 출처=라인
링크체인 기반 댑 '파샤'. 출처=라인

현재 링크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로 운영되며, 라인의 승인을 통해 댑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런 탓에 클레이튼에 견주면 제공되는 댑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링크체인 기반 댑은 현재 비트박스, 파샤, 링크미 등 3개에 불과하다. 이 댑들은 라인이 직접 만든 만큼 라인 메신저와 연동돼 작동한다. 기존에 제공했던 포캐스트(4CAST), 코노미, 위즈볼 등은 현재 서비스가 종료됐다.

라인의 링크체인을 활용한 블록체인 전략은 링크체인2.0 백서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백서에 따르면, 링크체인은 사용자 기여도에 근거한 루카스(LUCAS, LINK User Contribution Assessment System)라는 보상 방식에 따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현한다. 보상으로 받은 링크는 링크 포인트(LINK Point)로 교환해 라인 메신저에 연동되는 다양한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다. 결국 링크체인은 라인 메신저가 중심을 이룬다.

"클레이튼과 링크는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 클레이튼은 이더리움과 같은 다양한 댑 플랫폼을 지향하고, 링크는 라인의 핵심 서비스인 라인 메신저에 결합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를 등에 업고 있는 클레이튼과 라인의 링크 모두 기본적으로 확보한 고객이 많다 보니 이를 어떤 형태로 블록체인 서비스와 연결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  장병국, 암호화폐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 최고전략책임자(CSO)

'생태계' 전략 클레이튼, 카카오 따랐나

클레이튼은 출범 초기부터 플랫폼 블록체인을 천명한 만큼 댑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애플리케이션이 플랫폼을 리드하고, 플랫폼이 발전해 다시 애플리케이션을 유도하는 선순환을 꾸려야 한다", "킬러앱이 나오지 않는다면 블록체인도 사라져야 하는 기술이 맞다"며 BApp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클레이튼은 다양한 분야의 댑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엠게임은 온라인 게임 '귀혼 포 클레이튼'이 개발 중이며, 거래 플랫폼 '구하다', 웹소설 플랫폼 '픽션네트워크' 등도 BApp 서비스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BApp이 선탑재된 갤럭시S10 시리즈 기반 스마트폰 '클레이튼폰'도 출시했다.

이밖에 클레이튼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거버넌스 카운슬에 기존 기업들을 합류시키는 작업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클레이튼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모아서 시장을 장악하려는 카카오의 전략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가 만든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처음에는 단순 메시지 기능에 그쳤지만, 게임, 쇼핑, 뉴스, 일정 관리 등 관련 서비스를 하나둘 확장하는 형태로 이어지며 국내 SNS 시장을 장악했다. 클레이튼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댑을 모은다면, 결국 사용자는 클레이튼 생태계 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전문 투자사 스카이메도우의 한인수 대표는 "최근 클레이튼이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댑 생태계 구축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댑이 많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클레이튼이 카카오의 전략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더리움을 비롯해 플랫폼 블록체인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클레이튼만의 독특한 전략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링크체인, 라인 메신저에 기반한 핀테크 플랫폼?

라인의 링크는 라인 메신저를 중심으로 한 핀테크 플랫폼을 위한 도구로 성격이 강해보인다.

"현 시점에서 완성도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라인은 국내에서는 미미하지만, 아시아 시장에서는 메신저로서 입지를 강하다. 결국 핵심은 기존 라인 사용자에게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지라고 판단한 탓에, 링크체인의 댑은 라인 메신저와 결합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 라인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

이런 라인의 전략은 이미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라인의 자회사로 링크체인을 활용한 생태계 구축을 담당하는 언블락(Unblock)의 이희우 대표는 지난해 밋업을 통해 "링크(LN)는 라인 게임, 라인 음악 등 라인 서비스 내에서 결제에 사용하거나 비트박스 거래소에서 다른 암호화폐와 교환할 수 있다. 라인의 서비스가 링크체인 위에서 토큰 경제와 접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링크체인은 라인 메신저를 활용한 글로벌 핀테크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맡게될 전망이다. 정봄이 라인페이 사업전략부 매니저는 지난해 12월 BIIC 컨퍼런스에서 링크체인을 활용해 라인의 자체 암호화폐 링크(LN)의 활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링크체인과 라인 메신저 아이디를 연계해 핀테크 분야에서 더 좋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 역시 링크체인 개발 방향에 대해 "링크체인이 결제나 페이먼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며 "현재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레이튼도 링크도 "실사용할 킬러앱이 관건"

클레이튼과 링크체인이 모두 기술적 완성도는 인정받고 있지만, 실질적 의미를 가지려면 실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병국 CSO는 "클레이튼이 현재 카카오 내에서 서비스 결제에 사용되는 '초코'와 연동된다면 댑 생태계 확장에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클레이튼은 댑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반드시 킬러앱을 선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링크체인에 대해 한인수 스카이메도우 대표는 "라인은 링크체인을 활용해 라인 메신저에 최적화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라인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지가 의심받기도 하지만, 일본과 동남아에만 라인 사용자가 1억명이 넘는다. 이 정도 규모면, 이용 중인 이들을 뺏기지 않고 자신들의 서비스에 묶어둘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인수 대표는 클레이튼과 마찬가지로, 라인 역시 링크체인을 기반으로 한 좋은 댑을 선보여야 기존 사용자를 뺏기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링크체인의 지갑 서비스 링크미 모습. 출처=라인
링크체인의 지갑 서비스 링크미 모습. 출처=라인

한편, 링크체인은 지갑 서비스인 링크미가 라인 메신저와 연동돼 제공되고 있지만, 클레이튼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지갑 서비스 '클립(Klip)' 출시가 지연됐다.

끝으로 가격을 중심으로 클레이튼과 링크를 비교해보자.

클레이튼은 지난해 4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세일만을 진행했다. 토큰 판매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업비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클레이(KLAY)가 상장된 이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0.000023BTC(약 285원)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0.000015BTC(약 185원)에 거래 중이다. 클레이튼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클레이튼의 비전을 낮게 평가하는 기관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시장에 던지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링크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만큼 ICO나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링크(LN)가 상장된 비트박스에서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10월 0.00074BTC(약 9156원)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는 0.00133BTC(약 1만6450원)에 거래된다. 가격 추이만 보면 링크체인에 대한 평가가 클레이튼보다 나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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