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빗썸 803억 과세'의 4가지 문제점
[암호화폐 세제 토론회]
법적으로 원천징수 의무 없는데 원천징수
중국인 거래자에게는 과세권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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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2월25일 09:00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공정하고 혁신적인 암호자산 세제를 디자인하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공정하고 혁신적인 암호자산 세제를 디자인하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지난해 국세청이 빗썸에 약 803억원의 소득세를 과세하며 동원한 논리들이 법적으로 과세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1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블록체인법학회,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하고 혁신적인 암호자산 세제를 디자인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과세 소송의 법률적 쟁점과 관련된 기조발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는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국세청 빗썸 과세의 법적인 쟁점을 4가지로 분류하고, 4가지 모두 문제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1. 빗썸에 원천징수 의무 부여 어렵다

한서희 변호사는 우선 빗썸에 원천징수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이 국세청의 과세근거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어떻게 해석해도 빗썸에 원천징수 의무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소득세법의 원천징수의무가 있는 자는 비거주자에게 소득을 지급하는 자이거나, 지급자의 대리인 또는 수임인이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 암호화폐는 '부동산 외 자산' 아니다

한 변호사는 또 국세청이 소득세법 119조 12의 마목에 기대 과세에 나선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해당 조항은 해외 거주자가 국내에서 '부동산 외 국내 자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소득이 생기면 과세한다는 내용이다. 국세청은 빗썸에 자사 거래소를 이용하는 해외거주자가 내야 할 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세금 전액을 빗썸에 부과했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암호화폐가 이 법에서 말하는 '부동산 외 국내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세법이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마목의 '자산'이란 인허가로 부여된 권리 및 부동산에 준하는 것으로서 관리가능한 유체물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조문 자체가 부동산 외의 모든 국내자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부동산은 아니지만 부동산과 비슷한 성격의 자산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암호화폐는 부동산과 성격이 다르니 이 조항을 근거로 과세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얘기다.

3. '전체 출금액=기타소득' 무리했다

국세청이 기타소득 부과 대상을 빗썸을 이용하는 비거주자의 출금합계액 전체로 잡은 것도 무리한 적용이라고 한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는 "과세표준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 관청에 있고, 자산 관련 경제적 이익은 기본적으로 매매차익을 계산해서 정한다"면서 "원화 출금액 전액을 소득세 과세표준으로 설정한 것은 입증책임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4. 중국인에겐 과세권 없다

국세청의 과세논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걸림돌이 또 있다. 한 변호사는 "빗썸을 이용한 비거주자가 어느나라 사람이냐에 따라 한국 국세청에는 아예 과세권이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 "해당 비거주자가 중국인일 경우 한·중 조세조약 22조 기타소득 1항에 의거, 한국에는 과세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조세조약 24조를 보면 무차별 조항이 있기 때문에 국내 거주자에게 부과할 수 없는 세금은 비거주자에게 부과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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