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블록체인 아니어도 디지털 통화 개발 얼마든지 가능”
우크라이나서 열린 중앙은행 콘퍼런스서 “은행 간 결제만 생각하면 분산원장기술 효용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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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20년 2월27일 11:00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의 비요른 세젠도르프 결제팀 선임정책관은 “릭스방크가 R3 기반 코다(Corda) 플랫폼에서 e크로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해보려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출처=코인데스크 애나 베이다코바 기자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의 비요른 세젠도르프 결제팀 선임정책관은 “릭스방크가 R3 기반 코다(Corda) 플랫폼에서 e크로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해보려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출처=코인데스크 애나 베이다코바 기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CBDC)가 블록체인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작 블록체인 기반의 CBDC를 발행하는 데 대한 각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캐나다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CBDC 프로젝트에 관한 여러 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우크라이나 국립은행(NBU)의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은 CBDC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섰고, 지난 2018년에 이미 자체 개발한 디지털 통화를 시험 운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의 로만 하팅거 혁신개발팀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CBDC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를 점검하고 전 세계 중앙은행이 모여 직접 결론을 도출하고 싶었다”며, “CBDC 관련 논의를 촉진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일본, 리투아니아, 핀란드, 네덜란드, 벨라루스,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각국 중앙은행 인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세계적인 경제 대국 중국미국이 CBDC 발행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상황에서 개최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 개발을 거의 마무리하고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은 이미 2016년부터 디지털 통화 개발에 착수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우크라이나 화폐단위 흐리브냐에서 따온 e-흐리브냐(e-hryvnia)로 명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은 지난 2018년 스텔라(Stellar) 블록체인에서 하드포크된 디지털 토큰을 시험 운영하기도 했다. 시험 운영은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으며, 암호화폐 기술 스타트업 애틱랩(AtticLab), 핀테크 업체 유아페이(Uapay), OMP 2013 등이 공동 참여했다. 세계 4대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Deloitte)가 회계 감사를 맡았다. 당시 언론은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중앙집중식 e-흐리브냐 발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이 현재 분산원장 모델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 복수의 결제처리 업체가 e-흐리브냐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토큰에 대한 시험 운영은 현재 보류 중이다. 금융권의 의견을 추가로 반영하고 디지털 자산에 관한 각종 법과 규제를 보완한 뒤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규제 당국이 관련 안건을 몇몇 발의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통과되지는 못했다.

 

암호화폐에는 냉담

분산원장 기술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비단 하팅거만의 견해가 아니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네덜란드, 캐나다 중앙은행 인사들의 생각도 대체로 비슷했다.

“분산원장 기술은 기본적으로 누구도 신뢰할 수 없다, 혹은 신뢰하지 않아도 된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원장의 무결성을 유지한다고 충분히 신뢰한다. 그렇지 않은가?” - 하로 보벤, 네덜란드 중앙은행(DNB) 결제정책팀 자문관

“CBDC 발행에도 굳이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 은행 간 결제라는 목적만 놓고 보면, 분산원장 기술이나 기존의 중앙집중식 시스템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분산원장 기술의 효용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현재 사용하는 기술에서 크게 바꿀 게 없다고 본다.” - 스캇 헨드리, 뱅크오브캐나다(BOC) 핀테크 선임정책관

그렇다고 참석 연사들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CBDC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기술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

 

리브라가 울린 경종

이처럼 분산원장 기술 자체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CBDC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컨설팅회사 체인하우스(Chainhaus)의 CEO 자미엘 셰이크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백서 발간 이후 줄곧 각국 정부의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그러나 거대 민간 기업이 디지털 통화를 직접 발행한다는 계획 자체가 전 세계 금융권에 경종을 울렸다.

“바야흐로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화폐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중앙은행은 없을 것이다. CBDC 추진은 리브라의 위협에 대한 일종의 대응책이다.”

하팅거 팀장도 CBDC를 둘러싼 이례적인 경쟁 구도를 언급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리브라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촉발한 거대한 기술 혁신을 보며 디지털 통화의 틈새시장을 확인했다. 이제 관건은 정부와 민간 기업 중 통화 발행의 특권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다"라고 말했다.

보벤 팀장은 “리브라가 경종을 울렸다”며,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중앙은행은 각종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날 행사 참석자는 코인데스크에 “중앙은행의 CBDC 발행은 진작 추진되었어야 할 일”이라며, “리브라는 촉매 역할을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의 경쟁이 두려운 건 아니다. 다만, 국가의 통화 시스템이 붕괴한다면 사람들은 주저 없이 리브라를 선택할 것이다. 중앙은행으로서 우리의 역할은 그저 우리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다.”

 

다양한 기술 시험

모든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CBDC 발행을 포기한 건 아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Riksbank)는 최근 “R3 기반 코다(Corda) 플랫폼에서 e크로나 프로젝트의 시험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크로나 프로젝트는 스웨덴의 법정화폐 크로나(Krona)를 디지털 화폐로 발행하는 프로젝트로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Accenture)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e크로나는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로 법정화폐 크로나에 연동해 가치를 매기며, 24시간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릭스방크가 코다 기술을 시험 운영하는 건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신뢰해서라기보다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해보려는 의미가 크다. 앞으로는 다양한 기술을 시험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따라서 코다 플랫폼에 대한 시험 운영이 끝나고 나면 또 다른 기술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시험 운영의 핵심은 ‘무현금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다. 젊은층의 현금 사용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e코로나 시험 운영은 CBDC를 본격적으로 발행해야 할 시점에서 좀 더 수월하게 일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 비요른 세젠도르프, 릭스방크 결제팀 선임정책관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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