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의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CIP)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출처=셔터스톡
ICE의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CIP)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출처=셔터스톡

미국 국가안보수사국(HSI)이 진행하는 모든 암호화폐 관련 조사에서 이민세관단속청(ICE)이 최근 공개한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CIP, Cryptocurrency Intelligence Program)’이 사용되고 있다고 해당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한 부서 소속 관계자가 확인했다.

국가안보수사국 산하 벌크캐시(대규모 현금) 밀반입 센터(BCSC)의 알 잔그레고리오 센터장은 코인데스크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민세관단속청의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에 처음 언급된 정보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했다. 잔그레고리오 센터장은 국가안보수사국 요원들이 암호화폐 관련 수사를 할 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프로그램의 정확한 정의나 구체적인 작동원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가안보수사국에서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을 수사할 때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이 지원하고 있다. 메스암페타민이나 MDMA 거래, 인신매매, 노인 사기, 다크넷 시장 마약 거래, 아동 성착취 사이트, 아편 밀매 등 다양한 수사에서 도움을 주었다.” -알 잔그레고리오, 대규모 현금밀반입 센터장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은 버몬트주에 있으며,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부상한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 BCSC가 개발을 담당했다. 2001년에 제정된 애국자법에 의하면 국제적인 현금 밀반입은 위법으로, 금융 범죄를 주로 다루는 대규모 현금밀반입 센터에서는 ICE 산하 국가안보수사국 요원들이 범죄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돕고 있다.

대규모 현금밀반입 센터가 처음 설립된 2009년 당시만 해도 암호화폐는 당국의 주의를 끄는 위협적인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몇해 지나지 않아 암호화폐가 범죄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연방 사법기관들이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민간 부분 수사에 필요한 도구 구입에 쓰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제 범죄조직들이 진화를 거듭해 불법 자금 송금 방식을 다각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알 잔그레고리오

잔그레고리오 센터장은 디지털 화폐가 현금 밀반입 수단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국가안보수사국 내 관련 전문가들이 자체 프로그램인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범죄 활동에 연관된 자금세탁을 방지하고자 우리 센터에서는 나날이 변화하는 수법과 기술에 맞춘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ICE의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고려해볼 때 잔그레고리오 센터장의 발언은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의 탄생과 관련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배경을 설명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예산안은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에 관해 무허가 금융 서비스 업체들을 식별하기 위해 P2P(개인간 거래) 사이트, 다크넷 시장, 비공개 사이트 등 불법 암호화폐 브로커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돌며 정보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그는 묘사했다.

암호화폐 정보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코인데스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방 정부기관 중 ICE가 블록체인 포렌식 서비스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ICE는 지난 2017~2019년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와의 계약에 260만 달러를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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