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비티씨코리아닷컴, 빗썸 코리아)이 빗썸 브랜드를 사용하는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플랫폼 '빗썸퓨처스'와 사업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빗썸퓨처스는 빗썸 코리아와는 무관한 거래소"라며 "빗썸 브랜드를 이용하고 있을 뿐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빗썸퓨처스는 새로 등장한 파생상품 거래소로, 최근 들어 3월 안에 개장하겠다며 신규 회원 가입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가입 페이지를 들어가면 주황색 'b' 모양의 빗썸 로고가 눈에 띈다. 그럼에도 빗썸 쪽은 관련성을 부인한 셈이다.

빗썸퓨처스 홈페이지에 있는 약관을 살펴보면, 이 거래소는 세이셸 제도에 있는 유한회사 제이트리홀딩스인터네셔널(Jay Tree Holdings International)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디지털 자산 파생거래 플랫폼으로 규정되어 있다. 테더(USDT)를 기반으로 최대 100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한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 상품을 출시하고, 원클릭 환전 서비스, 제로(zero) 수수료 등의 정책들을 운용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홈페이지 설명 만으로는 빗썸과 빗썸퓨처스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같은 로고를 쓰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빗썸 관계자는 "제이트리홀딩스가 BTHMB홀딩스와 빗썸 로고 사용에 대해 계약을 맺고 사용한 것뿐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기업"이라며 "BTHMB홀딩스가 빗썸 로고의 상표권을 갖고있어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BTHMB홀딩스는 빗썸의 지주회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빗썸 지분 75.66% 보유)의 지주회사이다.

5일 현재 빗썸퓨처스 홍보문구에 '빗썸이 만든'이란 표현이 삭제됐다. 출처=빗썸퓨처스 홈페이지
5일 현재 빗썸퓨처스 홍보문구에 '빗썸이 만든'이란 표현이 삭제됐다. 출처=빗썸퓨처스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애초 빗썸퓨처스 홈페이지에 있던 '빗썸이 만든'이라는 표현도 빗썸의 요청으로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홈페이지에는 "빗썸이 만든 글로벌 암호화폐 선물거래소"라는 홍보문구가 있었지만, 5일 조회했을 때에는 '빗썸이 만든' 표현이 사라졌다.

빗썸은 빗썸퓨처스와의 연관성을 떨치려는 듯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퓨처스의 운영사인) 제이트리홀딩스인터내셔널은 전직 비트맥스 COO와 핵심 개발자가 빗썸퓨처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맥스는 빗썸과 지난달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또 빗썸의 관계사인 빗썸글로벌이 선물거래 경험이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빗썸 글로벌은 2019년 5월 최대 100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한 무기한 선물거래 서비스 오픈 베타 버전을 시범 운용한 바 있다. 빗썸 코리아는 지난 26일부터 빗썸-빗썸글로벌 간에 수수료없이 암호화폐를 이동시켜주는 간편 자산이동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빗썸과 빗썸퓨처스가 실제로 연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빗썸 브랜드를 쓰는 빗썸퓨처스가 향후 빗썸패밀리에 편입된다면, 빗썸 이용자들이 이 파생상품 거래소를 상당히 간편하게 이용하게 될 수 있다. 이 거래소가 명목상으로는 한국 사용자는 이용할 수 없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2019년부터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파생상품들이 약진하는 분위기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레버리지가 높은 마진거래 상품들을 취급하는 것이 국내법상 도박개장죄 적용 대상일 수 있다는 문제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가 유통하는 마이너스 1배(-1)짜리 파생상품인 '헷지토큰'이 거의 유일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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