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서에서 드러난 텔레그램 ICO 거물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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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20년 3월6일 17:0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펀드사를 통해 텔레그램 ICO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법원 문서에서 확인됐다. 출처=셔터스톡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펀드사를 통해 텔레그램 ICO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법원 문서에서 확인됐다. 출처=셔터스톡

러시아 재벌과 전 내각 장관, 그리고 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의 COO가 170억 달러 규모의 텔레그램 암호화폐공개(ICO)에 투자한 사실이 새로 공개된 법정 문서에서 밝혀졌다.

문서에는 거물 기업가인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bramovich)와 메드베데프 행정부에서 열린정부 장관을 지낸 미하일 아비조프(Mikhail Abyzov)가 텔레그램의 그램(gram) 토큰을 해외 펀드사를 통해 구매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

이 두 거물 인사가 그램 토큰을 샀다는 사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텔레그램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EC는 텔레그램의 ICO는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증권법 위반이라며, 텔레그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 거물급 투자자의 이름과 이들의 투자 금액은 오레곤 대학의 스테픈 맥컨 교수가 쓴 보고서 전문의 첨부 문서에 포함되어있다. 맥컨 교수는 텔레그램의 블록체인인 톤(TON, Telegram Open Network)에 대한 분석을 위해 텔레그램에 고용되었다.

SEC는 맥컨 교수의 보고서와 관련해 지난 1월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보고서는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출시 관련 잠재적 검증 목록(2라운드 투자자들)’을 포함한 맥컨 교수의 여러 분석이 담겨있다.

A단계로 알려진 2라운드 투자는 2019년 3월에 완료되었고, 이를 통해 텔레그램은 8억 5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텔레그램은 이에 앞서 진행한 1라운드 투자 혹은 사전 구매에서 다시 8억 5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투자자들의 이름은 비밀에 부쳐졌고,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 참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코인데스크는 보고서 첨부 목록의 출처에 대해 맥컨 교수에게 물었으나 그는 답변을 거절했다.

 

유명 축구팀 구단주

맥컨 교수의 보고서에 첨부된 목록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노마 투자기업(Norma Investments Limited)이라는 펀드사도 포함되어 있는데, 노마는 거물 기업인이자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의 구단주이기도 한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기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마는 2라운드에서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브라모비치가 텔레그램 ICO에 참여했다는 소문은 1라운드 때부터 돌았다. 하지만 이 억만장자는 자신의 투자 참여에 대해 어떠한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 아브라모비치의 투자기업 밀하우스의 존 맨 대변인도 이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주로 축구에 관한 이야기로만 기사에 오르내리지만, 유명한 소송에 휘말린 적이 한 번 있었다. 바로 아브라모비치의 파트너였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그를 상대로 낸 소송이었다. 러시아 재벌 베레조프스키는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 정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자신의 러시아 석유회사 시브네프츠(Sibneft) 지분을 매각하라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베레조프스키의 주장을 부인했고, 법원은 아브라모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보고서는 2라운드에서 톤에 투자한 또 다른 펀드사가 있다고 밝혔는데, 바로 러시아 기업 라나벨 벤처스(Larnabel Ventures)다. 이 펀드사는 구체리예프 가문이 소유한 기업으로 2라운드에서 텔레그램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구체리예프 가문의 수장인 미하일 구체리예프는 석유 산업으로 부를 축적했고 석유기업 사프마르(Safmar)를 설립한 러시아의 석유 재벌이다.

라나벨 벤처스를 운영하는 그의 아들 사이드 구체리예프 또한 억만장자로, 아버지를 따라 석유 산업에 몸담고 있다. 하지만 좀더 현대적인 사업에도 발을 들였는데, 지난해에는 벨라루스 정부가 2018년 말 암호화폐 규제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생긴 합법적 암호화폐 거래소 커런시닷컴(Currency.com)에 투자했다.

한편, 러시아의 한 언론은 지난해 말 구체리예프 가족 사업이 석유 밀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사프마르 측에 의견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맥컨 교수의 보고서 첨부 목록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이름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펀드사 바티오스 홀딩스(Batios Holdings Limited)였다. SEC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아비조프가 이 회사의 사장으로 있다. 아비조프와 바티오스의 관계는 2018년 러시아 검찰이 횡령 사건으로 그를 조사할 때 드러난 바 있다.

장관 시절, 러시아 정부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힘썼던 아비조프는 2019년 3월부터 수감됐다. 아비조프는 텔레그램 암호화폐공개(ICO) 시점인 2018년 5월로 정부 내 경력을 마감했다. 아비조프의 법정 대리인은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핀테크 경영자

독일 결제서비스 와이어카드(Wirecard)의 최고운영책임자 잔 마르살렉도 목록에 포함됐다. 목록에는 마르살렉이 토큰 판매 2라운드에서 7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와 있다.

2019년 와이어카드는 톤 개발을 맡은 텔레그램 산하 스타트업 톤 랩(TON Labs)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톤 랩은 2019년 3월부터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테스트넷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2019년 4월 와이어카드는 톤 랩과 ‘합동 디지털 금융 서비스, 결제, 은행 플랫폼 개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코인데스크는 와이어카드와 톤 랩의 파트너십과 마르살렉의 투자에 대한 언급을 와이어카드 측에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즈가 와이어카드의 회계 관행을 폭로해 당국에 조사에 착수했고, 와이어카드는 파이낸셜타임즈를 고소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이름 외에도, 전에 공개적으로 텔레그램 ICO에 참여했다고 밝혔던 러시아 백만장자 두 명도 포함됐다. 전자결제 회사 키위(Qiwi)의 창업자 세르게이 솔로닌(Sergey Solonin)과 2010년 펩시코(PepsiCo)에 인수된 러시아 최대 음료회사 윔빌단(Wimm-Bill-Dann)의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야코바시빌리(David Yakobashvili)다.

솔로닌은 1700만 달러를, 야코바시빌리는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컨 교수의 보고서를 보면, 야코바시빌리의 총 투자액은 그가 밝힌 것의 5배인 5천만 달러라고 나와있다. 만약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야코바시빌리는 그램 토큰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이 된다.

이전에도 보도된 바 있듯이, 투자자들이 몰린 텔레그램의 토큰 판매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벤치마크(Benchmark), 세쿼이아(Sequoia),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레드포인트(Redpoint), 드레이퍼 드레곤(Draper Dragon), 포트리스(Fortress)와 같은 미국의 유명 벤처 펀드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 톤은 원래 지난해 10월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SEC가 출시 직전에 법원을 통해 그램 토큰 발행 긴급 금지 가처분을 받아냈고, 이어 텔레그램을 고소했다. 몇 달에 걸쳐 법정 서류들이 오갔고, 지난달 19일 첫 공판이 열렸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케빈 카스텔(P. Kevin Castel) 판사는 4월30일 전까지 판결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4월30일은 투자자들이 10월에 톤 출시 연기에 합의해주면서 약속받은 새로운 출시 기한이다. 텔레그램은 법정 공방 속에서도 톤 개발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작년 11월에는 테스트용 암호화폐 지갑을 공개했고, 지난달에는 톤의 합의 프로토콜에 관한 기술백서를 발간했다. 또한 톤 생태계에서 웹사이트를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인 톤 DNS에 대한 기술 문서도 발간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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