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다음 단계는? "암호화폐 금융법, 2~3년 후 도입될 수도"
[인터뷰]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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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2020년 3월13일 14:00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인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는 2~3년 안에 암호화폐 거래 관련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자금세탁방지만 다루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다음으로 암호화폐 발행과 유통을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법이 나올 차례라는 것이다.

그는 11일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ICO(암호화폐공개)는 금지되어 있지만 암호화폐 유통(거래소를 통한 투자 등)은 열려있다면서 "돈이 돈다는 건 결국 금융이고, 문제가 생기면 금융당국이 계속 손 놓을 수는 없으니 거래법 관점에서 규제체제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의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한 특금법 개정의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회색지대에 머물던 암호화폐 거래소에 사실상 인허가제 성격인 신고를 도입하면서 정부가 우려하는 투기 등의 문제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금법 하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1~2년 동안 얼마나 투명하고 잘 움직이는지 보여주면, 정부는 거래법적 규제를 도입해도 이들이 준법을 따를 것이라고 보고 새로운 형태의 자율규제를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소프트 랜딩 전략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는 주요국들이 조금씩 암호화폐 법률을 마련하는 가운데,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규제의 초석 정도 만들고, 2~3년 내 적어도 규제체제는 마련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특금법 개정으로 자금세탁방지는 구축했다. 여러 나라가 규제체제를 만드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앞서 나가거나 시장을 활성화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법이 각국에서 입법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부 국가들은 ICO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법률과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9년 5월 ICO를 합법화하는 기업성장변화법(Loi PACTE)을 제정했고, 독일은 은행법을 개정해 2020년 1월부터 은행도 암호화폐 거래, 수탁사업을 할 수 있다. 

"일본, 프랑스, 독일 외에도 스위스는 분산원장법(DLT법), 싱가포르는 지불서비스법, 태국은 ICO법을 만들었다. 다른 나라에서 규제체제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자금세탁만 방지하는 특급범만 가지고 계속 규제할 수는 없다. 향후 한국에서도 금융규제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은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의 단계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20대 국회에는 특금법 개정안 외에도 암호화폐 관련 제정, 개정법 여러 건이 발의됐다. 박용진·하태경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정태옥·정병국·김선동 의원은 암호화폐 관련 제정법을 대표 발의했다. 천 교수는 "5개 법안이 디테일은 다르더라도 앞으로 규제해야 할 큰 내용은 다 들어가 있다"면서 향후 이 법안들을 중심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한국에서 암호화폐 거래법을 만든다면 일본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 해킹을 경험한 일본은 비교적 일찍 암호화폐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관치금융이 강한 나라인 만큼 진입장벽도 매우 높다. ICO나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하려면 사전에 암호화폐 교환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심사절차는 매우 까다롭고, 암호화폐 상장도 자율 규제기구인 일본가상화폐거래소협회(JVCEA)의 심사를 거친다.

"주식 상장도 나라마다 제도가 다르다. 영국, 호주에서 주식 상장 권한은 행정기구 산하의 상장위원회가 가지고 있고, 거래소는 거래만 하는 곳이다. 한국거래소는 자율기준으로 자체 상장 기준이 있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암호화폐 상장 제도가 생긴다 해도, 감독당국이 '거래소 알아서 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 상장위원회를 만들거나, 업계가 상장기준을 만들어오면 사전 승인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금융규제법, 핀테크법 등을 연구하는 천 교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금융법연구센터장)으로 활동했고, 2019년 8월부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술경영융합대학 경영학과(GTM전공) 조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2018년부터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금융당국에 암호화폐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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