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컨센서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켈리 뢰플러 당시 백트 CEO. 출처=코인데스크
2018년 컨센서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켈리 뢰플러 당시 백트 CEO. 출처=코인데스크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소 백트(Bakkt)의 전 CEO이자 미국 조지아주를 대표하는 켈리 뢰플러 연방 상원의원이 코로나19에 관해 상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브리핑 이후 130만~320만 달러어치 주식을 판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비스트(Daily Beast)는 공화당 소속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과 그의 남편 제프리 스프레처가 지난 1월24일 상원 비공개 브리핑 이후 수주에 걸쳐 총 29차례나 주식을 거래했다고 보도했다. 스프레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백트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의 창립자 CEO이기도 하다.

ICE는 성명을 내어, 해당 거래는 뢰플러나 스프레처의 조언 또는 지시로 이뤄진 게 아니라 그들의 재산 관리인들이 진행했으며 사규를 준수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상원의원 금융정보 공개(Senate Financial Disclosures) 홈페이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 중 리시디오 테크놀로지(Resideo Technologies), 엑손 모바일(Exxon Mobile), 로스 스토어(Ross Stores), 텐센트(Tencent), 델타항공(Delta Airlines) 지분을 매각했다. 총 매각 규모는 적게는 1001달러에서 50만 달러에 이르며, 이는 5억 달러에 이르는 뢰플러 의원의 재산을 고려하면 많은 주식은 아니다.

뢰플러 의원 부부는 텔레워킹 제품을 판매하는 시트릭스(Citrix)와 오라클(Oracle)의 주식을 공동 매입했고, 블랙스톤 부동산 투자신탁(Blackstone Real Estate Investment Trust) 주식을 각각 따로 구매했었다.

뢰플러 의원은 지난 1월 브리핑 직후 “오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공중보건 담당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는 트위트를 올렸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코로나19의 위협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도 여러 차례 트위터에 올렸다.

또 지난주 여러 상원의원이 코로나19가 심각해질 거라는 정보를 미리 듣고 주식을 급히 대거 매각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는 “견실한 미국 경제와 트럼프 행정부의 훌륭한 대응 덕분에 미국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트윗을 올렸다.

뢰플러 의원 측은 데일리비스트의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보도 이후 트위터를 통해 “해당 보도는 말도 안 되는 근거 없는 공격”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본인과 남편은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알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으며, 다른 사람이 이를 관리했다는 것이다. 또 해당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상원 윤리위원회(Senate Ethics Committee)에 자진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뢰플러 의원은 2월 16일까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당시 이미 많은 지분이 매각된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주식 매각과 관련해 최초로 신고한 시점은 2월 7일. 그러나 신고 내용을 수정해 3월 12일에 다시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원이나 하원의원이 공직자 신분으로 취득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산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ICE 측은 이번 기사를 발행하기 전까지 마감 시간까지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뢰플러 상원의원과 관련된 논란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초, 그는 백트의 CEO 자리에서 물러난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곧장 농업위원회에 배정됐다. 농업위는 백트가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거래소로 승인해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감독하는 상임위다. 백트의 모기업 ICE도 연례 보고서에서 “ICE가 보유한 많은 주식을 CFTC가 광범위하게 규제했다”고 밝혔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당시 뢰플러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자신은 상원 윤리 규정을 준수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경우 사안에 따라 농업위원회 위원으로서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상원 정보위원회(Senate Intelligence Committee) 리차드 버 위원장(공화, 노스캐롤라이나)도 지난달 주식 시장이 폭락하기 직전 50만~150만 달러에 이르는 주식을 급히 매각했다. 버 위원장은 20일, 상원 윤리위원회에 자신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검토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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