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폴딩앳홈은 세계 각지에 흩어진 수천 대의 컴퓨터의 연산력을 모아 분산 슈퍼컴퓨터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한다. 질병 연구를 위한 분산 슈퍼컴퓨터를 형성한다. 출처=셔터스톡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폴딩앳홈은 세계 각지에 흩어진 수천 대의 컴퓨터의 연산력을 모아 분산 슈퍼컴퓨터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한다. 질병 연구를 위한 분산 슈퍼컴퓨터를 형성한다. 출처=셔터스톡

미국 최대 규모의 이더리움 채굴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특수 컴퓨터 6천 대의 반도체에서 나오는 연산력을 코로나19 치료 연구에 제공한다.

코어위브가 2월 27일 공개된 스탠포드대학교의 폴딩앳홈(Folding@home) 프로젝트에 GPU(graphics processing units, 그래픽처리장치)를 지원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있는 수천 대의 컴퓨터를 연결해 분산 슈퍼컴퓨터를 형성하고 질병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코어위브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브라이언 벤투로는 폴딩앳홈 프로젝트가 바이러스 치료제를 찾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코어위브가 제공한 GPU 덕분에 프로젝트 네트워크의 연산력은 2배로 높아졌다. GPU는 반복적인 계산을 처리하게 된다.

벤투로는 코어위브가 제공한 6천 GPU가 이더리움의 전체 해시레이트의 0.2%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더 26개(현재 가치로 약 3600달러)를 채굴할 수 있는 연산력이다.

벤투로는 폴딩앳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아직 찾지 못했지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돌파구를 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폴딩앳홈은 HIV 약품을 개발하는 데 많이 이바지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연산력이 코로나19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IBM의 슈퍼컴퓨터를 포함해 수많은 단체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사실상 나라 전체를 봉쇄했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모두 취소됐고, 각종 사업장과 식당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공포가 확산하면서 금융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의 컴퓨터

코어위브는 코로나19 연구에 GPU를 사용하자는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행동에 나섰다.

벤투로는 테스트가 몇분 만에 끝났다고 전했다. 이후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됐다. 코어위브는 전체 연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폴딩앳홈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에 보태고 있다.

“한 번도 이 일을 실제로 진행해야 할지에 관해 의문이 제기된 적이 없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우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기뻐하고 있다.” – 브라이언 벤투로, 코어위브 공동창업자 겸 CTO

폴딩앳홈은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화 프로젝트다. 하나의 거대 컴퓨터를 사용하는 단일 리서치 회사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누구나 참여해 연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노트북 1대라도 남는 연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

연산 능력은 바이러스와 관련한 유용한 정보를 찾는 데 사용된다. 비트코인 채굴과 마찬가지로, 1명의 사용자가 문제의 “해답”을 찾으면 이 정보를 그룹 내 다른 이들에게 배포한다.

“단백질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가 승인한 약이나 기타 의약품이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례를 찾는다.” – 브라이언 벤투로

“바이러스는 단백질을 사용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을 억제하고 스스로 복제한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이 단백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고 어떤 치료법을 설계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폴딩앳홈 블로그 게시글

과학자들은 단백질 시뮬레이션을 다각도에서 살펴보며 바이러스를 더 잘 이해하고 치료제를 찾는다. 컴퓨터는 여러 가지 변이를 빠르게 섞어보면서 이 프로세스에 박차를 가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해서 단백질을 분석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단백질 원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가치 있는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 블로그 게시글

 

희박한 가능성

벤투로는 다른 GPU 채굴자들에도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다른 암호화폐 채굴자도 각자 행동에 나섰다. 튤립툴스(Tulip.tools)의 창립자 조한 탄저는 지난주 테조스 제빵사들(채굴자)에게 폴딩앳홈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에게 테지(XTZ) 토큰 15개(약 20달러어치)를 전송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코어위브만큼 많은 연산 능력을 제공하지는 못하겠지만, 테조스 커뮤니티 안에서 20여 개의 제빵사 모임이 연산력을 제공하고 있다. 테조스 사용자들이 기부한 연산력의 가치는 약 600달러 정도다.

암호화폐 채굴자가 누구나 쉽게 폴딩앳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굴을 위해 제작된 특수 반도체 ASIC 채굴기를 사용하는 경우 GPU만큼 유연하게 기능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ASIC은 GPU보다 연산 능력은 더 높지만, 암호화폐 채굴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여기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벤투로는 이것이 비트코인과 비교했을 때 이더리움이 가지는 장점 중 하나라고 본다. 이더리움에서는 GPU 채굴이 가능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미 대부분 ASIC 채굴로 전환됐다.

“이것이 이더리움 채굴 생태계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이다. 이더리움은 세계 최대의 GPU 컴퓨팅 자원이다. 몇 분 만에 하드웨어를 재배포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 브라이언 벤투로

(이더리움에서도 ASIC이 사용된 적이 있었다. 또한, 다가오는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가 끝나고 나면, 지금의 이더 채굴자들은 사라질 것이다.)

ASIC은 폴딩앳홈에 기여할 수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예전에 사용하던 GPU를 이용해 연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 많은 채굴자가 참여하더라도 여전히 치료제를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몇몇 산업 전문가들과 논의해본 결과, 폴딩앳홈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 성공해 시장에 치료제를 제공할 가능성은 2~5% 정도라고 한다.” – 브라이언 벤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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