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의 주요 수입원 모네로는 오늘도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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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4월5일 10:00
'박사' 조주빈(24)씨가 박사방 ‘입장료’를 받을 때 가장 선호했던 암호화폐 모네로(XMR)가 시장에서 퇴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모네로 홍보 동영상
'박사' 조주빈(24)씨가 박사방 ‘입장료’를 받을 때 가장 선호했던 암호화폐 모네로(XMR)가 시장에서 퇴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모네로 홍보 동영상

‘박사방’ 여성 성착취 동영상 판매 사건에서 음성적 자금 흐름에 암호화폐가 쓰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생산업인 암호화폐 업계에 결과적으로 악명을 더해준 이른바 ‘다크코인’이 시장에서 퇴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성착취 동영상 판매 혐의로 검찰 조사중인 '박사' 조주빈(24)씨가 박사방 ‘입장료’를 받을 때 선호했던 암호화폐 모네로(XMR)다. 모네로는 익명성(anonymity)를 강화시킨 암호화폐다. 사용만 하면 거래 흐름과 돈의 규모를 타인이 확인할 수 없도록 가려준다. 비트코인처럼 지갑 주소만 알고 있으면 누구나 쉽게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가명성(pseudonymity)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쓰기에 적합한 암호화폐인 셈이다.

모네로는 최근 전자 거래 특성상 숨기기 어려운 수신자의 IP 주소까지 숨기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익명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특성은 국제적으로도 화젯거리가 된다. 박사방 외에 최근 모네로가 화제가 된 것은, 지난 2월 미국의 사이버 보안기업 리코디드퓨처의 보고서였다. 2017년 이후 북한의 인터넷 트래픽이 300% 이상 늘었고, 이는 암호화폐 채굴과 사이버 공격 등의 영향이라는 내용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2019년 5월 이후 모네로 채굴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FATF 권고 뒤 거래소들 모네로 퇴출 이어졌지만

세계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대부분이 모네로를 법정통화 마켓에서 제외한 상태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코인힐스 자료에 따르면 2일 현재 모네로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세계에 61곳이다. 지난해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사업자(VASP)들에 가상자산 수취인과 송금인 정보를 모두 수집·보유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부터다. 국제 기관 및 각국 정부들 사이에 대규모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지원 등을 막기 위해 모네로를 포함해 대시(DASH), 지캐시(ZEC) 등 ‘프라이버시코인’들을 제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립된 것이다.

국내 거래소들도 지난해 9월 이들 프라이버시코인을 거래 가능 명단에서 제외했다. 현재 국내에서 모네로 거래가 가능한 곳은 빗썸과 후오비코리아 등 2곳 뿐이다. 모네로와 원화 사이의 환전 거래를 지원하는 빗썸에서는 최근에도 하루 5000만원 상당의 모네로가 거래된다. 빗썸 관계자는 박사방 사건이 부담되지 않느냐고 묻자 "투자자 보호, 범죄 악용 가능성 등 모든 측면에서 상장 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되면 선행적으로 규제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오비코리아는 원화 거래도 지원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USDT)로 교환이 가능하지만, 최근 일 평균 거래량은 거의 0원에 가깝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거래량이 미미해서 일단 모니터링 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상장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네로. 출처=모네로 프레스킷
모네로. 출처=모네로 프레스킷

하지만 국내 거래소들이 모네로 거래를 중단하더라도 세계 어디에선가 거래가 이뤄진다면 근본적인 대응은 불가능하다. 국외 거래소에서 다른 암호화폐로 환전한 뒤 국내 거래소로 들여와 원화로 출금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규제 솔루션 기업 사이퍼트레이스는 전세계 거래소 32%에서 프라이버시코인이 거래되고 있으며, 주요 프라이버시코인의 개발자들은 FATF 규제를 우회할 대책을 마련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암호화폐 범죄수익 현금화 방안부터 차단시켜야"

국내 암호화폐 기업 관계자 ㄱ씨는 암호화폐 특성상 범죄수익의 현금화를 원천 차단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제적인 공조 등으로 모네로 등 익명성 높은 암호화폐에 대한 본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비슷한 범죄는 또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박사방 사건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씨 등 박사방 운영자들만 조사하지 말고 해당 채팅방에 가입한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유료 회원들 중에서도 책임이 중한 이는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ㄱ씨는 범죄수익 현금화 방안의 원천 봉쇄를 재차 강조한다. ㄱ씨는 "국내에서도 아직 모네로 환전이 가능하지 않느냐. 정부가 문제를 제대로 예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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