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코로나19의 혼란을 틈타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FBI는 13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암호화폐 관련 범죄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수많은 범죄조직이 끊임없이 기회를 엿보고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범죄조직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 심리를 악용해 돈을 훔친 뒤, 이 돈을 암호화폐 시스템을 이용해 세탁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범죄 대상을 고를 때도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 사기단의 특징은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의 직원으로 속여 구호 물품을 요청하거나 안전용품 판매상으로 위장해 각종 용품을 사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선단체로 위장해 암호화폐 기부금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종류의 이메일을 받으면 ‘강력 스팸’으로 처리해 절대 열어보지 말아야 한다.” - FBI 경고문

코인데스크 이메일 스팸 폴더에 걸러진 ‘강력 스팸’ 메일들. (출처=코인데스크 대니 넬슨 기자).
코인데스크 이메일 스팸 폴더에 걸러진 ‘강력 스팸’ 메일들. (출처=코인데스크 대니 넬슨 기자).

FBI는 이어 “이들 사기단은 갈취나 협박 같은 전통적인 수법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전략을 바꾼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비트코인 계좌로 입금하지 않으면 당신이나 당신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협박하는 식이다.

FBI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늘 상식적으로 사고하며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합법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상대방에게 송금할 때는 몇 번이고 꼼꼼히 따지라는 것이다. 또 협박이나 갈취를 당했을 때는 반드시 관할 기관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FBI는 그러나 이러한 경고문을 발표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FBI의 이번 경고문은 코로나19 이후 암호화폐 범죄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첫 번째 공익광고(Public Service Announcement, PSA)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듯 암호화폐 범죄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고 FBI는 강조했다.

이들 사기단은 마스크 등 안전용품을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200만 달러, 약 24억 원을 가로챘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영국에서도 악성 문자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해 사람들을 더욱 불안에 빠트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금융감독원(FCA),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전 세계 금융 당국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팬데믹 상황을 악용한 암호화폐 범죄가 기존의 전통적인 사기 수법보다 효과적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지난 10일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범죄 피해자의 숫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암호화폐 사기에 말려들어 돈을 입금한 피해자의 숫자는 올해 들어 4월 초에 가장 많았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들의 범죄 수익도 덩달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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