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플랫폼, 이더리움·EOS 지원…중국 국가주도 블록체인 계획의 현 주소
“BSN(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은 디지털 일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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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Zhao
Wolfie Zhao 2020년 4월16일 10:00
출처=David Yu/Pexels
출처=David Yu/Pexels

중국 국가정보센터(国家信息中心, SIC)가 이끄는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区块链服务网络, BSN, Blockchain Service Network)는 지난 15일에 국내 상업용 네트워크를 출범했고, 25일에는 다른 나라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출범할 예정이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BSN에서 레고를 조립하듯 쉽게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개발자를 위한 기술 지원보다 훨씬 더 큰 데 있다. BSN 얼라이언스 백서는 “BSN이 세계 각지에 자리를 잡으면 중국이 주도해 혁신을 이끈 유일한 글로벌 인프라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이 네트워크의 접근권을 중국이 통제하게 된다”고 천명한다.

이처럼 이 프로젝트는 지정학적이고 거시 경제적인 함의를 지닌다. 캘리포니아 웨스턴로스쿨 제임스 쿠퍼 법학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비슷하다. 중국은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선점 효과를 누린다”고 지적했다.

쿠퍼는 이 프로젝트가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와 비슷하다고 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는 로봇 공학이나 인공지능 등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에는 다른 국가의 혁신을 모방한다는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BSN의 내부 테스트 결과 발표에서 여러 용례를 다뤘다. 센서를 통해 온라인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공 자원을 관리하는 스마트시티가 한 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또한 BSN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신원 등록과 데이터 저장을 꼽았다.

“중국은 세계의 기술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블록체인 사업에서는 그러한 기술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 – 에디스 영, 프루프 오브 캐피탈 전무 이사

중국은 이 계획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에디스 영 이사는 “중국은 세계에서 블록체인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하고 있다. 또 은행, 통신사, 인터넷 기업 등 중요한 인프라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네트워크가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면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먼저 네트워크를 테스트하고 있는 56개 도시에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있다. 리린(李林) 후오비 그룹 CEO는 “우리는 미국, 일본,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프랑스 등 다른 국가에 해외 노드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후오비의 블록체인 개발 그룹은 BSN 창립에 참여했다.

영은 BSN의 기업 친화적인 특성 때문에 다른 국가도 네트워크에 참여할 동기가 생긴다고 설명하면서, “BSN의 백서를 보면 기업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낮고 배포가 빠르며 관리가 쉬워야 한다”고 말했다.

 

BSN은 무엇인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의 직속 기관인 국가정보센터가 주도하는 이니셔티브에는 차이나텔레콤(中国电信)과 차이나모바일(中国移动), 차이나유니콤(中国联通), 유니온페이(银联) 등 통신 분야 국유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BSN 자체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아니다. BSN은 개발자가 기업형 블록체인 프로토콜과 퍼블릭 블록체인 가운데 선택해서 코딩을 할 수 있는 중앙 플랫폼이다. 백서에 따르면 BSN의 목표는 운영비를 낮추고 유연성을 개선하며 더 나은 규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분절된 시장을 통합하기 위해 설계된 BSN은 개발자들이 쉽고 저렴하게 허가형 및 개방형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과 노드를 개발, 배포, 운영,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포털, 프레임워크를 아우른다.” – 리린

지난해 10월15일 시작해 15일 종료된 베타 테스트 기간 2천명 넘는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그중 3분의 1은 기업이며 나머지는 개인 개발자이다.

BSN의 이점 중 하나는 낮은 가격이다. 이는 차후 경쟁자가 나타나도 확실한 비교우위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리린은 “분산원장기술 애플리케이션을 알리바바 클라우드(Ali Cloud)나 화웨이 클라우드(Huawei Cloud) 등의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배포하려면 1년에 수만달러가 든다. 그러나 BSN에서는 연간 300달러면 개발자들이 DLT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가격은 여러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학생을 포함한 개인들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들이 발명과 혁신을 위해 BSN을 사용하면 개발이 가속화되고 블록체인기술이 널리 사용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백서에 따르면, 기초 작업을 위한 두 단계가 있다.

첫번째는 소위 공공도시 노드라고 하는,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특정 도시에 할당된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배포하는 것이다. 백서는 BSN이 통신사를 통해 100개의 도시 노드를 등록했으며 연말까지 200개의 노드를 추가 배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번째는 공통 표준에 맞추기 위해 암호화폐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등 분야에서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수정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각의 시스템이 서로 협력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BSN은 월마트가 공급망에서 식품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하이퍼레저패브릭(Hyperledger Fabric)을 포함해 몇몇 허가형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풀에 추가했다. 또한 인터넷 대기업 바이두의 슈퍼체인(Xuper Chain), 선전 정부 기관과 텐센트(Tencent), 위뱅크(WeBank), 화웨이(Huawei) 등 국내 기술기업이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FISCO 등 국내 개발 프로토콜도 추가했다.

최근에는 크립테이프(Cryptape) 개발자들이 시작한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젝트 CITA도 BSN에 추가됐다.

허가가 나고 표준화된 소프트웨어개발키트가 생겨나면 개발자들은 프로토콜을 선택하고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위치에서 컴퓨팅 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허가형 프로토콜이 상호운용성을 지원하도록 조정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더 유연하게 하나의 프로토콜에서 다른 프로토콜로 옮겨갈 수 있다.

쿠퍼는 중국이 하향식 접근방식을 통해 규제를 피하면서도 대규모 네트워크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분명한 국가 전략을 갖췄다.” – 제임스 쿠퍼

 

퍼블릭 블록체인

작년에 BSN 백서가 처음 발간됐을 때 BSN 얼라이언스는 리눅스 재단이 개발한 허가형 블록체인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지원한다는 말이 담겨 있었다. 누구나 인터넷만 사용할 수 있다면 다운로드받아 실행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허가형 시스템은 승인받은 단체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된 백서의 최신 버전을 보면 다른 허가형 블록체인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BSN이 이더리움과 EOS를 포함한다고 밝힌 점이다.

중국 정부가 오픈 네트워크를 경계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기술적인 기반이 없는 유령회사가 '커뮤니티 주도형'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사용해서 ICO를 진행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등 사기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기술력을 갖춘 퍼블릭 블록체인에도 위험이 따른다고 보고 있다. 화폐가 널리 채택되면 디지털 토큰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도시 노드 네트워크를 세계적으로 확장해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접근권이 제한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지금껏 프라이빗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하이시 정부는 최고의 중국 엔지니어 그룹이 창립한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 콘플럭스(Conflux)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고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유기업들이 대주주로 있는 중국초상은행(招商银行, CMBI)은 허가형 퍼블릭 네트워크 너보스(Nervos)와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록트리 캐피탈(RockTree Capital)의 오메르 오즈덴 회장은 중국의 퍼블릭 블록체인 참여가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고, 블록체인이 성공한다면 이더리움 같은 네트워크를 직접 보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영은 중국 정부의 개발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놀라울 만큼 높다면서, “웹사이트와 위챗 채널에서 이미 두 번째 개발자 대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리린에 따르면, 현재 BSN은 중국 외부의 퍼블릭 블록체인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7월에 국제 베타 테스트 기간이 끝나고 나면 이더리움과 EOS 노드도 지원할 예정이다.

 

빅 브라더 행보?

중국 정부와 퍼블릭 블록체인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주요 암호화폐 자산은 퍼블릭블록체인을 근간으로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러한 암호화폐가 투기나 구조적인 위험을 불러온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이 퍼블릭 블록체인 때문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게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CBDC 개발 초기 인민은행은 분산원장기술을 검토했지만, 탈중앙화와 중앙화 사이의 중간 지점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가상화폐가 1년 안에 출범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석달간 모든 것이 멈춰있었을 때도 인프라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 – 에디스 영

BSN 백서는 퍼블릭블록체인의 ‘완전한 탈중앙화’와 ‘자유주의적’ 특성으로 인해 통제할 수 없다는 정부 단체의 의견을 실었다.

“페이스북이 주도해 만든 리브라연합과 리브라 블록체인에는 규제를 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같은 개방형 퍼블릭 블록체인 프레임워크에는 규제가 통하지 않는다.” – BSN 백서

따라서 BSN이 이더리움과 EOS를 지원한다고 해도, 이들이 중국 내의 BSN 포털과 도시 노드에서 퍼블릭 블록체인 노드를 배포하고 운영할 수는 없다.

쿠퍼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과 BSN을 개발하는 이유가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나 다른 국가에서 디지털 화폐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고도로 중앙화된 시스템이 분산원장이나 탈중앙화 기술을 수용한다는 사실은 분명 아이러니다.” – 제임스 쿠퍼

전자·전기 전문 매체 IEEE 스펙트럼은 최근 해외 개발사나 데이터센터 제공사 등 BSN의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를 망설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정보센터가 BSN의 루트키(root key, 네트워크와 서버의 상호작용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된 고유의 암호)를 통해 플랫폼에서 생성된 거래를 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서는 중국 정부가 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일어나는 거래는 서로 비공개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영은 중국 정부가 네트워크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추적하리라 짐작한다.

“BSN은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아니다. 정부가 직접 선정한 노드를 통해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으며, 정부에서 모든 것을 개발하고 유지할 수 있다. 현금은 사라질 것이다. 통신사, 은행, 교통, 알리페이, 위챗이 모두 정부 네트워크에 속하게 되면 사기가 발생하기 어렵다.” – 에디스 영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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