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데이트를 보면, 중국 국가주도 블록체인 사업이 보인다.
BSN(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 기술 설계 주도한 레드데이트 허이판 대표 심층 인터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avid Pan
David Pan 2020년 4월27일 07:00
레드데이트(北京红枣科技) 로고.
레드데이트(北京红枣科技) 로고.

“처음에는 블록체인, 특히 분산원장 기술은 높은 비용 탓에 상업적 가치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플랫폼에 여러개 프레임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레드데이트(北京红枣科技)의 허이판(何亦凡) CEO의 말은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区块链服务网络, BSN, Blockchain Service Network)의 핵심 개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드데이트는 BSN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3개 업체 중 유일한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로 BSN의 기술 설계를 선두에서 이끌어왔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발개위) 직속 기관인 국가정보센터(国家信息中心, SIC)가 주도하는 BSN은 지난 15일 국내 상업용 네트워크를, 25일에는 다른 나라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레드데이트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하지만 BSN의 기술 설계를 전담하고 있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여러모로 핵심 업체다. 발개위까지 올라간 BSN의 전략도 바로 이곳에서 수립했다.” - 마이클 성, 푸단대학교 판하이 국제금융대학 교수

허이판 대표에 따르면, 레드데이트를 비롯해 차이나모바일(中国移动), 유니온페이(银联) 등 BSN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3개 업체가 BSN에 투자한 돈은 모두 합쳐 2억위안, 약 35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또 중국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 센터 두곳과 계약을 맺었다.

레드데이트는 직원 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 중소 업체지만, 지정학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BSN 프로젝트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BSN 프로젝트의 지정학적 가능성은 중국 내 또다른 국가주도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가능성에 버금간다. 일대일로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중국의 기반 시설 개발 및 투자 구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서, 중국은 차세대 산업혁명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인공지능을 비롯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허이판 대표는 “블록체인이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되려면 좀 더 강력한 ‘결합 세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분산원장 기술(DLT)은 기본적으로 지역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자체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지만, 서로 분리돼 별도로 존재한다. 이것은 마치 서로 연결된 DLT 네트워크가 무수히 존재하는 인터넷 환경과 비슷하다. 그래서 지금의 DLT 산업은 1993년의 인터넷 산업과 무척 닮았다. 요컨대 BSN을 이용하면 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아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최대한 많은 블록체인 프레임워크를 참가시켜서 이들이 BSN 플랫폼 위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 이용자들은 블록체인 구축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아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 허이판 대표

 

단순한 앱 개발 시스템

코인데스크가 입수한 BSN의 미공개 기술 백서는 기존의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서로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가 무질서하게 겹겹이 쌓여있는 게 아니다. BSN 프레임워크 적용 표준에 부합하는 암호화 알고리듬, 인증기관 관리 및 거래용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댑(DApp · 분산앱) 관리용 SDK 등이 적용돼 통일된 기준으로 존재한다.” - BSN 미공개 기술 백서

허이판 레드데이트(北京红枣科技) CEO. 출처=猎运财经
허이판 레드데이트(北京红枣科技) CEO. 출처=猎运财经

해당 백서는 레드데이트의 주도로 차이나모바일, 유니온페이, 국가정보센터가 함께 참여해 작성했다. 백서 내용을 보면 개발자는 개인키 하나로 다양한 프레임워크에서 댑을 배포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댑끼리 연결돼 있어 호환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별 프레임워크는 자체 스마트계약과 합의 메커니즘의 고유한 특징을 그대로 유지한다.

“우리의 목표는 네트워크 이용자 80%가 마치 온라인에서 양식을 기입하듯 단순한 절차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계약을 직접 쓸 필요도 없이 그저 BSN 시스템에서 고르기만 하면 된다. BSN 프로젝트는 코스모스(Cosmos), 체인링크(Chainlink) 개발자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코스모스는 모든 블록체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인터체인 프로젝트, 체인링크는 오라클이 직면한 중앙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네트워크다. 이 두 곳 외에도 많은 프레임워크를 포함하겠지만, 특별히 코스모스와 체인링크는 서로 다른 시스템 사이에 호환성을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코스모스와의 제휴는 상하이 소재 블록체인 회사 이리타(IRITA)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리타는 코스모스로부터 텐더민트(Tendermint) 합의 메커니즘, 블록체인 간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IBC) 등 각종 기술 지원을 받은 업체다. 이리타는 자사가 코스모스 시스템을 이용해 블록체인 개발을 완료한 최초의 컨소시엄 블록체인이라고 내세운다.

“우리는 홍콩에서도 팀을 꾸려 모든 종류의 프레임워크를 연구한 뒤 BSN에 적용할 계획이다. 머지않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나아갈 것이다.”

백서는 개발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언급하면서, “서비스 개발자와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BSN이나 플랫폼 어디에도 저장되지 않는다. 포털 내에서 사용되는 플랫폼에는 개인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API 자체가 없다. 모든 개발자와 댑 사용자의 개인 정보는 각각의 BSN 포털에서 독립적으로 관리한다”고 서술한다.

요컨대 BSN 플랫폼 내에서는 어떤 포털이 어떤 댑을 배포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해당 댑을 이용하고 있는지만 추적할 수 있다. 댑 개발자나 이용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

 

레드데이트의 시작

레드데이트는 지난 2014년 설립 후 중국 내 스마트시티 건립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시티즌 카드(Citizen Card)라는 모바일 앱을 개발, 허베이성 북부에 있는 인구 450만의 도시 장자커우에 보급했다. 현재 이곳 주민들은 시티즌 카드 앱 하나로 공과금 납부는 물론 여러 상점 정보를 검색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하며,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는 전면에 나서기보다 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 실제로 5년 전 스마트시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시민들에게 시티즌 카드 앱을 배포한 것은 은행이었다. 우리는 그저 후방에서 기술만 지원했다.”

중국의 법인 정보 제공 업체 치차차(企查查, qcc.com)에 따르면, 레드데이트는 지금까지 총 7개의 특허를 신청했으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52개에 대한 저작권이 있다. 신청한 특허 중 5개는 디지털 결제 관련 기술, 가장 최근에 신청한 2개는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다.

“중국의 많은 업체가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술보다는 마케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레드데이트는 정반대다. 모든 연구팀은 오직 기술 솔루션 개발에만 집중하며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레드데이트는 중국의 양대 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 유니온페이와 협업했다. 허이판 대표는 이들 두 업체에 BSN 프로젝트 참여를 권유한 것도 바로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후 2018년 9월, 레드데이트, 차이나모바일, 유니온페이 세 업체가 의기투합해 BSN 개발의 초안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허이판 대표는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 것이 분명했기에 우리끼리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부담됐다”며, “프로젝트를 국가정보센터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와는 이미 스마트시티 사업 당시 국가정보센터와 일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센터의 도움으로 한결 수월하게 BSN 기술 인프라 구축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허이판 대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을 BSN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블록체인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면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노드 3개와 합의 메커니즘 1개를 이용해 앱을 만들려면 4대의 가상 기계가 필요하다. 이 기계를 알리바바에서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12만위안, 약 2천만원 정도가 든다. 여기에 중국에서 분산원장 기술 기반 앱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만 4~5억원이나 된다.

“BSN 서비스는 기존 블록체인보다 훨씬 작은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굳이 높은 사양의 기계를 구입할 필요 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사양에 맞게 구입하면 된다. 실제로 처리 속도가 1000TPS(Transactions Per Second, 초당 거래처리 횟수)인 고성능 기계가 필요한 업체는 전체의 2~3%뿐이다. 물론 이 정도 기기라면 BSN의 모든 서비스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BSN는 처리 속도가 1500TPS인 기계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10월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 정식 발표 행사에서 내부 테스트 개시가 공식화했다. 이 행사에는 국가정보센터,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은행 및 신용카드 결제망 운영사 유니온페이 그리고 레드데이트 등이 참석했다. 출처=중국 국가정보센터(SIC) 홈페이지
2019년 10월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 정식 발표 행사에서 내부 테스트 개시가 공식화했다. 이 행사에는 국가정보센터,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은행 및 신용카드 결제망 운영사 유니온페이 그리고 레드데이트 등이 참석했다. 출처=중국 국가정보센터(SIC) 홈페이지

 

비전

BSN의 비전은 소위 공공도시 노드라고 하는,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특정 도시에 할당된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배포하는 것이다. BSN은 80여개의 노드 배포를 완료했으며, 추가로 40개의 노드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허이판 대표는 언급했다.

“도시 노드는 일반적인 의미의 노드가 아니다. 일종의 자원 풀이다. 기존 시스템에서 도시 노드에 일부 자원을 모은 후 프레임워크와 표준화된 환경을 구축한다.”

중국 최대의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도시 노드의 90%를 제공한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BSN이 베이징과 중국 북부 지역의 닝샤후이족자치구에 있는 AWS 데이터센터 두 곳을 이용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수익은 이들 센터와 나눠 갖는다. 허이판 대표는 “AWS는 각종 서비스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BSN 프로젝트를 아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자회사 대표는 26일 글로벌 네트워크 출범 기념식 연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기념식은 코로나19로 베이징 정부가 대규모 행사를 금지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BSN은 차이나모바일의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케팅 캠페인을 수행하는 한편, 기술 담당자가 네트워크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할 예정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전 세계에 수많은 인력과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BSN에서 결제하고 송금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암호화폐 결제를 금지하면서 스마트 계약 기반의 모든 결제가 기존 은행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문자메시지 전송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개발할 예정이다.

허이판 대표는 “중국 10대 클라우드 기술 기업 중 다수가 BSN을 이용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BSN은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BSN은 이제 막 출시했지만 이미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중국 내에서는 BSN의 경쟁 상대가 없다고 본다. BSN은 클라우드와 프레임워크,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호환이 가능하다. 알리바바(Alibaba)나 화웨이(Huawei), 텐센트(Tencent), 바이두(Baidu) 같은 기업도 이 정도의 상호 연결성을 구축하기란 힘들 것이다. 예를 들어,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자체 시스템 내에서 텐센트의 위뱅크(WeBank) 프레임워크를 이용할 수 없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은 BSN이 유일하다. 물론 중국 외 지역에서 경쟁사가 생겨날 순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BSN은 현재 잠재적인 경쟁 업체보다 최소 2년은 앞서있다. 이들 업체가 투자금을 모아 각종 프레임워크를 포함하는 데만 해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 허이판 대표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