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드러난 디지털 위안의 모든 것
'시진핑 업적' 슝안신구에서 디지털 위안 시범사업
맥도날드, 스타벅스 참여 등 소매 지불수단 구실 뚜렷
중앙은행, 정교한 현금 추적과 화폐경제 주도권 회복 가능
블록체인 사용 불투명…훗날 국제·국외 땐 쓰일 수도
일대일로 구상 맞물려 '위안 국제화' 실현에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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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5월3일 07:00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의 성공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사실상 없다. 어떤 나라는 신용·직불카드에 만족하고 있고, 어떤 나라는 아직 현금을 선호한다. 어떤 나라들은 QR코드를 통한 전자지불수단이 활성화했다지만, 그런 곳도 디지털 화폐는 개념도 아직 낯설다. 이런 가운데 인구 최대 국가인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화폐(DCEP)는 차차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는 모양새다.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는 드물지만, 그동안의 입장과 계획의 단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방향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19개 기업이 참여하는 디지털 위안 시범사업의 무대는 2017년 4월 발표돼 건설중인 신도시 슝안신구이다. 역사는 슝안신구를 시진핑 국가주석이 남긴 사업으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2월 시 주석이 슝안신구 사업 부지를 시찰하는 모습. 출처=신화통신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19개 기업이 참여하는 디지털 위안 시범사업의 무대는 2017년 4월 발표돼 건설중인 신도시 슝안신구이다. 역사는 슝안신구를 시진핑 국가주석이 남긴 사업으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2월 시 주석이 슝안신구 사업 부지를 시찰하는 모습. 출처=신화통신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허베이성 슝안신구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디지털 위안 프로젝트 시범사업 출범과 관련한 회의를 개최했다. "시범사업일 뿐"이라는 단서가 따라 붙었지만, 이 회의에선 디지털 위안 프로젝트 시범사업의 구체적 구상이 처음 드러났다. 큰 줄기에는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대규모 상업은행들과 앤트파이낸셜(蚂蚁金融),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IT기업들이 운영 파트너 구실을 맡는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디지털 위안 시범사업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서브웨이, 징둥수퍼마켓 등 19개 기업이 참여한다는 소식이었다. 사업 무대는 2017년 4월 발표돼 건설중인 신도시 슝안신구이다. 역사는 슝안신구를 시진핑 국가주석이 남긴 사업으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시 주석의 업적이 새겨질 곳에서 디지털 위안의 시범사업이 진행된다는 것도, 그 사업에 '팍스아메리카나'의 선봉과도 같은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이름을 올렸다는 것도 시사하는 의미가 작지 않다.

-식음료: 진펑(金丰餐饮), 젠쿤(健坤餐饮), 진바이허식품(金百禾), 맥도날드, 스타벅스, 서브웨이, 칭펑만두(庆丰包子铺), 위라이크(维莱可烘焙, 빵집)
-유통: 유니온페이무인수퍼마켓(银联无人超市), 징둥무인수퍼마켓(京东无人超市), 유니온페이무인수퍼마켓(银联无人超市), 유스마일편의점(昆仑好客便利店), 차이냐오배달(菜鸟驿站)
-관광·엔터테인먼트: 카이리호텔(凯骊酒店), 오스카무비(奥斯卡影城), 밸리토탈피트니스(中体倍力)
-기타: 중신서점(中信书店, 도서), 타오리거(桃李阁, 교육), 신시기(新时期无人车, 무인차), 중하이SPV(中海SPV, 건설)

중국의 디지털 화폐 구상과 관련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이 ‘인민은행-시중은행’과 ‘시중은행-이용자’의 2중 공급·관리 구조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전자가 국제송금과 무역결제 등에 쓰이는 디지털 통화(DC)라면, 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전자지불수단(EP)에 해당한다. 다른 나라들이 연구 또는 도입을 검토 중인 법정 디지털 화폐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 부르는 것과 달리,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을 DC·EP라 칭해 온 배경이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19개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모두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맞닿은 소매 기업이라는 사실은 DC 기능 못지않게 EP 기능이 디지털 위안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4월 중순 웨이신,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농업은행이 개발을 마쳐 테스트 중이라고 알려진 디지털 위안 전자지갑의 스크린샷이 화제가 됐다. 1위안 지폐 이미지 아래로 QR코드 결제, 송금 등의 메뉴가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것이 실제 테스트된 스크린샷이라고 전했다.
4월 중순 웨이신,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농업은행이 개발을 마쳐 테스트 중이라고 알려진 디지털 위안 전자지갑의 스크린샷이 화제가 됐다. 1위안 지폐 이미지 아래로 QR코드 결제, 송금 등의 메뉴가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것이 실제 테스트된 스크린샷이라고 전했다.

중국 디지털 위안 구상의 면면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예의 주시한다. 특히 중앙은행 공급 통화(DC)를 넘어 지불(EP) 기능에 쓰이기 위해 어떤 경로와 접점을 형성하는지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지난달 중순 농업은행이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 중이라고 알려진 디지털 위안 전자지갑 스크린샷 사진이 유출되자 모두가 깜짝 놀랐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스크린샷에 있는 1위안 지폐 이미지에는 중국 종이지폐와 마찬가지로 마오쩌둥의 초상과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중앙은행이 일련번호를 달아 발행한 종이지폐가 상업은행을 거쳐 시장에 나와 소비생활에 쓰이는 것을 바로 연상할 수 있었다.

그 아래 나열된 아이콘들은 QR코드를 통한 지불과 송금 등 기능과 '범프'(스마트폰과 스마트폰을 부딪쳐 파일을 전송하는 앱) 기능을 보여줬다. 디지털 위안의 지불(EP) 기능의 구현 사실을 확인한 것 외에도, 시범사업이 ATM, 알리페이, 위챗페이, 시중은행 전자지갑 앱 등을 대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던 지난달 초 언론 보도 내용과 제대로 들어맞아 있었다. 현지 매체들은 청두와 쑤저우, 선전, 슝안신구 등 지역에서 해당 지갑의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있는데 굳이 써야 할까?

중국에선 이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전자지불수단의 쓰임이 매우 보편화한 상태다. 이 때문에 왜 중앙은행이 나서서 굳이 소비자들에게 비슷한 종류의 전자지불수단을 새로 쓰도록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지난해 11월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중국인민은행장은 한 포럼에 참석해 소매 지불 결제 편의성 제고가 디지털 위안화의 주된 목표 가운데 하나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신규 디지털 통화를 실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인구 규모가 비교적 작아 화폐 유통 주기가 짧은 나라에서 우선 소매 분야 디지털 위안 적용 실험을 하는 게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우 전 행장의 이같은 발언과 최근의 보도 내용을 합쳐 추리해보면, 외국이 아닌 중국 내 일부 도시에서 제한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디지털 위안이 EP 기능을 지원하면 현금 흐름의 추적이 용이해질 수 있다.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의 익명성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그동안 소개된 인민은행의 연구 내용을 보면 '관리 가능한 익명성'이란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상업은행과 일반 소비자들은 완전한 익명성에 기반해 디지털 위안을 주고받는 반면,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처럼 '비실명' 수준에서라도 모든 거래를 기록하는 형태라고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결국 중앙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추적이 가능한 모델이다. 이는 이용자 계정과 가입 계정 등 '사람'을 토대로 추적할 수 있는 지금의 전자지불수단과 달리, 돈 자체를 추적해 누군지 파악하는 시스템이어서 훨씬 정교할 수 있다.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현금을 안 쓴다'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했고, 어느덧 돈의 흐름을 알고 싶으면 알리바바와 위챗에 묻는 것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주민이 길거리 과일상에서 QR코드로 결제하고 있다. 초록색 배경의 QR코드는 위챗페이, 하늘색 배경의 QR코드는 알리페이다.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현금을 안 쓴다'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했고, 어느덧 돈의 흐름을 알고 싶으면 알리바바와 위챗에 묻는 것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주민이 길거리 과일상에서 QR코드로 결제하고 있다. 초록색 배경의 QR코드는 위챗페이, 하늘색 배경의 QR코드는 알리페이다.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다른 한편으로는,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의 EP 기능을 통해 일부 주도권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지난 몇해 동안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기존 전자지불수단은 세계적으로 선진 사례로 평가될 만큼 눈부신 성장을 구가해왔다. 그들이 커가는 동안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종이돈과 동전은 푸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현금을 안 쓴다'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했고, 어느덧 돈의 흐름을 알고 싶으면 알리바바와 위챗에 묻는 것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2019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중국의 CBDC 발행 추진배경으로는 화폐 관리비용의 절감, 민간 지급결제사업자(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위안이 알리페이, 위챗페이에 결합하거나 또는 직·간접적으로 대체할지가 관심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매 차원의 전자지불수단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커지는 추세다.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 지폐와 동전이 바이러스 전파의 주범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2월 인민은행은 “앞으로 1~2주 동안 시중에 유통 중인 화폐를 모두 소독하고, 신규로 6천억 위안(약 100조원)을 발행해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리후이(李礼辉) 전 중국은행 총재는 이틀 뒤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 전자결제 확산이 중국에서의 디지털화폐 발행 및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의 연관성은?

디지털 위안이 EP 기능을 갖게된다 하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쓰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거래 처리 속도, 안정성 등 측면에서 기존 기술에 비해 블록체인의 성숙도가 여전히 떨어지는 탓이다. 무창춘(穆长春)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소장(당시 지불결산국 부국장)은 지난해 8월 한 비공개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위안 발행이 임박했다면서도,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디지털 위안의 EP 기능을 구현하게 되지는 않을 것을 암시했다. 이른바 ‘기술 중립’이다. 

무 소장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11월11일)를 예로 들었다. 그는 2018년 광군제 당시 알리바바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면서 초당 결제가 9만2771건까지 치솟았다며, “중국의 어마어마한 인구를 고려할 때 블록체인에만 의존해 확장성을 기대하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각각 초당 처리 능력이 7건, 10~20건에 불과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시스템으로는 대규모 소매 수요를 한꺼번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마다 11월11일 열리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알리바바의 광군제가 지난해 하루 판매액 2684억 위안(4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어난 규모로, 1초에 5억원 이상이 팔린 셈이다. 광군제를 지원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초당 54만4000건을 처리했다. 출처=알리바바
해마다 11월11일 열리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알리바바의 광군제가 지난해 하루 판매액 2684억 위안(4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어난 규모로, 1초에 5억원 이상이 팔린 셈이다. 광군제를 지원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초당 54만4000건을 처리했다. 출처=알리바바

디지털 위안의 EP 기능에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이 활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 소장 같은날 “중앙은행의 통제력을 보장하고 과잉 발행을 막기 위해 디지털 화폐는 철저히 중앙에서 관리하고 지정된 은행에서만 거래되도록 해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다만, '기술 중립'이 블록체인 기술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위안이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아닐지라도 DC·EP 시스템 안에 일부 블록체인 기술이 쓰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당장은 디지털 위안의 국제 및 국외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태도 등에 비추어, 향후 국제 거래 결제나 국외 송금 등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쓰이게 될 거란 전망도 있다.

특히 DC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은 비교적 커보인다. 중국의 대형 상업은행들은 국제송금과 무역결제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실험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건설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존 무역금융 플랫폼에 블록체인 간 거래와 은행 간 거래를 지원하는 기능을 새로 도입했다. 중국은행은 자체 특허를 가진 블록체인 기반 송금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한국에 달러화를 송금했으며, 지난해 12월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활용해 200억위안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공상은행은 2018년 8월 중소기업용 블록체인 기반 금융플랫폼을 선보였다. 

한편, 중국 국가주도 블록체인 사업인 BSN이 최근 공개한 백서 개정본에 따르면 BSN은 허가형 블록체인인 하이퍼레저패브릭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EOS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도 지원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최근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 콘플럭스(Conflux)에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BSN 또는 콘플럭스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디지털 위안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디지털 위안은 디지털달러의 맞수일까

국제송금·무역 결제 등 분야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체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역내 은행간 거래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기반 시설 개발 및 투자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관련해, 국제 결제와 송금에서 디지털 위안 이용을 추진한다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빠르게 넘볼 수도 있다. ‘위안 국제화’라는 중국의 오랜 꿈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는 셈이다.

중국이 역내 은행간 거래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기반 시설 개발 및 투자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관련해, 국제 결제와 송금에서 디지털 위안 이용을 추진한다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빠르게 넘볼 수도 있다. 일대일로 구상을 지도에 표현한 그래픽. 출처=신화통신
중국이 역내 은행간 거래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기반 시설 개발 및 투자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관련해, 국제 결제와 송금에서 디지털 위안 이용을 추진한다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빠르게 넘볼 수도 있다. 일대일로 구상을 지도에 표현한 그래픽. 출처=신화통신

디지털 위안의 구상이 탄력을 받을수록,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이를 위협으로 간주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페이스북이 발표했던 암호화폐 리브라와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중국이 CBDC 출시를 예고한 상황에서 리브라가 끝내 출시하지 못하게 된다면 미국은 전 세계 금융 선도국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 많은 이들은 '리브라 vs 디지털 위안'의 구도를 머릿속에 입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디지털달러 관련 논의가 돌연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 하원에 발의된 긴급지원법안에 디지털달러 활용 방안이 포함됐다가 무산된 뒤, 지난달 16일 하원에서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이 법안을 낸 의원들은 "디지털달러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요구했다. 이젠 '디지털달러 vs 디지털 위안'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근래 중국 관영매체 등에서 '위안 국제화'와 디지털 위안을 연결짓는 글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 위안이 국내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성공을 거둔다면,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는 크게 흔들리고 나아가 재편될 수도 있다.

이밖에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가 지난 2월 분산원장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화폐 e크로나(e-krona)의 파일럿 테스트를 선언했고, 영국·캐나다·일본·유럽연합·스웨덴·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이 CBDC 연구 그룹을 만드는 등 여러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연구 개발에 나서는 분위기다. 프랑스 중앙은행(Banque de France)이 유럽연합 중앙은행에 은행간 결제를 위한 CBDC 실험을 제안하고,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비트코인보다 더 프로그래밍 가능한 형태의 CBDC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등 유로권의 주도권 경쟁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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