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교훈: 답은 개방형, 탈중앙화에 있다
마이클 케이시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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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5월4일 13:27
나무 숲. 출처=언스플래시(Jason Ortego)
나무 숲. 출처=언스플래시(Jason Ortego)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전염병을 연구하는 학계와 제약업계는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병리학적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숨어있는 적(hidden enemy)’으로 표현했을 만큼 변형이 잦고 돌연변이 발생도 빈번하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백신 개발과 같은 의학적 연구의 관점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사회적 측면에서의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하다 보면, 좀 더 회복력 있는 경제 구조를 수립하는 것은 물론 역동적인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준비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체 모방 기술, 즉 생물체의 특성과 원리, 구조를 인간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기술은 아주 오래 전부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도 모방의 대상으로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우리가 경제 시스템을 묘사할 때 ‘생태계’ 같은 용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데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국가 경제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자연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항상성이 필요하듯, 한 사회가 번영하려면 안정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가 경제의 성공은 역동적인 환경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나무. 출처=언스플래시(Emma Gossett)
출처=언스플래시(Emma Gossett)

항상성이란 생물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생명 현상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일컫는다. 이러한 항상성의 핵심은 진화다. 그래서 생태계의 극단적 변화 과정에서 살아남은 생물체는 돌연변이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번식을 통해 전달된다. 한 나라의 경제도 마찬가지다. 진화의 과정, 곧 혁신과 새로운 모델을 수용함으로써 분열과 변화에 적응해간다. 그리고 이 가운데 혁신에 가장 적합한 구조를 지닌 모델만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를 생체 모방 기술이 관점에서 살펴보자. 바이러스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스스로 복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한다. 그래서 인간의 면역 체계에 대항해 일종의 ‘진화 투쟁’을 반복한다. 즉, 인간의 면역 체계는 바이러스가 침입할 때 생성된 항원으로 여기에 대적할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한다. 그런데 때로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 인간의 항체를 소용없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인간과의 싸움에서 바이러스가 승리하는 것이다. 코로나19처럼 말이다.

 

코로나19의 특징

끊임없이 변종을 생성하는 코로나19의 파급 효과는 가히 엄청나다. 그 영향이 주로 사회적인 측면에 집중된 탓이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전염력이 매우 높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각종 예측 지표와 실제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코로나19는 이 두 가지로 전 세계 수백만명의 면역 체계를 공격했고, 결국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핵심 가치인 집단지성까지 무너뜨렸다.

먼저 코로나19는 전염력이 매우 높다. 중국 우한에서 감염이 정점이었을 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측정한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는 5.7이었다.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사람이 몇 명을 전염시키는지를 계량화한 수치다. 코로나19 감염자는 평균 6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므로 그 이전부터 이미 전염력이 있다. 감염자의 최대 50%가 무증상 환자로 추정되면서 무의식적 전파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의 또 다른 특징은 각종 예측 지표와 실제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퇴치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일례로 뉴욕 보건 당국이 추정한 코로나19의 이환율은 3~7%였다. 이는 의료 체계가 붕괴할 수도 있을 만큼 높은 수치다. 이환율이란 일정 기간 내에 특정 질환에 걸리는 환자 수를 인구 1천명, 1만명 또는 10만명당으로 표시한 지표다. 하지만 실제로 대다수 환자는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이동 제한 조치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지역을 엄격히 봉쇄하는 조치를 두고 강력한 반발이 생겨난 곳도 있었다.

바이러스. 출처=언스플래시
바이러스. 출처=언스플래시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처럼 1% 정도의 치사율을 보였다면, 격리 기간 같은 별도의 조치 없이 환자들을 관리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백신 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도 좀 더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만약 코로나19가 지난 2014~2016년 서부 아프리카를 강타한 에볼라처럼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였다면, 보건 당국도 발생 초기부터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해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백신이 개발됐거나 초기부터 강력한 제한 조치가 시행됐더라면 코로나19는 자기 복제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어느 쪽도 해당하지 않았다. 백신이 개발되지도, 초기에 강력한 이동 제한이 시행되지도 않았다. 코로나19는 결국 치명성과 무해성의 중간쯤에 머물며 우리의 집단지성을 마비시켜버렸다. 마치 고의로 유포한 허위정보로 아주 효과적인 캠페인을 벌인 것 같다.

 

혁신에 대한 교훈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위협에 적응하려면 우리의 사회, 경제 시스템은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각종 공장을 비롯한 공급 체계가 기존의 생산과 수익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우리 경제의 적응력과 혁신력을 최대한 끌어낼 방법은 무엇일까?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리센이 “미국 경제는 재건 역량이 없다”고 한탄한 것이나 존 스토크스 기자가 “미국 경제는 호황기에만 능할 뿐 불황기의 회복력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은 모두 혁신에 최적화되지 않은 경제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경제학자 나심 탈렙이 주장한 소위 ‘무너지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곧 위기의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필요 시 경제의 중심축까지 재빠르게 회전시킬 수 있는 경제적 면역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발 빠른 대응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구축돼야 한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은 반드시 개방된 형태여야 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내고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인간의 진화에 비유해보면 이른바 원시 수프, 곧 생명의 기원이 되는 유기물의 혼합체를 찾아야 하는 셈이다. 새로운 혁신이 잉태될 수 있는 거대한 유전자 풀. 그 답은 바로 개방형, 탈중앙화시스템에 있다.

 

개방형 시스템을 향하여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는 개방형 시스템의 힘을 이해하려면 인터넷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된다. 인터넷 도입 초기 데이터 전송용 TCP/IP, 웹서버용 HTTP, 이메일 발송용 SMTP 같은 개방형 프로토콜이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은 프랑스의 미니텔(Minitel)이나 AOL 같은 폐쇄형 온라인 시스템보다 개발자나 이용자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이러한 개방형 인터넷은 기업이나 정부의 허가형 인트라넷을 일찌감치 따돌리며 승승장구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 세계 30억명 이상, 10억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인터넷을 이용한다.

출처=언스플래시(Dan Meyers)
출처=언스플래시(Dan Meyers)

그러나 개방형 시스템은 2000년대 웹2.0 시대에 진입한 이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이 인터넷의 데이터를 장악하면서 차츰 빛이 바랬다. 데이터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중심의 분산형 프로토콜을 내세우는 웹3.0 시대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웹3.0은 돈이나 데이터 등 여러 종류의 디지털 자산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어떤 개체로부터 허가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

그러나 개방형 모델과 허가형 모델 간의 긴장은 여전히 존재한다. 허가형 모델의 경우 개발 초기 단계에는 비교적 확장성이 좋아서 관할 기업이나 정부는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한다. (간단한 예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분산형 블록체인은 개방형 시스템으로, 월마트의 분산원장 기반 공급망 시스템은 허가형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전 세계적 관심사

코로나19로 디지털 통화나 개방형 블록체인 솔루션 도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방형 시스템의 경제적 가치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현재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DCEP) 개발을 거의 완료한 가운데 최근에는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를 출범했다.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단연 중국이 블록체인 개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BSN은 개방형 블록체인 및 자산과도 호환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BSN 시스템의 최종 통제권자가 결국 중국 공산당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미국이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을 앞지를 상당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1990년대 개방형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엄청난 기회를 잡았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한배를 탔던 서구 여러 나라도 비슷한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국가는 블록체인 관련 규제를 수립해 디지털 자산 및 데이터 교환에 관한 개방형 표준을 제정할 수 있다. 개발자로서도 여러 개의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개방형, 디지털 금융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어 결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중국을 앞지르는 게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는 이러한 위협에 직면했을 때 재빨리 적응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부재한 현실을 뼈아프게 마주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초점은 이제 개방형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맞춰지고 있다.

 

봄날은 온다

코로나19로 격리 생활을 하느라 뉴스를 챙겨보지 못한 게 아니라면, 비트코인 시장이 호황이라는 소식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4월에 접어들며 상승하는 추세는 벌써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대개 5월 초까지 이어진다. 이른바 ‘컨센서스 효과’다. 컨센서스(Consensus)는 매년 5월 둘째 주에 코인데스크가 개최하는 콘퍼런스로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코인데스크 편집부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나 투자 제안에는 결코 관여하지 않는다)

매년 4월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출처=코인메트릭스
매년 4월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출처=코인메트릭스

이러한 패턴은 매년 초여름 월가에서 전개되는 상황과 매우 닮았다. 그래서 월가의 한 투자 고수는 “주식은 5월에 팔고 지켜보라”고 조언한다. 특히 올해는 반감기라는 또 하나의 변수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상승세로 접어든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와 컨센서스를 거쳐 얼마나 오를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올해 컨센서스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11~15일 온라인 비대면 콘퍼런스로 진행된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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